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기피과에서 벗어난 비뇨의학과‥수렁 못 벗어난 소청과

비뇨의학과 "전공의 수급 증가, 어려움 벗어난 것으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워"
소청과 "소아청소년 진료 붕괴 위기 조짐 계속 보여"‥특단의 조치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2-08 11:3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기피하는 과로 알려져 있던 비뇨의학과가 전공의 지원율 100%를 넘겼다.

반대로 소아청소년과는 최악의 지원율을 유지했다.

2023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 지원 현황 결과, 수도권에 있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한림대의료원은 비뇨의학과 전공의 모집 정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비뇨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한 나머지 수련병원들도 정원을 채웠다.

비뇨의학과는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를 합쳐 정원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전반기 모집만으로도 정원이 채워졌다.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시작된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는 2014년 25%라는 최악의 지원율로 이어졌다. 10년 이상 지속된 전공의 미달 사태는 2019년 전체 수련병원 중 전공의가 없거나 1명인 병원의 비율이 93.2% 결과로 나타났다.

비뇨의학회는 전공의 충원을 위해 2017년 50명 총정원제를 실시했고, 이후에도 정원 감축 등 여러 노력을 이어갔으나 수가 개선이나 직접적인 수당 지원 등의 대책이 없어 지원율은 평균 40%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1년부터 비뇨의학과는 최초 50명을 달성했다. 학회는 비뇨의학과의 노인 인구의 증가, 최첨단 수술을 하는 과라는 인식, 개원 상황 개선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호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비뇨의학계는 전공의 수급이 좋아졌다고 해서 비뇨의학과의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석될까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조규선 회장은 "최근 전공의 지원율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마치 비뇨의학과가 어려움을 벗어난 것으로 비춰져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비뇨의학과는 이번에 전공의 지원에서 선방을 했더라도, 언제 상황이 뒤바뀔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또한 비수도권은 여전히 전공의 부족 문제 위기가 남아있다. 비수도권에서의 전공의 부족은 젊은 교수 인원의 당직, 응급실 진료 제한, 수련환경의 붕괴를 야기시켰다.

초고령사회에서 비뇨의학과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부정하는 이가 없었다.

대한비뇨의학회 한준현 보험이사는 "국민의 생명보호과 건강증진을 위해, 진료과목의 학문 유지와 전공의 수련을 위해 최소한의 전공의 지원율이 유지돼야 한다. 비뇨의학과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외과계 진료 과목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적정 수의 비뇨의학과 전문의 확보는 안정적인 의료 체계 유지에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비뇨의학과와 달리 소아청소년과는 암울했다.

수도권 내에서 소청과 지원율을 채운 곳은 서울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등에 그쳤다. 빅5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은 정원 14명 중 10명만 지원했고,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11명 정원 중 지원자는 없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2019년 89.8%에서 매년 감소해 2022년에는 204명 중 57명인 정원의 27.9%만 확보됐다.

소청과의 지원율 하락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비전 상실이 컸다. 이는 연쇄 반응으로 전임의 감소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소아청소년의 전문진료를 책임질 세부·분과전문의 감소로 나타났다. 동시에 의료 공백으로 인한 의료사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개원가에서는 이미 소아청소년 기관의 폐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전공의 역량 강화를 위해 2022년 전공의 수련기간을 3년제로 전환했지만, 올해 전공의 모집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학회는 저출산 시대와 맞물려 의료분쟁 증가 및 저수가 기조가 계속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련 학회는 한 목소리로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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