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투약이 안전벨트"… 공모전 수상작, 약 배달 반영 '눈길'

제8회 약사학술제 주제발표서 약대생들 웹툰・UCC 이슈 반영
"약은 사고 파는 물건 아냐…편리함으로 더 중요한 가치 놓치지 않길"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2-11-14 12:08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코로나19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약 배달 이슈가 약사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약사회가 진행한 주제발표 공모전에서도 대면 투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품들이 대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약사회가 최근 진행한 제8회 약사 학술제에서는 주제발표 공모전을 통해 구연과 포스터 외에도 웹툰・UCC 부문을 새롭게 포함시키며 다양한 작품들의 출품이 이어졌다. 

이중 눈길을 끈 것은 새롭게 추가된 웹툰・UCC 부문인데 최근 약사사회의 관심사를 반영한 듯 비대면 진료에 따른 약 배달 이슈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포함됐다. 
웹툰 부문에서는 제주대학교 4학년 강규연 학생의 '대면 투약, 우리의 안전벨트'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병원에 갈 시간이 없는 동생이 약 배달 광고를 본 것이 생각나 앱으로 진료를 받고 약 배달을 받으려 하는 것을 언니가 대면 투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설득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웹툰에서 언니는 '안전벨트'를 빗대 "차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 건 참 불편하지만 안전벨트를 안 매는 걸 허용하지는 않는다"며 "혹시라고 사고가 난다면 큰 불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의 대면 복약지도도 똑같다"고 설명한다.

이어 "의사를 만나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고 직접 설명을 듣고 궁금한 건 물어보는 당연한 불편함이 마치 안전벨트 같은 안전망"이라며 "배달 받은 약으로 사고가 나면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약 하나에도 부작용이 이렇게나 많은데 편리함만 좇다보면 어느새 안전망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강규연 학생은 수상 소감을 통해 "실제로 만화의 경우처럼 너무 바빠서 약 배달 앱을 떠올 릴 수 있지만 편한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고 약은 팔고 사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만화를 그리게 됐다"며 "제주대 약대 동아리 모임에서 만난 최진혜 약사가 안전벨트 이야기를 한 것을 만화에 담았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웹툰・UCC 부문에서는 인제대 약대 5학년 강지웅 학생의 '비대면 복약 막아야 하는 진짜 이유 TOP3'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해당 UCC에서 강지웅 학생은 비대면 복약을 막는 이유로 먼저 처방전 개인정보 유출과 배송과정에서 배달오류로 인한 잘못된 약복용으로 인한 사고 발생 우려, 의료 플랫폼을 통해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 아닌 무분별한 처방이 나오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 등을 꼽았다. 

강지웅 학생은 "비대면 복약에 대해 편리함만 생각하고 이면의 문제는 모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한 것이라고 본다"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게 됐다. 편리함에 취해서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웹툰・UCC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전남약사회 소속 김유진 약사는 '비대면 약국, 준비가 필요해'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약국의 비대면 서비스가 고려해야 하는 다양한 쟁점을 쉽게 풀어줬다.

웹툰에서는 비대면 서비스와 약국이 손을 잡으면 사람들이 편하게 약을 타서 복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내용을 담았다.

웹툰 속 약사는 약 배달은 음식배달과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의약품 전달 과정에서 환자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비대면 투약을 위한 플랫폼은 사기업이 아닌 공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과 건강보험료 증가 우려 등을 언급했다.

웹툰・UCC 부문 장려상을 받은 제주대학교 유하영 학생도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금 만나러 갑니다' 웹툰을 통해 비대면 투약 이슈를 다뤘다. 

웹툰에서는 이번 학술제의 주제인 '환자와 약사의 만남이 그 시작입니다'라는 내용을 녹여 비대면 약 배송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직접 대면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약사사회에 가장 큰 변화로 비대면 투약을 언급하면서 비대면 처방전 전달과 약 배송의 문제점을 그림과 함께 전달하기 쉽도록 했다. 

비대면 약배송의 문제점으로는 약의 안전성 문제를 먼저 꼽았다. 약 배송 위치의 특성상 의약품 변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약효가 떨어진 약을 복용할 때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약은 조제 후 바로 복용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비대면 약 배송은 유통과정을 거치며 환자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고 의약품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유하영 학생은 "편의성 측면만을 생각해 대면 투약 원칙과 의약품의 안전을 외면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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