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기대·우려 뒤섞인 원격의료, 반대 프레임 갇힌 의료계

실질적 방안 없는 원격의료에 과도한 우려… 의료계 반대 프레임 형성
원격의료 플랫폼 업체 환자·진료 정보 활용은 주의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12-06 06:06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박윤형 교수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원격의료에 대해 지나친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의료계가 반대 프레임에 갇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질적 방안 없이 필요성 논의만 겉도는 가운데 과잉 우려로 의료계가 원격의료를 반대한다는 프레임만 형성되고 있다는 것.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박윤형 교수는 5일 원격의료와 의료윤리 강좌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당초 의료법에 의해 제한돼 있는 원격의료가 4차 산업 핵심 산업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구체적 실행 방안은 없이 장애인이나 격오지 거주자 등 의료 접근 취약자를 위한 의료 수단으로만 강조되면서 우려하는 의료계에 반대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

원격 의료에 대한 지나친 환상도 지적했다.

원격 의료는 기존 진료에 IT 기술을 접목해 의사와 환자가 커뮤니케이션하는 수준이지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 것처럼 법제화할 사항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도 OECD 국가 가운데 28개국이 원격의료 정책을 추진 중이나, 대부분 국가가 의사 진료방법 가운데 하나로 보고 일부 행위를 제한하는 수준으로 추진 중이라는 것.

헝가리는 취약지, 일본은 재진 환자에 한해 허용하며 다른 나라도 대부분 환자 동의를 얻어 시행토록 하고 있다. 진료비의 경우 아일랜드와 체코는 비급여, 프랑스는 12개월 이상 대면환자에 한해 급여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CT가 국내 처음 도입됐을 때 사람들은 기계에 들어갔다 나오면 모든 질병이 한눈에 나오는 걸로 알았고, 의료계에서도 버튼만 누르면 모든 것이 다 나오는 것으로 기대했다"며 "원격의료도 IT의 발전으로 아이디어는 나오지만 구체적 솔루션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과 의사는 원격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지나친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2019년 보건사회연구원 의료서비스 경험조사에 따르면 연간 의료이용은 16회로 접근성이 높았으며, 국민 69.3%가 외래를 이용하고 85.6%는 의료기관 이용에 만족하는 등 지표상 원격의료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것.

박 교수는 "취약지 환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시범사업 등을 통해 충분히 혜택이 가는지 보면서 판단하는 정도의 스탠스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원격의료 기술개발 업체가 원하는 원격의료는 플랫폼 사업과 처방전 DB센터, EMR DB센터 등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료 및 환자 정보에 대한 활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