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인지 악화 요인 밝혀져…표적 치료 기대감

정승호·정석종·이필휴 교수,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연구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 따라 인지 점수 감소 속도 달라져
환자 인지 감소 예측 유용…표적치료 시 인지감소 억제 도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12-01 11:57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인지기능 악화가 빠르게 발생하는 원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확인됐다. 표적 치료제 개발 필요성도 확인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승호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 정석종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과 인지기능 간 상관관계를 비교해 이같은 결과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신경학 분야 최상위 SCI급 저널인 'Neurology(IF 12.258)' 10월호에 게재됐다.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perivascular space dilation)'은 뇌 MRI를 찍을 때 흔히 발견되는 소견으로, 해당 소견이 발견됐다는 것은 뇌의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침착이 확인된 208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시 시행한 3T(Tesla: 테슬라, 자장의 세기) MRI 뇌 영상 가운데 기저핵(basal ganglia), 난형중심(centrum semiovale), 해마(hippocampus) 세 부위에 대해 분석하고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의 정도를 확인했다.

또 간이 정신 상태 평가(Mini-Mental State Exam)를 1년 이상의 간격으로 2회 이상 시행한 158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서 각 부위의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인지 점수 저하 속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 부위에서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과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 사이 연관성은 발견되지는 않았다.

다만 난형중심 부위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가 심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 군에 비해 매년 인지 점수가 0.58점씩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연구를 통해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지만, 알츠하이머병이 확인된 환자에게서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인지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승호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의 연관성은 기존 연구에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이 확인된 환자에서 종단분석을 통해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인지 저하와 연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석종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은 뇌 MRI를 찍으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소견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진료 시 비교적 간단하게 인지와 관련된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필휴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은 뇌의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