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천식기구도 권고하는데…생물의약품 접근성 확대는 언제쯤?

국내 천식 치료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방률 36.3%
제2형 염증성 천식서 전방위 활약 '듀피젠트'는 급여 확대 제자리 
의료계 "생물의약품 급여 적정성, 이제는 논의할 때"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3-29 06:03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중증 천식 치료에서 생물의약품에 대한 급여 확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천식기구가 제시하는 천식 치료 기준에 맞춰 스테로이드 처방률을 낮추자는 이유에서다. 

29일 의료계 등은 천식 환자들의 질병부담과 증상 개선을 위해 생물의약품의 비용·효과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바티스 '졸레어(오말리주맙)'를 제외한 나머지 생물의약품 모두 천식 치료에서 비급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세계천식기구, 생물의약품 사용 권고 

천식은 만성 기도질환 중 하나다.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음을 동반한 호흡곤란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또 기침과 가슴 답답함, 천식 발작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발작적인 호흡곤란을 경험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다. 심할 경우에는 이러한 천식 발작이 생명을 앗아 가기도 한다. 

이에 세계천식기구에서는 중증 천식은 표현형에 따라 환자를 구분하고 이에 맞는 생물의약품을 추가해 증상을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면서 기존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의 사용은 줄이라 경고하고 있다.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장기 사용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듀피젠트 등 천식 치료 생물의약품 많지만…

중증 천식을 적응증으로 국내 출시한 생물의약품은 제법 많다. 다만 각기 다른 표현형과 범위를 표적하고 있다.  

유일한 급여가 적용된 생물의약품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을 표적한다. IL-5 억제제GSK '누칼라(메폴리주맙)'나 AZ '파센라(벤라리주맙)', 한독테바 '싱케어(레슬리주맙)'는 호산구성 천식을 적응증으로 가진다. 

이에 알레르기 항원에 의해 천식이 발병했다면 졸레어를, 호산구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누칼라 등을 통해 증상 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알레르기성 천식과 호산구성 천식을 포함해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성 천식에서까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도 있다. 

사노피 듀피젠트는 ▲호기산화질소(FeNO) 수치가 25ppb 이상인 천식 ▲알레르기 항원에 의해 유발되는 천식 ▲호산구 수치가 높은 천식·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는 천식 등을 포함하는 제2형 염증성 천식에서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에 세계천식기구는 기존 생물의약품으로도 증상 조절이 어려울 경우에는 제2형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듀피젠트로 치료제를 변경하도록 권고한다. 

실제 듀피젠트의 치료 기준에 부합하는 중증 천식 환자는 약 73%로, FDA에서 승인한 생물의약품 중 가장 광범위한 환자군을 커버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의료계는 생물의약품 전체에 대한 국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국이나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과 비교해 생물의약품 급여 인정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탓에서다.  

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지영구 교수는 "치료 환경의 극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졸레어만 급여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증 천식환자의 표현형에 맞는 적절한 생물의약품을 선택해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구용 스테로이드 언제까지 처방해야 하나?

또 의료계는 국내 천식 치료제 사용의 제한으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방률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 교수는 "천식은 심한 감기 정도로 생각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의 천식 치료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며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국내 천식에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방률은 36.3%로 매우 높은 편인데, 이는 생물의약품 접근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사용으로 인해 국내 천식 입원율과 사망률도 선진국 대비 높다는 점이다.  

실제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천식으로 인한 인구 10만 명 당 입원율은 지난 2017년 기준 81.0명이다. 이는 OECD 전체 평균인 인구 10만 명 당 41.9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

또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미국의 1.1명이나 일본의 0.7명과 비교해 3~4배 더 높은 3.2명이다.

지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한 듀피젠트 등의 치료 옵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비용부담으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처방해야 하는 상황은 의사로서 매우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 일각에서는 생물의약품을 통해 중증 천식 환자들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관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생물의약품에 대한 급여 적정성에는 국가의 재정부담 뿐만 아니라 중증 천식 환자들의 질병부담과 생물의약품별 비용 효과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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