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은경 후보 청문보고서 불발…"의료갈등 해소 최우선"

국민의힘, 코로나주식·농지법 의혹 집중 추궁…자료 제출 미흡 지적
정 후보자 "내부정보 이용 없었다…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송구"
민주당, 의혹 반박하며 조속한 장관 임명 필요성 강조
전공의 복귀 방안 마련·수련협의체 가동 예고
공공병원 적자 보상·지역의사제 실효 방안 검토할 것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7-19 05:59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김미애 간사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자정 가까이 진행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면서 보고서 채택은 이뤄지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18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자료 미흡을 따져 물었다. 다만 질병관리청장 시절 보여줬던 후보자의 희생과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에는 여야의원 모두 공감대를 나타냈다.

청문회는 초반부터 파열음을 냈다. 시작과 동시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료 제출 미흡을 지적하며 추가 자료와 분석 시간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는 시작 40분 만에 정회되면서 파행 우려를 낳았다.

재개된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우려가 제기된 후보자가 질병청장 시절 배우자가 코로나 관련 주식으로 이익을 본 것과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미애 간사는 "방역 영웅으로 칭송받은 정은경 후보자 배우자의 코로나 수혜주 거래를 두고 의혹이 불거졌다"며 "이에 수차례 주식 거래내역 제출을 요청했지만 청문회 직전에야 일부 자료만 제출됐으며, 그마저도 한 증권사 자료에 국한돼 다른 증권사 거래 내역이나 확인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창 농지 관련 농지법 위반 의혹도 언급하며 1660평 규모의 농지에서 농사를 지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씨감자나 비료 등의 구매 내역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도 배우자의 주식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에프티이앤이 주식을 상장폐지 직전 전량 매도해 두 배의 수익을 올렸고, 메르스 발생 당시에도 주식 매도로 이익을 본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창해에탄올과 하림 주식 거래 내역도 언급하며 후보자가 내부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후보자는 주식과 관련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에프티이앤이는 공업용 마스크 관련 주식으로 코로나와 무관하며, 이미 2018년에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창해에탄올 주식 거래도 시세 변동 시점과 관계없이 매매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1998년부터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어왔고 지인의 도움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에프티이앤이 주식의 거래 정지 직전 전량 매도에 대해 거래소 공시를 근거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반박했다. 

해당 주식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 정보가 있었다면 더 높은 가격에 팔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왼쪽부터)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백혜련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
이날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동일한 의혹 제기와 해명 요구가 반복되면서 의대생 복귀에 따른 의대교육정상화 및 전공의 복귀, 보건의료노조 파업 등 보건의료 현안과 주요 정책 검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산적한 현안들이 많다. 당장 이달 24일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예고 있다. 그런데 노조와 교섭에 나서야 될 당사자가 없다. 의료사태 역시 1년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속히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분야 현안 질의에서는 해결 우선순위와 전공의 복귀방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남인순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다면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를 다섯 가지로 꼽았다. 그럼 이 5가지 과제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5가지 과제는 ▲빈틈없이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의정갈등을 해결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의료개혁 추진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미래를 준비하는 보건복지체계 확립이다.

정은경 후보자는 이에 대해 "시급한 것은 의료갈등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다음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돌봄법을 시행하기 위해 지자체가 준비가 돼 있는지, 인력이나 조직이나 사업 등을 점검하는 게 두 번째로 시급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전공의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며 전공의 복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대해 물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수련의 연속성에 대한 요구를 많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에 수련의 연속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에 대한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전공의 의견을 모으고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수련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전공의 수련체계를 개편해서 수련의 목표나 세부 내용들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좀 더 협의해서 방안을 만들어야 될 것"으로 봤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전공의 복귀 시 장관의 즉각적 역할을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전공의들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모집공고가 7월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지 않지만 전공의들과 수련을 담당하는 병원들, 그리고 각종 위원회들의 주체들이 모여서 어떤 준비를 해야 되고 어떻게 복귀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그래서 복지부가 수련협의체를 만들어서 신속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또 지방의료원의 경영난 해소 방안을 묻는 남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공공병원이 코로나 초기에 환자 대부분을 격리 치료하면서 굉장히 큰 역할을 했고 이러한 공공성으로 본 적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 재정 당국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제 추진 방안과 의사인력 확보도 화두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지역의사제도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정 후보자는 "지역의사제는 필요하지만 지역의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좀 더 분석하고 의견을 모아서 지역의사제에 대한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후보자의 모두발언에서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소위 지역 완결형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사립대학도 일정 지역을 책임지는 방식이 돼야 전국을 다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필수의료를 대학정원과 연계하는 방안을 통해 보다 실효를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두고 수급센터도 지정해서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지역별 의료인력도 추계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좀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지역별 수요와 과목별 수요를 같이 고려해서 지역에 있는 대학에 배정해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무리하며 박주민 위원장은 "간사 위원들과 협의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작성하겠다. 청문회에서 제기된 주요 의견도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간사 위원들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를 요청했다.

한편,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청문회 종료 후 3일 이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한 내 제출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재송부 요청 후 청문회 없이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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