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관심 필요"… '이소트레티노인' 태아 기형 위험 공론화

최기형성 여드름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안전사용 토론회
비급여 처방부터 해외직구 등 노출 증가… 기형발생률 38%
RMP 개선 필요성 부각… "환자 동의서·설명서 가독성 높일 것"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2-12-02 11:45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중증 여드름 환자에 처방되는 '이소트레티노인'의 태아 기형 유발 위험도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2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최기형성 여드름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안전사용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통해 공론화됐다. 
이날 한정열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임산부약물정보센터 이사장)는 이소트레티노인의 기형 유발성과 노출 증가 현황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여드름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은 1차 약물에 치료 효과가 없는 여드름에 처방되는 2차 치료제로 허가사항은 대부분은 피부 깊숙한 곳에 생기는 결절성 여드름이나 낭포성 여드름이다. 

그러나 한 교수는 해당 치료제를 경미한 여드름이나 피지 조절을 위해서도 많이 처방받으면서 남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처방 건수 중 비보험이 전체 87%에 달하는 18만건에 달하며 처방 외에도 피부과 근무 지인 찬스를 통해 노출되거나 해외 직구, 중고거래 등으로 노출 빈도가 높다는 점도 언급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닥터나우 등 비대면 진료 어플을 통해서도 이소트레티노인 처방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한 교수는 "진료 과정이나 주변에서 전달되는 내용 중에 임신부들이 이소트레티노인 노출로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임신 중절의 이유로 지인 중에 이소트레티노인 노출로 아이가 발달장애를 가진 것을 보고 출산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환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마더세이프 콜 센터를 통한 이소트레티노인 상담임신부 추적결과를 소개하며 2019년 임신예방프로그램 도입에도 임신부의 이소트레티노인 노출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 배경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001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마더세이프 콜센터에 상담 접수한 임신부를 대상으로 SNS 기반으로 구조화된 설문을 통해 임신경과 및 임신결과를 평가했다.  

조사 결과 이소트레티노인 기형발생률(발달장애)는 38%로 유산률은 32.5%로 나타났다. 이중 인공유산률은 89.3%였다. 임신결과 발달지연 4.9%, 자폐증의심 2%로 나타났다. 

또한 장민정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2019년 6월 도입된 임신예방프로그램인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RMP)에도 해당 권장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임신부의 이소트레티노인의 노출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1993년도에 국내 허가됐고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이 약사이고 정책을 제안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서 개인적으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피해자들을 방치하고 있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적극적이고 선제적이고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티노이드 제제 RMP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지적됐다. 70%가 구두로 기형 유발 위험성에 대해 안내하고 66.7%가 동의서를 서명받지 않거나 대부분 임신반응 여부 검사를 미실시 하는 등 장기적 프로그램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 교수는 "제도 개선방안으로는 표준화된 서식을 통해 환자 동의 확대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규제 추가보다 환자가 인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며 효과적인 피임법과 피임상담 인식도 인식해야 한다. 임신시 보고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순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 안전사용을 위해 의료진과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효과적인 여드름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기관형성기 사이에 노출시에는 태아기형도 위험도가 38%에 이르는 약물"이라며 "대부분의 약물이 태아기형 위험도가 3%를 넘지 않는 상황에서 해당 약물은 높은 태아기형 위험도가 있음에도 임상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처방 또는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피부과 외에도 모든 과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 대부분 장기 복용하는 과정에서 임상의사도 환자도 태아기형 위험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중에 노출되기도 한다"며 "환자분들은 임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해도 처방전에는 임신 검사를 통해 임신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RPM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임산부 해당 약물 노출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온라인을 통한 해당 약물 구매, 중고 사이트 등을 통한 약물 거래, 원격진료에서의 이소트레티노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전문가, 의사, 약사, 제약사, 언론인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소트레티노인 위해성 관리 개선과 관련해서 신경승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과장은 "그간 레티노이드 위해성 개선을 위해 국내외 위해성 관리 및 부작용 현황 조사, 분석을 위한 연구사업을 실시하고 보건의료전문가, 학계, 업계, 민간단체 등으로 이뤄진 협의체를 통해 개선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이소트레티노인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종전보다 위해성 관리의 개선이 필요한 점은 인정됐으며 피부과 등에서 환자에 진료 시 피임주의 등을 안내한 후 처방하고 있으나 환자가 약물 사용 중 임신 노출을 최소화해 환자와 태아의 건강이 보호될 수 있도록 위해성 관리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과장은 "종전 임신예방 프로그램에서 운영하는 환자 동의서, 환자·전문가용 설명서 등을 가독성있게 개선해 배포하고 환자가 피임주의에 대한 내용을 복용 중에도 잘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의 용기나 포장에 충분한 주의 문구와 그림을 강조해 기재하는 등 개선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와 전문가의 임신예방 프로그램 참여와 안전 사용을 철저히 하도록 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이소트레티노인 안전사용을 위한 부분은 나름의 노력을 한다고 해도 제도적 한계도 있고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새로운 대안을 찾고 개선해나가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서영석 의원은 "가임 여성에 대한 안전, 태아에 대한 안전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지나치지 않다. 이소트레티노인 관련 문제제기를 국감에서 몇 번 하기는 했는데 아직 충분하게 대책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해당 부처에서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국민적 인식이 함께 되기는 아직 부족하다. 보다 더 안전한 약물사용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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