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사내 캠페인으로 한국다케다만의 디지털 변화 일궈냈죠"

[인터뷰] 한국다케다제약 이수경·김성완 매니저 
다케다 본사 디지털화 발 맞춰 한국다케다도 디지털 변화 속도 
모든 문서 클라우드화 성과…디지털 변화 점수도 2.16→3.74점 향상
"디지털은 영업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채널 구축 가능케 할 것"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3-23 06:06

사진설명: 한국다케다제약 이수경 매니저(사진 좌측​), 김성완 매니저(사진 우측).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3년 전, 한 일본 기업이 서류에 도장 찍는 로봇을 개발해 국내외 화제가 됐다. 현대 사무(事務)에서 전자문서가 종이를 대체하고 있는 마당에 '시대의 역행'이라는 냉소와 함께.

일본 기업 문화의 특징은 이른바 '종이·도장 문화'다. 이 고유문화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일본 기업들은 혼선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결재에 도장을 받으러 회사에 출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본 제약기업 다케다 마저 그럴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글로벌 빅파마로 거듭나서도 아니고, 다케다 최초 외국인 CEO(크리스토퍼 웨버)를 영입해서도 아니다.
 
일찌감치 다케다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 RPA란 단순·반복적인 대량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말한다. 다케다는 이를 인사업무나 ERP에 적용하고 있다.
 
또 일찌감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모든 회사 문서를 디지털화했다. 모든 게 다케다 내부 임직원들의 디지털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다케다 '닌자(Takeda Automation Ninjas)' 프로그램을 통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화)'을 일궈낸 덕분이다.
 
한국다케다제약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본사와 궤를 맞추고자 데이터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 일환으로 'TWoW P2P(peer-to-peer) Training' 팀까지 구성했다.
 
그 결과 업무 방식에 있어 디지털 변화는 혁신적으로 빨라졌다고 한다. 여기에 영업에도 디지털을 접목해 방문 플랜도 더 세분화해서 짤 수 있게 됐다.

실제 다케다 본사에서 평가한 한국다케다의 디지털 변화 점수는 지난해 2.16점에서 올해 3.74점까지 올라갔다는 후문.

이를 주도한 이수경 매니저(CE Manager, BO​), 김성완 매니저(Commercial & Digital ​IT Business Partner​)는 그 성공요인으로 "문화적인 활동을 통해 사내 디지털 변화를 일궈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은 영업 방식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며 "다양한 디지털 채널 활용은 영업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여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베이스에 두고,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ML)을 추가해 회사 내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수경, 김성완 매니저와의 일문일답이다. 

Q1. 각자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이수경 매니저(이하 '이'): 2004년부터 지금까지 18년째 제약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타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영업 교육을 하다가 지금은 다케다에서 커스토머 엑설런스(Customer Excellence) 팀을 맡고 있다. 

김성완 매니저(이하 '김'): 저는 다케다 성장신흥시장사업부(Growth & Emerging Market, GEM)의 커머셜 IT라는 글로벌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다. 커머셜 IT에서는 기존 일반 사용자들의 트러블 슈팅(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처리하는 것) 보다는 환자, 고객들에게 들어가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관리하고 사용자들에게 소개하는 업무 등을 담당한다. 

제약업계에는 2005년에 왔고, 약 17~18년 정도 이 업무를 했다.

Q. 코로나 이전부터 제약업계에서는 멀티채널(Multi-channel) 등 디지털 관련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 같다. 다케다에서는 디지털 변화을 위해 어떤 프로젝트들이 진행돼 왔는가?

이: 다케다에서 최근 시도 중인 것을 소개하자면 고객의 대면 방문 플랜을 세울 때 기존에는 담당자 머릿속에서 계획됐다면, 지금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방문에 어떤 방법, 메시지로 언제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머신러닝(ML) 기반 추천 솔루션을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온콜로지 사업부에서 먼저 파일럿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방법이 고객 대면 방식, 준비 방식에서 과거에 비해 디지털이 더 접목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웨비나(Webinar) 방식의 세미나를 굉장히 많이 진행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도 기존에는 획일화된 콘텐츠를 모든 고객에게 줬다면, 지금은 고객이 선호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모듈(Module)형태로 조합해서 준다. 
Q. 디지털 영역에서 다케다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이: 다케다는 기술 그 자체 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 그 기술을 활용할 사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본인의 업무에서 활용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구성원들은 DT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케다는 이런 점에서 기술과 사람 간의 균형을 잘 맞춰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회사 전체 구성원이 디지털에 익숙해지려면 사내에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 같다. 

김: 다케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더 큰 데이터 기반 바이오 제약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 및 액센츄어(Accenture)와 대형계약을 맺었다. 

그 계약을 통해 다케다가 사용하는 엑셀과 같은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옮기게 됐고, 클라우드를 통해 디지털의 흐름을 더 가속화했다. 회사의 모든 사용자가 쓰는 어플리케이션, 고객 배부 자료, 그리고 환자에게서 수집되는 임상 자료 등을 모두 클라우드 베이스로 처리하게 됐다. 

게다가 클라우드 베이스에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ML)이 추가돼서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강화해 가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디지털 성숙도, 정보이해 능력을 위해 '닌자(Takeda Automation Ninjas)' 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s Process Automation, RPA)의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닌자 프로그램을 통해 전사적자원관리(ERP), 구매 프로그램, 인사(HR) 프로그램 등의 계속되고 일상적인 내용들을 자동처리 프로세스가 대신할 수 있도록 적용시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자체적인 TFT활동들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피스 엑셀이나 파워 포인트 말고도 원노트(OneNote), 파워 오토메이트(Power Automate) 등을 통해 회사 업무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전산화했다. 

또한 파워 BI(Power BI)라는 툴을 통해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이를 적절히 분석해 보고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다케다는 이러한 디지털 관련 문화를 만드는 것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다케다는 상명하달(top-down) 방식으로 디지털 관련 KPI를 주는 것 보다는 스스로 디지털 전환이라는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을 돕기 위한 TFT를 구성했다. 

Q. 일선 영업, 마케팅 부서는 새로운 것을 추가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가질 것 같은데.

김: TWoW TFT 등의 문화적인 활동을 하는 이유다. 업무적으로 접근하면 경직되게 된다. 캠페인을 통해 툴을 소개하고 간단한 작품을 만들어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게 하는 등 부드럽게 다가가면 사용자들이 디지털을 사용하는 것에 훨씬 수용도가 높아진다. 

필요하니까 무조건 쓰라는 강압적이고 딱딱한 방법 보다는 캠페인을 통한 방법이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변화 속에서 다케다의 정책에 맞는 디지털 전략과 함께 가는 방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실제로 디지털 전환에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경험과 사례를 많이 공유한다. 단순히 성공 사례만 공유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툴을 실제 영업 환경에서 적용하면서 경험한 것, 느낀 점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실제 사용자로서 경험담이 훨씬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저항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Q. 회사 내부 디지털 성숙도를 객관적으로 설명해 줄 지표가 있나.

이: 처음 디지털 전환 때 상당히 어려웠던 부분이 방향성과 과정을 측정하기 위한 목표 설정이었다. 이를 위해 다케다 본사에서 ADAPT 2.0이라는 KPI를 수립했다. 다케다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KPI를 가지고 있다. 

3가지 커다란 카테고리인 고객참여(Customer Engagement), 환자참여(Patient Engagement), 비즈니스 엑설런스(Business Excellence)가 있고 그 안에 에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 데이터(Data), 분석(Analytics), 사람(People), 기술(Technology)로 세부 역량 5가지 ADAPT가 있다. 

각 5개의 역량 내에 구체적인 세부 목표가 있고, 단계별로의 점수가 지표화 돼 있어서 그 지표를 가지고 매년 조직적으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실제 매년 한 해가 끝났을 때 점수를 기반으로 디지털 성숙도에 대한 채점을 하다 보니 더 구체화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다음 단계를 더 효과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Q. 실제로 한국다케다의 경우 지표가 많이 올랐나?

김: 지난해 2.16점에서 올해 3.74점까지 올라갔다. 글로벌에서도 이것을 높이기 위해 적당한 툴을 제공해줬다. 예를 들어 고객 기준의 디지털 마케팅(Digital Marketing), 이메일, SNS 메시지 등을 위한 툴인 세일즈 포스 마케팅 클라우드(SFMC)를 통해 회사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툴, NBA프로젝트와 같은 솔루션도 줬고 글로벌에서는 디지털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툴들도 제공되고 있다. 
Q. 코로나 이후 비대면 영업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엔데믹 이후에도 디지털화를 통한 비대면 방식의 영업이 더 가속화될지 의견을 듣고 싶다.

이: 엔데믹과 함께 기존에 선호되던 대면 영업의 비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면 영업이 영업사원과 의료진 간의 친밀감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비대면 방식으로는 고객의 니즈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팬데믹 시기 의료전문가들이 비대면 채널의 장점을 경험하면서 디지털 채널 선호도는 제법 증가 추세에 있다. 때문에 비대면 채널 활용과 대면 영업을 병행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본다. 

Q. 고객 접점을 찾는데 있어 무기가 한 가지 늘어났다고 보면 되나?

이: 그렇다. 여전히 고객 접점에 있어 영업 담당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제약업계는 우수한 고객 경험을 강조하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채널 활용은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객이 선호하는 채널에 맞춤화 된 고객 약속 방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이 영업 담당자들에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빨리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부분에서 환경적인 요구 사항들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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