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에서 백조로"…의료AI 기업 주식시장 훈풍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의료 AI 기업들 최근 52주 최고가 경신 
루닛·뷰노는 최저 주가 대비 기업가치 4배 상승하기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5-25 06:0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아온 의료 AI 기업들이 최근 '블루칩'으로 거듭났다. 의료 AI 사업화를 위한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서면서다.

주요 의료 AI 기업인 루닛과 뷰노, 제이엘케이 등은 주식시장에서 연중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의료 AI 상장기업인 루닛과 뷰노, 제이엘케이의 기업가치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루닛, 시총 1조원 근접…MSCI 지수 편입도  

가장 주목받는 의료 AI 기업은 루닛이다. 루닛은 24일 전일(23일) 종가기준 11.02%나 상승하며 7만9,600원에 마감했다. 이로써 루닛은 의료 AI 업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9,823억원)에 근접했다.  

루닛은 상장했던 지난해 7월 3~4만원 대를 유지하다 9월 들어 2만원 대로 하락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11일에는 1만9,850원을 기록하며 상장 후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로 인한 투자 감소와 매출 대비 영업손실 폭이 컸기 때문. 
출처 = 한국거래소, 메디파나뉴스 재구성.
하지만 루닛은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약 1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업성이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루닛의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가 국내외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면서다. 

더불어 루닛은 지난 16일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스몰캡(Global Small Capital) 지수에 새로 편입돼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본 유입도 기대된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 발표하는 지수로,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특히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펀드의 주요지표로 추종되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특정 지수의 구성종목에 투자하는 여러 패시브 펀드(Passive Fund)가 MSCI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이번 MSCI 지수 편입을 통한 투자금 유입은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뷰노도 해외시장 본격 진출 추진에 기업가치 상승  

같은 의료 AI 기업 뷰노도 해외시장 진출 추진에 최근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24일 뷰노의 종가는 2만1,000원으로 지난해 10월 13일 5,070원에서 약 4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뷰노의 시가총액은 2,399억원으로 2021년 상장 초반 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출처 = 한국거래소, 메디파나뉴스 재구성.
뷰노 역시 지난해 상반기 AI 진단 솔루션에서 생체신호 예측 솔루션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데다 해외 진출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그간 뷰노는 국내 사업에 주로 치중해왔다. 

실제 뷰노는 올해 1분기 생체신호 예측 솔루션에서만 약 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1분기 전체매출의 약 67.6%를 차지할 정도. 

여기에 뷰노는 올해 안에 미국 FDA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임상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허가가 기대되는 제품으로는 '뷰노메드 딥브레인'(딥러닝 기반 뇌 MRI 영상 분석 솔루션)과 '뷰노메드 LungCT AI'(흉부 CT영상 폐결절 분석 솔루션) 등이다. 

특히 회사 측은 주요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매출의 50% 가까이를 해외 매출 비중으로 두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제이엘케이도 뇌졸중 AI 솔루션 국내외 판매 확장

의료 AI 1호 상장기업인 제이엘케이도 지난 24일 연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제이엘케이의 주가는 전일 종가 보다 5.64% 오른 8,800원을 기록한 것.

제이엘케이 역시 자사 주력제품인 뇌졸중 AI 솔루션에 대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출처 = 한국거래소, 메디파나뉴스 재구성.
이에 뇌졸중 AI 의료 솔루션에 대한 지난해 미국, 일본 현지 특허 등록을 마친데 이어 최근4월에는 중국 특허 등록도 마쳤다.   

여기에 의료 AI 첫 인정 비급여 솔루션인 'JBS-01K'(뇌졸중 유형 분류)도 비급여 한 달 만에 국내 대형 의료기관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

실제 JBS-01K은 최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등을 시작으로 약 48개 국내 상급ㆍ종합병원에 안착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의료AI 솔루션이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 MRI, CT 촬영 시 건당 매출이 발생될 것"이라며 "또 시장에 정착되면 높은 점유율을 통해 큰 폭의 매출도 일으킬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병원에 도입이 가속화됐다는 점은 이를 더욱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심·챗GPT·정부 정책에 의료 AI산업 잠재력까지 맞물려  

의료 AI 기업들의 주가 랠리에는 투자심리 회복에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는 투심 위축으로 코스닥 지수가 700 아래로 떨어졌지만, 올해 3월 초부터는 800선을 회복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다. 

여기에 올해 초 미국 오픈AI의 챗봇 ChatGPT로 촉발된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진 점도 한 몫 한다. 의료 AI 기업들의 대표 솔루션 역시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영상분석을 통해 정밀·예측의학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 의지도 이들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제도'를 통해 혁신의료기기의 의료현장 진입 시기를 앞당겼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AI, 빅데이터,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혁신의료기기가 의료현장에서 더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부터 사용까지 기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단축시켰다.

또 지난 2월에는 윤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 루닛 서범석 대표를 참석시키는 등 의료 AI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의료 AI산업의 잠재력이다. 증권가와 의료계 등은 의료 AI가 성장성이나 확장성에 있어 큰 시장임은 분명하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21억 달러에서 2025년 362억 달러로 연평균 50.2% 성장할 거란 전망에서다.  
 
미래에셋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루닛 종목보고서에서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생했다"면서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스러우나 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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