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업무 자동화 장비 활용 증가… 약사 업무 고도화에 긍정 영향"

[인터뷰] 나양숙 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장
약제업무 자동화 실태조사 첫 실시… 병원 활용 권고안 등 제시
시간·인력·적시투약 등 장점… "추가 조사 통해 고도화 성과 보여줘야"
"약사 조제 업무 등 자동화 장비 활용에 따른 정의 재설정 필요"

이호영 기자 (lhy37@medipana.com)2022-11-28 06:06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최초로 실시한 의료기관의 약제업무 자동화 실태조사를 통해 약사 업무의 효율성과 적시투약 등의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근거 마련과 향후 약사 업무의 고도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국병원약사회가 최근 공개한 '약제업무 자동화 실태조사 및 가이드라인 개발(안)'을 주도한 나양숙 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장(사진, 서울아산병원 약제팀)은 최근 메디파나뉴스와 만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의료기관의 약제업무 자동화 정보 파악과 자동화 장비 사용 경험을 공유하고 자동화 추진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년 여간 처음으로 실시하며 향후 약제업무 자동화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선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관 내 약제업무에도 자동화 장비들이 활용되고 있고 고도화된 장비들이 사용되는 의료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별로 자동화 장비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났고 도입 여부와 효율성 등에 대한 고민을 갖게되는 의료기관들이 증가하면서 실태조사 필요성이 커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병원 내 약제업무 자동화 장비 운영에 따른 조제 시간 단축 등 효율 증대로 약사 업무 고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동화 장비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사용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병원별 환경에 맞춘 사용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끊임없이 제시해야 하는 과제도 남게 됐다. 

전체 모집단 병원 수 834개소 중 실태조사에 응답한 103개소를 표본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화 장비 보유 현황에서 ATC(전자동 정제분류 포장기)는 100%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제 자동 분포기는 74.3%, ADCs(자동화 약품 캐비닛)는 37.6%, 주사조제 로봇은 8.9%, ADS(주사약 자동 조제 시스템)는 5.9%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화 장비 운영에 대한 기대효과로는 '조제시간 단축/인력 절감/업무부담 감소/효율증대'가 48.5%로 가장 높았고 '검증을 통한 정확한 조제(바코드 적용 등)'가 33.3%, '조제환경/조제자 안전강화'가 15.2%로 나타났다.

자동화 장비 운영에 따른 개선 필요사항으로는 '적용범위 확대'가 41/2%로 가장 높았고 '유지보수' 20%, '안전강화' 5.9%, '장비관리' 5.9%, 비용 '2.9% 등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자동화 장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먼저 ATC는 정제, 캡슐을 1회 복용량으로 포장하고 병원전산과 연동해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하게 되는데 조제인력 절감과 조제시간 단축, 약물 오류 발생 감소, 재고관리 가능 등의 기대 효과를 갖고 있다. 

현재 100병상당 평균 0.54대를 보유, 사용 중이며 의료기관 규모, 특성에 따른 적정 운영 장비 수를 참고할 수 있고 장비 사용 효율성 증대를 위한 벤치마킹도 필요하다. 

ADCs는 환자의 처방 정보와 연동해 처방된 약을 자동으로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메인 장비를 중앙에서 제어하고 불출용 캐비닛은 병동, 응급실, 수술장 등 사용 부서에 배치하게 된다. 

병동 비품약 사용을 대체해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적시에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투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사결과 권고(안)으로는 장비이용률, 시간효율 면에서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우선 고려가 필요하며 약품 충진은 약제부서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횟수는 1일 1회 병동당 1~2시간 소요돼 약제자동화에 따른 약사의 임상업무로의 전환을 위해 사용부서와 협의해 진행 검토가 필요하다.
 
▲ ADCs 장비 이용률 및 관련업무 소요시간
ADSs는 앰플, 바이알, 병, 백 등 주사제를 환자별로 조제하며 반납된 주사약의 자동 분류, 유효기간 확인, 원위치에 충진하는 기능이 있다. 

조제인력 대체와 조제 절차 간소화, 조제오류 제로화, 환자별 조제 및 배송으로 투여오류 감소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 

조사결과 권고(안)을 보면 ADSs 장비의 조제 대상은 입원환자의 정규 처방으로 대상 처방의 약 56% 이용하며 자동화 업무시간은 약 11시간으로 인력대체율이 가장 높다. 

기계 내 약품 오류 확인 기능을 탑재해 조무원이 충진 약품 준비 및 충진이 가능해 약사가 처방 검토 및 조제 감사에 집중 가능하다.

야간에 정규 주사를 조제하는 의료기관 중 야간업무량 조정이 필요한 경우 도입 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판단된다. 응급을 포함한 모든 처방을 자동화 하는 경우 의약품 조제요류 최소화에 가장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장비 위치와 최적 동선 확보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주사조제 로봇은 항암제 등 위해한 주사제를 자동조제, 약품 인식, 조제 정확성 검증, 조제약 라벨링 등 자동화가 가능하다. 

조제공정 단순화와 무균 조제 강화를 비롯해 조제 과정 기록으로 조제 정확성 검증이 가능하며 조제에서 폐기까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조제자 안전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사제 혼합조제용 로봇 장비는 일부인 9개 의료기관에서 도입했고 인력 대체 효과보다는 안전하고 검증 가능한 조제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 때문에 활용 역시 위해 의약품 노출을 차단하는 조제자 안전 강화에 집중된다. 또 바코드를 이용한 환자 확인, 의약품 확인, 조제 정확성 확인이 가능하며 장비 특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조제자의 근골격근계 부담 경감과 장비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에 대해 나 위원장은 "병원에서 약제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자동화 장비의 종류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병원 별로 장비에 대한 도입 여부를 고민하거나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지난해부터 실태조사를 통해 약제업무에 있어 자동화 장비에 대한 근거를 만들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주자는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조사를 해보니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ATC를 비롯해 ADS, 주사조제 로봇 등이 들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ADC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특히 ADC는 생각보다 많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앞으로 ATC 만큼이나 보편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ADC는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쓰기 시작해 점점 고도화가 되고, 과거 수술용품들을 집어넣고 사용했던 것을 처방과 연동해서 의약품을 꺼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처방이 나오면 약국에서 조제를 해서 전달해주는 방식인데 캐비닛 형태의 장비가 도입되면 시간과 인력에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술에 필요한 약제들의 경우 약국에서 조제해 전달하는 시간보다 수술실에 설치해 약만 채우두면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다. 처음 도입된 것이 5년 정도인데 이번 조사에서 37개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응급실과 약제부의 거리가 먼데 병원의 90% 이상 응급실에 설치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이처럼 자동화 장비의 사용이 단순 조제 업무 시간을 줄이고 처방 검토나 사후 모니터링 등의 업무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여러 장비를 사용한 실태조사 내용을 분석해보니 인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적시에 투약할 수 있고 시간도 절약되는 등 장점이 있다"며 "그런만큼 약사들의 업무가 처방 검토나 사후 모니터링 등에 투입될 수 있어 고도화된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위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의 사례를 들어 "항암제 조제로봇이 현재 4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해당 장비를 사용하면서 대체되는 인력들이 항암제 관련해서 환자의 수치를 보고 용량 변경 등의 사후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며 "병원에서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다음 달에 2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나 위원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기점으로 향후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비롯해 자동화 장비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자동화 장비가 병원에서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봤던 첫 조사였고 앞으로는 장비 도입 이후에 처방 감사 성과 등으로 약제 업무 고도화가 이뤄졌다는 추가 조사도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미국 등에 비해 적어도 30년 이상은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 자동화 장비 활용을 통해 약사의 역할이 고도화될 수 있도록 표준화 지침을 만드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 장비가 활용되다 보면 약제 인력을 줄일 수 있는 부분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근거를 만들어서 약사를 줄이는 것이 아닌 약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병원약사회도 추가 조사를 통해 제대로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끊임없이 줘야 한다"며 "다른 병원의 상황은 어떤지, 중요한 업무를 빼놓고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병원약제 업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숙제"라고 전했다. 

아울러 나 위원장은 "조제로봇으로 항암제를 조제하는데 약사가 조제하는 것이 아닌데 무균조제를 왜 신청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며 "약사가 직접 시간을 할애해야 약사 업무라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 약사의 조제 개념에 있어 약사법에 정의된 부분이 자동화 장비 도입 등의 상황에 맞도록 재설정되어야 하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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