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기다리던 필수의료 지원 대책, 욕심보다는 합심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2-08 06:03

[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기다리던 필수의료 종합대책 최종안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가 직접 올해 안에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니, 적어도 2~3주 안에는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8월부터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과 함께 필수의료 협의체를 구성, 26개 학회, 4개 단체 등과 의견을 수렴해 왔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협의체에서 나온 최우선 과제들 중 중증 응급질환과 의사 인력 감소 문제가 심각한 분만·소아 환자 진료를 우선순위로 결정했다.

정부는 필수의료를 '긴급하게 제공하지 못하면 국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의료'로 정의했다. 그리고 '의료수요 감소 등으로 제대로 제공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 정의에 해당하는 분야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합의가 어려웠다. 많은 학회 및 의료계는 지금도 각자의 영역이 힘든 상황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각 진료과별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필수의료에 해당하지 않는 의료 분야는 없었다.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2(KHC 2022)에 참석한 패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필수의료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과별로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접근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필수의료는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진료 영역으로, 진료과 구분 없이 접근해야 한다." - 진주 제일병원 정의철 병원장

"필수의료란 의학적인 처치가 바로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의료라고 본다." -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

"의학의 모든 분야는 필수다. 문제가 생긴 부분은 공급과 수요가 안 맞는 부분이다." -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

"필수의료를 지원한다니까 모든 과가 숟가락을 얹어 너도나도 필수의료라며 나눠 먹기를 하려는 상황이다.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 필수의료체계가 잡혀야 한다." -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

결과적으로 의료에는 필수적이지 않은 분야가 없다.

다만 필수의료 범위에 대해서는 과목 및 질환마다 특성이 다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필수의료 범위를 세분화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정부는 지원해야 할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곧 그토록 염원하던 필수의료 대책이 나온다. 물론 이번 대책이 모두를 만족시키긴 힘들 것이다. 누군가는 소외됐다고, 누군가는 그럼에도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과 욕심보다는 더 나은 정책이 될 수 있도록 합심이 필요하다.

정부의 국정과제가 필수의료 지원 확대인 만큼 분명 변화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과제를 수행할 것인지는 필수의료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으므로, 학회나 단체의 의견들이 적절히 수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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