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체제 경쟁…치료제 없는 'RSV'가 관건

화이자‧GSK 선두…유바이오‧SK바사‧일양약품 뒤따라
유바이오로직스, 면역증강기술(EulMT) 적용한 백신 개발 중

신동혁 기자 (s**@medi****.com)2023-05-06 06:07

[메디파나뉴스 = 신동혁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기승을 부리자, 글로벌 빅파마들은 엔데믹 시기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모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RSV 예방 백신을 최초로 승인했다. 화이자도 5월 중 발표될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국내사들도 뒤이어 RSV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그간 관심도가 부족했던 분야인 만큼, 출발이 다소 지체된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면역증강기술(EuIMT)을 적용한 유바이오로직스의 RSV 백신 연구가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의 새로운 과제로 선정됐다. 이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다.

RSV는 호흡기를 감염시켜 부비동염‧인두염‧기관지염 등 각종 상기도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독감과 함께 번지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나와있지 않다. 영‧유아 및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RSV 취약군으로, 가벼운 감기 증상이 하기도염으로 악화돼 만성 폐질환 및 선천성 심장질환 등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영아들은 사망률이 높다. 영‧유아 9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RSV 환자의 67%는 2세 미만으로, 5.4%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세계에서는 매년 영‧유아 약 10만명, 고령층 약 1만4000명이 RSV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과 홍콩의 튄문병원에서는 신생아 RSV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기회로 유바이오로직스는 2년 9개월 동안 RSV 및 자궁경부암(HPV) 사업 부문에서 각각 19억 2500만원씩 총 38억 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해당 면역증강기술은 체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해 면역반응을 높이는 방식이다. 두 백신 모두 시장성이 큰 제품인 만큼, 국산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위해 2017년 11월 한국과학기술원(KIST)로부터 인간 면역체계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TLR4'에 작용하는 면역증강제 'EcML'의 사용실시권을 얻어냈다. 또한 자체 제조기술을 도입해 대량생산을 위한 플랫폼을 제작했다. 사측은 이 플랫폼을 RSV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HPV, 대상포진 등 다양한 백신 개발에 활용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펜데믹 초기에 주문자위탁생산(OEM)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1호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만들었던 만큼, 이러한 체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백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협력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한 RSV 백신을 구상 중이다. 향후 5년 간 기존 투자금액의 약 5배에 이르는 2조 3800억원을 백신 개발에 투자할 방침이다.

일양약품은 RSV, 메르스, 프리온(광우병) 치료제 등 난치성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 신약을 개발 중이다. 매출액의 약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자체 신약의 적응증 확대와 해외수출을 위한 꾸준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의약품 및 물질개발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편, 글로벌 RSV 백신 시장은 2030년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한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376억 5000만달러(약 50조) 수준에서 2021년 413억7000만달러(약 55조) 수준으로 커졌다. 2026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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