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원만 수천 병상인데‥지역 간 균형적 병상 관리 가능?

의료계, 필수의료 대책에 포함된 '지역 간 균형적 병상 관리 강화'에 회의적
몰려도 너무 몰리고 있는 수도권 분원, 중소 병의원 폐업 부추길까 우려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2-02 11:3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수도권에는 굴지의 대학병원들이 '분원'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향후 몇 년 안에 수도권에만 수천 병상이 늘어날 예정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대책에는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라는 큰 틀에서 '지역·과목 간 인력 격차 최소화'를 강조했고, 그 중 지역 간 균형적 병상 관리 강화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 격차 고려 없는 불균형적인 병상 분포 및 의료 이용과 공급(지방 의료인력 흡수 등)의 쏠림이 발생하고 있다.
 

복지부가 내세운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는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기능인 '중증진료'를 강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래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 기능에 집중하고 그에 필요한 인력과 병상을 확충하도록 지정·평가기준까지 개선했다. 그리고 중증진료를 강화한 만큼 보상도 약속했다.

지역 간 균형적 병상 관리 강화를 위해 공개된 방안은 이렇다.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수립하고, 시·도와 협업을 통해 지역별 병상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

2020년 2월 개정된 '의료법'상 시·도는 기본시책과 수급 및 관리계획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 의료기관 개설을 허가할 수 없다.
 

아울러 중앙병상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도 '병상 수급 및 관리계획' 평가 및 계획 집행 실적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놓고 의료계는 회의적이다.

이미 중앙대광명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은 경기도 평택시와 파주시에, 경희대의료원은 경기도 하남시에,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한양대의료원은 경기도 안산시에, 길병원은 경기도 위례에 분원 설립을 추진한다.

더불어 인하대병원은 김포시에, 경기도 시흥시에는 서울대병원이 병상수 800개의 배곧서울대병원을 만든다. 인천 송도에는 연세의료원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설립 중이다.

이런 와중에 고대의료원도 분원에 뛰어들었다. 고대의료원은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이어 경기도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분원을 준비한다.

각 병원별 적게는 500~600병상, 많게는 1,000병상의 분원을 고려하면 수도권에는 추가로 6,000병상 이상이 늘어난다.

이처럼 대학병원 분원은 의료 환경이 가장 양호한 수도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듯 이뤄지고 있다. 복지부의 균형적 병상 관리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

앞서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수도권 병상 총량제 도입과 대학병원 분원 설립 인허가 권한을 지자체에서 중앙 정부로 이양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대한병원장협의회도 대학병원들의 분원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대병협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의원급 의료기관은 각각 역할이 있는데, 대학병원 확장 경쟁은 결국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의료전달체계 근간을 흔들고 보건의료시스템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수도권 위주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이용의 집중은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경남 지역에 대학병원들의 분원이 이어진 후 병원 폐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졌다. 수도권에 쏠리고 있는 대학병원 분원이 이러한 결과를 비껴갈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