'킴리아' 암질심 문턱서 또 제동‥마음 졸이는 환자들

필요한 자료 준비한 후 재논의 예정‥시원하지 못한 결과에 환자들 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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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9월 1일, 한국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돼 급여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늦은 저녁까지 이어진 회의는 결국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고 끝났다. 


결과적으로 킴리아는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이번 킴리아 암질심 결과는 완전한 실패도, 완전한 성공도 아니다. 암질심은 여러 자료를 보충해 재논의를 결정했다. 

 

킴리아의 적응증은 ▲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Cell Lymphoma)과 ▲만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B-ALL, B-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으로 말기 혈액암 치료다.


암질심은 킴리아의 두 가지 적응증 중 소아 ALL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나, DLBCL에는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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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린 두 적응증 반응, 관해율의 차이?

 

암질심에서는 킴리아의 두 적응증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킴리아에 대한 효과는 실제 임상 현장(RWE)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NCCN Guideline)은 킴리아를 2회 이상 재발한 DLBCL과 B-ALL 환자에게 표준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킴리아는 2회 이상 재발 혹은 불응한 3차 치료 혹은 그 이후의 DLBCL 및 B-ALL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없어 중앙 생존기간이 6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불량한 예후가 보고된다.


치료 사각지대에 있던 환자들에게 킴리아는 말 그대로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DLBCL은 여러 약제를 조합하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다. CHOP 요법(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아드리아마이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 요법)에 리툭시맙을 병합하는 R-CHOP 요법이 대표적.


이 표준요법으로 DLBCL 환자의 60~65%는 완치가 된다. 나머지는 1차 치료 이후 불응성 질환으로 진행하거나 재발을 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재발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들에게 사용할 치료옵션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재발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표준 치료요법은 없다. 


지금까지는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최선이었다. 재발한 환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지 못하면 5년 내 생존율도 줄어든다. 


그렇지만 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고 해도, 앞서 항암제에 반응이 있거나 체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4~6주간의 항암화학치료를 이용한 유도요법으로 완전 관해(CR, 골수 내 백혈병 세포 5% 미만)에 이르러야 한다. 

 

만약 재발한 환자가 기존 항암제에 불응이면 조혈모세포이식 조건이 되지 않는다. 이에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재발/불응 환자 수는 적은 편이다. 재발한 환자에게 기존의 고식적 치료나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고 해도 10명 중 1명만이 장기간 관해에 도달할 뿐이다.

 

킴리아의 JULIET 연구에는 재발 환자 45%, 불응 환자 55%가 포함됐다. 이전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는 49%였다. 환자들의 이전 치료 횟수는 1회 5%, 2회 44%, 3회 41% 4-6회 21%로 구분됐다. 


킴리아는 이들 환자들로부터 투여 3개월 만에 전체 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 53%를 이끌었다. 그리고 39.1%에서 완전 관해(CR, Complete Remission)에 달성했다. 12개월에서는 52% ORR과 65%의 무진행 생존율(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보였다. 투여 2년 시점에서 PFS는 33%였다.


완전 관해에 도달한 환자에서 12개월차, 그리고 24개월차에서 생존율이 각각 90.6%, 75.4% 였다. 킴리아 치료 후 환자가 보고한 삶의 질은 빠르게 개선됐고 18개월까지 지속됐다. 

 

소아 재발성·불응성 ALL 치료에서도 킴리아의 효과는 입증됐다. 아마도 두 적응증 사이에서 효과 차이가 언급됐다면, 소아 ALL에서 킴리아가 더 높은 관해율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백혈병의 치료 성적은 좋은 편이지만, 이 질환 역시 재발이나 불응이 되면 성적이 뚝 떨어진다. 


ALL은 5명 중 1명이 재발 및 불응을 경험하고, 재발 후 5년 생존율은 크게 낮아진다. 특히 재발성 급성림프모구 백혈병은 소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재발 및 불응 ALL에 굉장히 좋은 치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식 전까지 조건도 까다롭고 고용량의 방사선과 항암제를 넣기 때문에 부작용의 문제가 있다. 


그런데 소아 재발성·불응성 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IANA 연구 결과, 킴리아 투여 3개월 이내에 환자의 82%가 완전 관해(CR) 또는 불완전 혈액 수치 회복을 보이는 완전 관해(CRi, Complete Remission with incomplete blood count recovery)를 달성했다.  


아울러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98%가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이 음성이었다. MRD는 양성일 경우 장기적으로 재발 가능성이 높고, 치료 성과가 낮아진다.  


킴리아 환자군의 6개월 시점에 무사건 생존율(EFS, Event-free survival)은 73%였다.

 

◆ 결국은 '가격' 때문일까?


킴리아는 단 1회 투여로 장기 생존 및 관해를 기대할 수 있는 약이지만, 비용이 5억원 정도가 든다. 약값만 환자 1인당 4억 6000만원, 그 외의 비용을 합하면 5억원이 넘는다. 암질심은 분명 이 킴리아의 가격도 신중하게 접근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킴리아가 암질심을 통과하더라도, 이후 있을 공단과의 약가협상에서 또 제동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이번 암질심 결과로 환자들은 또 마음을 졸여야 했다. 백혈병환우회는 환자들의 기대 여명이 짧은만큼, 킴리아의 급여를 기다리다 환자 일부는 사망했다는 현실을 알리기도 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미 해외에 비해 늦은 국내 허가와 급여 논의 자체를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킴리아 관련 우리나라 환자의 신약 접근권은 미국·유럽·일본 환자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 킴리아는 미국에서 2017년 8월 30일 최초로 허가했고, 이후 2018년 8월 유럽에서 허가됐다. 2019년 3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킴리아를 허가했으나, 우리나라는 올해 3월 5일에나 승인이 이뤄졌다. 이는 미국보다 3년 6개월이 늦고, 일본에 비해서도 2년이나 늦다.  


건강보험 등재와 관련해서도 한국노바티스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를 활용해 올해 3월 3일 킴리아에 대해 건강보험 등재 신청을 했으나, 약 6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변화가 없다. 심지어 지난 7월 14일, 킴리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태리, 독일, 스위스, 호주, 스코틀랜드 등 다수의 국가에서 킴리아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보험 급여 등재가 유사한 국가(호주, 영국, 캐나다, 스코틀랜드)는 허가 후 신속 심사를 통해 킴리아의 급여를 적용했으며, 유럽, 일본은 허가와 동시에 급여를 인정했다.

 

환우회는 한국노바티스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이번 암질심 논의 전에 제약사 측에서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어야 한다는 의견. 만약 암질심이 요구한 자료가 있다면, 시간이 더 지체되지 않도록 빠른 제출을 요구했다. 

 

더불어 가격면에서도 현명한 접근을 해달라는 요청이다. 일본의 경우 2019년 5월부터 킴리아 1회 치료에 3,349만 엔(한화: 3억5천만 원)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됐고, 2021년 7월부터는 3,264만 엔(한화: 3억3천5백만 원)으로 약값이 4.3% 인하됐다. 

 

환우회는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는 재발 또는 불응성 25세 이하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200여명은 3~6개월 이내 대부분 사망한다. 말기 백혈병·림프종 환자들에게 킴리아 건강보험 등재는 '생명줄'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환우회는 "킴리아는 앞으로 등재될 초고가 CAR-T 치료제의 약값이나 건강보험 등재 절차의 시청각적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제약사는 각각 합리적인 재정 투입 방안과 적극적인 재정 분담 방안을 마련해 선례를 남겨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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