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64.8% '대상포진'‥새 백신 등장 덕에 '예방접종'도 활성화

2021년 대상포진 진료인원 72만2,257명‥총진료비는 1,661억 원
지난해 말 '싱그릭스' 출시, 예방접종 분위기 새롭게 전환‥개원가 및 상급종합병원도 큰 관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4-20 12:0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50대 이상이 64.8%를 차지했다.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70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고, 특정 신경 속에 오랫동안 숨어 있다가 우리 몸의 저항력이 약해질 때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신경에 손상을 줘 통증과 이상감각을 일으키고, 그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 수포 등을 일으킨다.

이처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은 최근 새로운 백신의 등장으로 '예방접종'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특히 개원가를 넘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면역저하자에게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상포진(B02)'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발표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2017년 70만5,661명에서 2021년 72만2,257명으로 1만6,596명(2.4%)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0.6%.

주목되는 부분은 '연령대'다.

2021년 기준 대상포진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72만2,257명) 중 60대가 23.8%(17만2,144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2.4%(16만1,518명), 40대가 15.9%(11만4,682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2.6%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0.4%, 40대가 16.6%였다. 여성의 경우도 60대가 24.7%, 50대가 23.6%, 40대가 15.4% 순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 환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17년 1,484억 원에서 2021년 1,661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1.9%(177억 원)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2.9%이었다.

건강보험 총 진료비 구성비 연령대는 60대가 25.4%(42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0.6%(343억 원), 70대가 15.4%(256억 원)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60대가 각각 24.3%(160억 원), 26.1%(26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상포진에서 의사들이 가장 염두하는 점은 '극심한 통증'이다.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PHN)'이다.

PHN은 대상포진 후 수포가 발생한 자리를 따라 신경통으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 주에서 길게는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이 신경통은 만성 피로, 수면 장애, 식욕부진,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강연승 교수는 "어렸을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이 질환을 일으킨다. 따라서 몸이 약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나, 심하게 피곤한 사람에게서 대상포진이 잘 생긴다. 나이가 많고,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또한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초기 감염이 확장되지 않게 하고, 감염기간을 단축시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다.

대상포진 초기에는 피부병변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는 동시에, 대상포진 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 병변은 약물치료를 하면 대부분 2-3주 안에 치유된다. 그러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치료가 잘되지 않으며 심한 통증으로 잠을 잘 수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예방 백신' 접종을 지속적으로 권고해 왔다. 예방접종을 하면 대상포진이 발병하더라도 PHN와 같은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낮춰 대상포진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 대상포진 예방백신으 크게 약독화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나뉜다.

약독화 생백신으로는 한국MSD의 '조스타박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사용되고 있다. 조스타박스는 2009년 국내에서 허가받은 후 2012년 출시됐다. 이후 2017년 조스타박스와 비열등함을 증명한 스카이조스터가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말, 한국GSK의 사백신인 '싱그릭스'가 출시되면서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전환기를 맞이한 모습이다.

기존 국내 유통되던 생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일부를 변형시켜 제조한다. 생백신은 체내 증식을 통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면역저하 환자에서는 병원체의 통제되지 않는 지속적 증식에 의해 중증의 치명적인 반응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면역저하자는 생백신 접종이 불가하다.

반면 사백신은 병원체를 비활성화시키거나 독성만을 남겨 면역 반응을 나타나게 한다. 병원체가 인체 내에서 증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성을 회복하거나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S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백신인 싱그릭스는 이전에 금기됐던 면역저하자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며 10년 이상 90%의 예방 효과를 유지한다. 대상포진은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대상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통증인데, 싱그릭스는 PHN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싱그릭스는 현재 개원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싱그릭스 출시 초기에는 오히려 공급 물량이 금방 소진될 수도 있다는 입소문 탓에 경쟁이 붙기도 했다.

그런데 싱그릭스는 기존 백신 대비 상당한 고가다. 이에 개원가는 싱그릭스의 접종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더불어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병에 취약한 암 환자에게 싱그릭스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생백신은 백혈병, 림프종, 골수나 림프계 침범 소견이 있는 악성 종양 환자, 선천적 또는 후천적 면역 결핍 상태에서는 접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싱그릭스는 면역저하자에게도 좋은 효과를 보여줘,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면역저하자에게 싱그릭스를 언제 맞출 것인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사들은 향후 암 환자들에게 '대상포진 예방 접종'이 필수 과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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