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셋티오 업은 한미약품 '롤베돈'…추진력 얻나

스펙트럼에 연간 6000만 달러 투입…현금흐름 두 자릿 수 증가 예측
롤베돈, 4월부터 美서 환급 대상 의약품…다국적 임상 3상 결과 발표

신동혁 기자 (s**@medi****.com)2023-04-27 06:07

[메디파나뉴스 = 신동혁 기자] 한미약품의 미국 유통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어셋티오 홀딩스에 인수되면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베돈(국내명 롤론티스)'의 판로 확보에 추진력이 더해졌다. 이를 통해 그간 상장폐지 이슈에 시달려온 스펙트럼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펙트럼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롤베돈 판매로만 약 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후 불과 4달 만에 얻은 성과다. 

롤베돈의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된 셈이지만, 518억 가량의 판관비를 지출한 스펙트럼은 같은해 11월 FDA로부터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승인을 거절당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기존 164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86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운영비를 45% 가량 줄였다. 포지오티닙 개발도 잠시 뒤로 미뤘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핵심 사업인 롤베돈 판로에 지속 투자해왔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이는 롤베돈의 성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내려진 결정이다. 실제로 롤베돈은 지난해 4분기에만 70개 공급업체에 판매됐으며,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의 종양학 커뮤니티에서도 입지를 다진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CCN)'가 제시한 열성 호중구감소증의 예방 및 치료 가이드라인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심평원에 해당하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 관리기구(CMS)는 이달부터 롤베돈에 '영구 상환 J코드'를 적용 중이다. 이는 롤베돈이 미국 공공보험 환급 대상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것으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낮아져 매출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여기에 어셋티오의 자금력까지 더해져 롤베돈의 상승 기류는 거세졌다. 어셋티오는 스펙트럼의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연간 약 6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는 2024년까지 스펙트럼의 주당순이익(EPS) 및 현금흐름이 두 자릿 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주력 제품인 항염증제 인도메타신(Indocin), 구강용해 필름제 심파잔(Sympazan) 및 건선 치료제 오트렉스업(Otrexup)에 롤베돈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면서, 향후 투자 유치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

홍보 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대외적으로 임상 관련 메시지를 전달할 시, 스펙트럼의 영업 네트워크에 어셋티오의 디지털 플랫폼 역량이 더해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

지난 26일 국내에서도 유의미한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차의대 분당차병원 암센터 문용화(혈액종양내과), 김승기∙이승아(외과) 교수팀은 2016년 8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롤베돈의 다국적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 5.036)' 최신호에 실렸다.

이 임상은 국내 최다 1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기존 치료제인 뉴라스타 투여 시 4등급 호중구감소증 지속 기간이 0.44일에서 롤베돈 투여 시에는 0.17일로 짧아진 것을 확인했다. 흔한 부작용인 근골격계 통증이 기존 치료제 보다 7.2% 높게 나타났지만, 진통제로 조절이 가능해 유효성과 안정성도 확인했다.

호중구 감소증이란, 혈액 내 백혈구에서 호중구의 양이 정상인보다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세균이나 곰팡이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항암제 치료 과정에서 두드러지며, 일반인에게도 선척적 혹은 후천적 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지난 25일(미국 현지시간) 한미약품의 미국 유통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미국 제약회사 어셋티오 홀딩스와 피인수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어셋티오는 스펙트럼의 모든 발행 주식을 취득하기로 합의했으며, 올 3분기까지 인수 절차를 밟는다. 

이번 인수계약으로 스펙트럼 주주들은 스펙트럼 1주당 어셋티오 0.1783주와 최대 1.34달러의 조건부가격청구권(CVR)을 얻는다. 어셋티오 주주는 전체의 65% 주식을 할당받고, 스펙트럼 주주는 전체의 35%를 할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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