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등에 업은 '간호법'…절규 담긴 '제정' 오늘 이룰까

24일 법안소위 상정 및 심의 예고…국내 첫 국회 내 논의에 보건직역단체 경계↑
간협, 소비자 연맹단체‧간병시민연대 등 4개 시민단체 '제정 촉구'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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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해묵은 과제였던 '간호법'이 오늘(24일) 처음으로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으로, 각 보건직역단체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대한간호협회가 코로나19 속에서 국민의 열띈 지지를 받는 만큼 제정 가능성에 높은 기대를 두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등 여야 3당이 지난 3월 각각 발의한 간호법안과 간호·조산법안이 오전 9시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에 상정돼 심의한다.


간호법 제정은 지난 1970년대부터 시작돼 100만 대국민 서명운동, 간호정책 선포식 등을 통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역대 국회에서 3차례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본격 심의절차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간협은 간호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나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보건직역단체의 반발로 번번히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의 희생이 언론을 통해 주목됐고, 보건의료노조의 노정합의와 같이 간호사 인력부족 및 업무과중을 문제로 한 여러 이슈들이 부각되면서 간호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최근 미래소비자행동, 간병시민연대, 소비자 연맹단체, 사단법인 소비자 포럼 등 시민단체가 연맹을 맺고 간호법 제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특정 직종 관련 입장 꺼리던 '시민단체'…"제대로된 간호 제공받고 싶다"


2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국간호사결의대회에서 시민 단체 대표들은 간호법 제정에 대해 각자의 입장(연대사)을 표명했다.


간호4.png먼저 미래소비자행동 조윤미 상임대표<사진>는 "사실상 소비자 단체는 특정 직종 관련 입장을 표명하거나 집회가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 하지만 20년 동안 소비자 운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집회에 발걸음을 했다"며 "소비자 연맹단체, 간병시민연대, 소비자 포럼 등 4개 단체 모두가 간호법 제정 찬성을 외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는 더 이상 병원에만 있는 직종이 아닌 학교, 산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국민의 건강을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겪었듯 이제는 간호라는 영역을 개발, 발전시키고 전문성을 높여 우리 사회 건강성을 높여야할 때"라며 "치료행위가 아닌 간호 행위 속에도 수천 수만가지의 역할이 있고 앞으로 더 넓어질 영역을 지원해주기 위해 인력과 발전의 의미를 담은 간호법 제정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조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데 간호법은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직능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을 고민한다면 간호법 제정 속에 어떠한 내용을 담을지 더욱 고민하고 교류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 단체는 투쟁에 관심을 두고 계속 지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간병시민연대 강주성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박시영 활동가는 "간호사가 힘들게 일해 온 것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그동안 간호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실제로 간호사들이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환자들이 무너진 의료체계전달로 힘들어할 때 투쟁하지 않은 것은 간호사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와서 간호법을 만들겠다는 취지에 대해 더 나은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간호사가 의료전문가로서 정책적 자부심을 갖는 것인지 먼저 여쭙고 싶다"며 "적어도 시민은 간호 가치를 높여 돌봄의 새로운 세상을 열고, 골방에서 신음하고 있는 국민에게 구원의 손길이 돼줄 수 있다는 그 믿음으로 간호사법이 아닌 '간호법' 제정을 위해 투쟁을 지지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목 터져라 외치는 '환경 개선'…"이번이 마지막이길" 두 손 모아 바라는 간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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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이 주최한 이번 결의대회에는 전국 16개지부 현장간호사와 간호대학생, 내빈 등 499명이 참석했다.


지난 2019년 광화문에 모여 간호법 제정을 외쳤던 5만명의 간호사들의 간절함이 코로나19 시대 속 한정된 인원으로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쳐온 간호사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현장에 울려퍼지면서 열기가 고조됐다.


서울에 근무하는 현장간호사 이모씨는 "밥을 제때 먹고,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가는 것이 간호사에게 '워라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마저도 안되니 이런 사소한 것도 꿈으로 여겨진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감염대란에서 간호사의 피와 몸을 갈아넣어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간호사를 보호해 줄 법은 없다. 간호사도 사람이다. 이제는 무작정 견디라는 희생을 강요 당하고 싶지않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간호법 제정 투쟁에 끝까지 목소리 낼 것"이라고 피력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46만 간호사 대표해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모였다.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간호인력으로부터 전문적이고 안전한 간호 또는 돌봄서비스를 받을 국민의 권리 보장하기 위한 법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간호사, 조산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은 의료기관뿐아니라 장기요양기관, 노인복지시설, 보건소, 소방서, 아동장애시설 등 다양한 기관에서 일하고 있고 그 수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의료기술이 전문화된 만큼 간호학 분야도 다양화되고 전문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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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유튜브 생중계 댓글창에도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는 열띈 응원댓글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간호인력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 특히 의료기관 속 현장 간호사들은 한계에 직면해 있는 만큼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간호법 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상시적인 간호인력 부족, 만성적인 업무과중으로 신규 간호사들은 3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절반은 사직하고 있다. 선진국 간호사 평균 나이가 40대 주축을 이루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이직과 사직을 반복하다 경력 단절이 되는게 현실이라는 것.


신 회장은 "46만 간호사 중 의료현장에 남은 간호사는 그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대대적 의사파업 속에서도, 코로나19 속에서도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벗지않고 환자를 위해 헌신했다"며 "코로나 영웅이라는 칭호는 너무 무겁고 간호사들은 지쳐만 간다. 목숨을 버린 동료의 소식을 들으며 이 답답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목놓아 울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간호법의 구체적 논의가 시작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어느날 갑자기 양성하고싶다고 쏟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지식과 경험을 쌓는 전문인력이다"며 "건강증진 위한 간호법 제정, 인력 확충, 이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대명제이자 진리이다. 간호법 제정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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