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분리로 '고령사회' 대비… 필수·공익의료 강화 촉구

국민·의료계 대상 의견 수렴 통해…모두가 공감하는 보건의료분야 핵심 공약 제안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 전환·필수의료 인력 양성 정부 지원·공공의료 대신 '공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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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그간 '이익단체'로서 일종의 요구서와 같은 형태의 정책제안서에서 벗어나,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공감하는 보건의료분야 핵심 공약을 제안했다.


의료계 단골 주장인 '보건부' 분리를 통해 다가올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고,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부분인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안전망을 구축하고, 개념이 모호한 '공공의료' 대신 '공익의료' 용어를 사용해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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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제20대 대통령선거 보건의료분야 정책제안서'를 공개했다.


올초부터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 회원은 물론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제20대 보건의료정책 챌린지'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보건의료정책을 담고자 노력했다.


수차례 걸친 정책설명회와 내·외부 의견수렴 및 수정·보완을 거쳐 완성된 이번 보건의료분야 정책제안서는 기존의 의료계를 위한 '요구서' 형태가 아닌 국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제안’의 형태로 마련됐다.


정책 제안은 총 7가지 아젠다로, ▲지역의료 활성화로 고령사회 대비 ▲필수의료 국가안전망 구축 ▲공익의료 국가책임제 시행 ▲의료분쟁 걱정 없는 나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건강한 나라 ▲보건의료 서비스 일자리 확충 ▲보건부 분리를 제안했다.


지역의료 활성화로 고령사회 대비…지역 의원, 중소병원 통한 일차의료 건강관리 제안


첫 번째 정책 제안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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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가 향후 가속화되고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30년에는 의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속에, 2019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되어, 인구성장률은 2029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케어) 시행 이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되는 등 의료전달체계와 지역의료체계의 빠른 붕괴로 고령사회 의료난민 우려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신설까지 이뤄지면서 지역의료체계의 급격한 붕괴를 불러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의정연은 현 요양급여비 항목 조정 및 급여항목 세분화를 통해 문테어의 부작용을 보완하고, 규모 중심에서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 전환을 통해 망가진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지역별・기능별 병상 공급계획 수립 및 시행을 통해 의원급과 지역 중소병원, 일차의료 건강관리 역할을 강화하고, 요양의원 제도를 신설하고 의료-돌봄 통합 제공 체계를 구축하는 통합의료돌봄법안을 통해 치료와 돌봄이 통합 제공되는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필수의료 국가안전망 구축…정부, 전공의 수련 간접비 지원·필수의료 수가가산 강화 필요


두 번째 정책은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과목 즉, 외과계, 소아과, 산부인과 대한 기피 현상에 따른 심각한 공급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의정연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이유에 대해 필수의료의 저수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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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로 인해 병원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필수 진료과목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는 의료기관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원가보전을 위한 비급여 의료행위는 증가하는 반면 수익성이 낮은 기피 전문과들은 사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저수가 현상은 3분 진료의 박리다매식 진료문화를 유발하며, 이는 높은 의료이용과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부작용을 야기한다.


따라서 의정연은 '필수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정의를 선결한 뒤 의료가 갖는 공익적 성격을 고려하여 필수의료 인력 양성과정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에서는 의사양성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와 사회가 분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공의 1인당 수련비용의 70%는 메디케어, 30%는 메디케이드 및 기타 민간 의료보험회사가 분담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전공의 수련에 대한 임금 및 교육비 등 간접비를 정부가 지원토록 법제화하고,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가산을 강화하고 국가 재정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익의료' 국가책임제…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희귀 난치질환, 소외계층 진료 집중

    민간의료기관 공익적 기능에 대한 재정적 보상기전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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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정책제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모호한 '공공의료'에 대한 정책이었다.


실제로 '공공의료'라는 용어는 의료보장국가에서 사용하는 정의에서 벗어난 한국형 용어로, 현행 '공공보건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법률이 정의하는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이용을 보장하는 의료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생산하는 의료가 아니라 건강보험의료가 된다.


실제로 정부는 '공공의료'라는 이름 하에 공공의료기관에만 시설 및 장비, 관련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병원과 거의 동일한 운영방식을 갖고 있는 국립대병원은 오히려 수익성 위주의 경영평가 등으로 '공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공공병원 중심의 의료공급체계에서 의료질 저하가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필수의료, 의료취약계층 진료, 공중보건의료사업 수행,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사업 등 의료의 공익적 활동들을 수행해 온 민간의료기관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상과 지원은 전무하다.


따라서 의정연은 '공공의료'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공익의료' 사용을 제안했다.


나아가 진정한 '공익의료' 기능 강화를 위해 공공소유인 국립대학병원과 지방의료원 등은 민간소유의 병원과 차별화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립대학병원은 교육, 연구뿐 아니라 공공소유 의료기관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추고 민간의료기관에서 수행하기 힘든 특정 질환(희귀 난치질환 등)의 진료와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소외계층 진료, 감염병 대비 인프라 구축 및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필수의료 공공병상 확보를 통한 공익의료자원 확충하고, 민간의료기관의 공익적 기능을 규정, 공익적 기능에 대한 재정적 보상기전을 마련해 지원 및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분쟁, 저출산 문제, 보건의료 일자리 창출…일자리 연계 수가 신설·인센티브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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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정책은 해마다 늘어가는 의료분쟁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조항 신설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국가 책임보상제 도입 △의료기관 의료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다섯 번 째 정책은 난제로 꼽히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전한 출산을 위한 △임신지원금, 임신유지 의료비 지원 △안전한 분만을 위한 산부인과 제도 개선 △산부인과 진료인프라 소생을 위한 정책 지원 △난임 검진 및 지원 정책 확대 △아동 육아 정책 등을 촉구했다.


여섯 번 째 정책은 경제활동 위축과 고용위기 상황에도 증가하고 있는 보건의료분야 일자리 창출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정책이다.


의정연은 "의료서비스분야는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투입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어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일자리와 연계된 수가 신설과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인력, 의료기사, 감염전담 직원 등 의료인력 추가 고용 시 수가 신설 및 확대, 인건비 및 지원금 지급을 통해 새로운 인력 창출을 유도하고 이를 방역 및 돌봄 인력 등 보건의료분야의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하자고 밝혔다.


공중보건위기 대응 위해 전문성 갖춘 '보건부' 분리 촉구


마지막 정책 제안은 보건의료계의 숙원사업인 현 '보건복지부'의 '보건부', '복지부' 분리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공중보건 위기상황 대응 역량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향후 제2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고, 기후 위기 및 환경오염으로 환경 관련 질병이 계속 등장할 때 현재 보건과 복지가 혼재된 조직 구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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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보건복지부의 예산 편성 추세를 보면, 사회복지에 치중한 현상이 매우 두드러진다. 보건복지부 총 예산규모에서 사회복지의 예산비중은 2012년 79.3%에서 84.6%로 증가한 반면, 보건의료의 예산 비중은 2012년 20.7%에서 2021년 15.4%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내 인력 현황에서도 사회복지 업무에 편중된 인력 배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회복지 업무 관련 인원은 2010년 전체 인력 중 42.6%에서 2019년 44.0%로 증가한 반면, 보건의료 인력은 2010년 32.5%에서 2019년 32.3%로 감소했다. 


보건복지부 내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간 불균형적인 예산배분과 인력배치는 보건의료 관련 정책예산 축소로 이어지고, 나아가 보건의료행정의 전문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10여 년 동안 보건의료(의사)출신 보건복지부의 장관은 단 1명으로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취임한 것이었고,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 출신이 아닌 일반 행정가 출신 장관이 취임하면서 보건의료 전문성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의정연은 "전문적인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효율적인 정책 집행,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부 분리하고 저출산·고령화 대비 담당 부서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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