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태도와 실천

동우들 고용규 대표이사 

메디파나 기자2023-09-14 22:15

중국 춘추 전국시대에 월나라가 있었다, '월나라'는 장강(長江) 하류에 자라잡고 있었으며, 그 위에는 '오나라'가 있었다. 당시 월나라는 오나라와 전쟁을 치루게 되었고 '오나라'에게 대패하였다. 그로 인하여 '월나라'는 '오나라'에게 조공을 받치는 등 국가적 시련을 겪게 되었다.

그러다가 '월나라'는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장강(長江) 하류 일대에서 자신의 세력을 떨쳤다. 이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인재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문종'과 '범려'이었다.  

그런데 그 둘의 운명은 정반대로 갈라졌다. '문종'은 월나라의 왕에게 버림을 받고 죽임을 당하였다. 이에 반해 '범려'는 월나라를 떠남으로써 목숨을 부지(扶支)할 수 있었다. '문종'의 죽음은 스스로 자초한 결과였다.

왜냐하면 '문종'이 월나라를 함께 떠나자는 '범려'의 조언을 묵살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범려'는 월나라의 왕에 대해 가까이 하지도 말고, 멀리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었다. 이처럼 그 원래 의미는 인간관계에서 '너무 가깝게 지내지도 너무 멀게 지내지도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상대방과 일정정도 거리두기로만 치부된다면, 그것은 편협한 접근이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은 '과유불급(過猶不及)'과 궤를 같이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지나친 것과 부족한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즉 지나침과 부족함은 같은 것이기 때문에, 지나침과 부족함을 동시에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다다르게 되는 상태나 정도가 바로 '중용'(中庸)이다.

공자(孔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것은 군자(君子)의 궁극적인 지향점, '중용(中庸)의 도(道)'이다. 따라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은 '중용'(中庸)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중용(中庸)의 도(道)'에 이르게 하는 하나의 길이다.

인간이 '중용'(中庸)을 잃게 되면, 인간은 '이분법적 사고'(二分法的 思考)에 빠져들기에 쉽다. 이분법적 사고는 한 쪽으로만 경도되기가 매우 수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둘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하려는 경향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아가서 '선택적 인지'(selective perception)로 진화한다. '선택적 인지'란 자신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만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하게 인식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택적 인지'의 잘못된 결과이다. 그것은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현상이다. 확증편향은 맹목적으로 자신의 원하는 것들만 보고 듣고 알고 싶어하는 반면에, 그 외의 것들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다. 확증편향이 작동하면, 자연스럽게 인식의 폭이 점점 협소해지고, 외부와의 소통 통로는 저절로 봉쇄된다. 그럼으로써 잘못된 판단에 대한 자기 교정능력이 마비되어 선택이나 결정의 오류가 쉽게 일어나게 된다.

그로 인한 반목과 갈등, 그리고 적대적 분열 등으로 개인은 물론 사회까지도 회생불능의 상태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가 이를 분명하게 반증하고 있다. 그래서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중용'(中庸)의 사상은 여전히 불사조(不死鳥)이고, 그 생명력은 시공간(視空間)을 초월하여 늘 변함이 없는 것이다. 

작금에 이르러 한국사회에는 수많은 갈등과 충돌들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 현실을 감안해 볼 때, 그 어느 때보다는 '중용'(中庸)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매우 절실하다. 출발선에 선 달리기 선수의 숨고르기처럼, '중용(中庸)의 도(道)'에 이르기 위하여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실천이 요구되어진다.  

|기고| 동우들 고용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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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고는 메디파나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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