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승인 지연 때문에"…日 의약품 시장 가치 하락한다

미 FDA 승인 신약 중 日 도입 비율은 47% 절반 못미쳐 
국제공동 임상시험서 참여율 낮고, 경직된 임상시험·약사제도 등 원인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12-05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향후 일본 의약품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거란 예측이 나왔다. '신약승인 지연(드러그 랙, Drug leg)' 현상으로 인해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는 승인이 됐지만, 일본에서는 승인되지 않은 신약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시장규모도 줄어들 거란 분석이다. 

현재 일본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038억 달러(약 135조1,476억 원)로,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시장 중 3위(8.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미국·유럽·일본 의약품 승인 동향 비교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일본 미승인 신약 현황 등을 분석했다.

우선 보고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년∼'21년 승인한 신규후보물질(NME) 함유 의약품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게재된 의약품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의약품을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 FDA가 승인한 481개 신약 중 일본의 승인비율은 47%, 유럽은 68%였다.

특히 일본과 유럽의 미승인 신약 비율은 ’제약회사(Pharma)‘와 ’신흥기업(EBP)‘간 차이에서 도드라졌다.
 
미국 FDA에 승인을 신청한 기업의 설립연도 및 매출을 기준으로 승인을 취득한 해가 회사 설립 후 30년 이내이고, 승인취득 전년도 매출 5억 달러 미만인 기업을 신흥기업으로 봤다. 그 이외의 기업은 기존 제약회사로 분류했다. 

여기서 일본은 기존 제약회사의 신약 승인율은 59%에 달했던 것에 반해 신흥기업의 신약 승인율은 28%로 약 31%p 차이를 보였다.
 
반면 유럽의 경우 기존 제약사의 신약 승인율은 73%, 신흥기업은 60%에 달해 각각 14%p, 32%p나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일본 내 드러그 렉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신흥기업 품목의 피보탈 시험으로 실시된 국제공동 임상시험에서 일본 참여율이 낮은 것이 그 요인으로 분석됐다.
 
유럽 내 의료용 의약품 매출 상위 5개국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은 국가별 국제공동시험 수, 신흥기업 품목 피보탈 시험 현황에서 상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일본은 밀려난 상태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임상시험 환경이나 약사제도 등 일본에서 사업을 전개했을 때 현지 시장 기대치가 낮은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문제는 '10년∼'21년 미국에서 승인된 NME에서 신흥기업의 존재감은 계속 커지고 있어 향후 일본의 신약 접근성에 대한 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본 의약품 시장은 선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의약품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는 ‘26년 일본이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후퇴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어 유럽과의 시장규모 차이는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일본의 시장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 일본은 투자처로서 매력이 떨어지고, 지금 이상으로 미승인약이 증가해 드러그 랙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드러그 랙의 가속화에 따라 최근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의약품의 신속·안정공급 실현을 위한 종합대책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통해 이 드러그 랙 문제를 인식하고, 향후 정책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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