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서 나온 대한종양내과학회…정서치료·대중화 초점

소셜리스닝 통해 암 환자 실질적 경험·고민 확인…이례적 행보
암 연구 벗어나 대외적 역할 확대…사무국에 스튜디오까지 마련
정신건강 관리 체계 마련, 정신과 수가 개선 필요성 의견 제시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11-24 06:0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대한종양내과학회가 진료실에서 벗어나 암 환자에게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정서치료 체계 개선에 대한 고민과 유튜브 채널 활성화 등은 그 성과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함께 23일 오후 안다즈강남호텔에서 '5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 관련 소셜리스닝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소셜리스닝이란 포털사이트와 SNS, 유튜브 등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 퍼져있는 내용을 통해 특정 키워드에 대한 인식, 인지도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학회가 암 환자 목소리를 진료실이 아닌 외부에서 듣고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는 매년 114째주 수요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한 이후 이제까지 암 치료법, 정밀의료 등을 알리면서 인식 전환에만 힘써왔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소셜리스닝이 기획된 것은 암 환자가 실질적으로 겪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현재도 임상현장은 제한된 진료시간으로 인해 암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처방하는 데에 집중돼있다. 암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증에 대해 의료진과 여유롭게 대화하기 어려운 구조다. 의료진은 암 환자에게 얘기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이상철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장(순천향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은 기자와 만나 "진료실에서는 아무래도 암 환자로부터 진솔한 얘기를 듣기가 어렵다. 진료시간은 제한돼있고 환자는 많다보니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따라 처치·처방만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소셜리스닝 결과는 임상현장에서 환자로부터 느끼던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준 대한종양내과학회 총무위원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암 환자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한 학회 역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총무위원장은 "이번 소셜리스닝은 암 환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충분히 확인해보고, 더 환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앞으로 학회는 암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정부에게 의견을 제출하고, 환자와 소통하고, 더 가까운 곳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등 대외적인 역할을 확대해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변화는 시작됐다. 학회에 따르면, 학회 사무국은 별도 공간을 확보해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향후 이 스튜디오를 통해 많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잘못된 정보 바로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항암 치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인터넷 상에 있지만, 필터링 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에 따른 불필요한 인식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암에 대한 연구 외에도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항암 정보를 제공하는 학회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정책에 대한 의견 제시도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뤄졌다.
 
간담회서 발표자로 나선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 환자가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임상현장에서 해결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정부 차원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서관리나 심리케어 지원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상철 교수는 "암 환자에 대한 정신과 협진은 한 두 번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지속 관리를 위한 체계가 있어야 되는데, 현재 (수가)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협진이 이어지기 쉽지 않다""암 환자에게 행동·심리 치료 등이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정신과로서는 시간 대비 효율이 낮은 수가 체계이다보니 임상현장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허석재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정서 치료를 위해 정신과 협진을 제안하면 암 환자분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의사들도 항암 치료를 핵심으로 삼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 대해 간과한 점이 있다""암 환자는 타 질환에 비해 우울감을 많이 가질 수 있다. 현재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가 정신과 진료를 볼 수 있는 체계가 잡혀져 있지 않는데,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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