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근무자, 인력·임금·업무 불만족 상당 여전…병원 간엔 차이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실태조사' 진행
4만여명 참여·응답…'인력수준' 항목 만족 응답률 24.1% 최저
임금·업무량 만족도 37%대로 낮아…병원 간 20%p 격차 보여
지방·국립대, 만족도 개선돼와…사립대·민간중소, 정체·하락세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2-23 13:3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보건의료 분야 근무자 절반 이상은 임금수준과 업무량, 인력수준 등에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종기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23일 오전 보건의료노조 산별 창립 25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가 진행한 '2022 보건의료노조 현장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조합원 4만2,87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낮은 항목은 '인력수준'으로 24.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인력수준 만족도를 병원별로 살펴보면, 사립대병원과 민간중소병원이 각각 20%, 23%로 낮은 편에 속했고, 지방의료원이 36%로 비교적 높았다.

안종기 교수는 "직장만족도에서 가장 불만족하는 항목이 '인력수준'에 대한 평가다. 2019년에는 18.8%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24.1%까지 여전히 가장 열악한 노동여건 항목으로 나타났다"며 "사립대병원은 2019년부터 16%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고, 이후 조금씩 상승하긴 했으나 매년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임금수준' 항목과 '업무량·노동강도'에 대한 만족도도 각각 37.1%, 37.8%로 다른 항목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안종기 교수는 "임금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다른 항목들에 비해 불만이 강한 항목"이라며 "30% 초중반대 수준 만족 비율이 20여년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량·노동강도에 대해선 "이 역시 임금수준과 유사하게 낮은 만족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2015~2016년에 30% 밑으로 떨어졌던 만족도가 2021~2022년에 38.7%과 37.8%로 상승한 점은 눈에 띈다"고 다소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두 항목을 병원별로 살펴보면, 우선 임금수준에서는 민간중소병원 근무자 만족도가 28%로 다른 병원에 비해 크게 낮았다. 47%를 나타낸 지방의료원과는 20%p(포인트)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나머지 특수목적공공병원, 사립대병원, 국립대병원 등은 비슷했다.

안종기 교수는 "지방의료원은 2009년 하위권 평가를 시작으로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오다가 2019년을 기점으로 만족도가 상승해 2021년과 지난해에는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며 "반대로 민간중소병원은 대체로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오면서 최근에도 만족도가 30%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업무량·노동강도 항목에서도 병원별 만족도는 지방의료원이 57%로 가장 높았다. 민간중소병원과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은 모두 35% 전후에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사립대병원은 32%로 가장 낮아, 보건의료분야 근무자가 느끼는 가장 혹된 병원으로 꼽혔다.

안종기 교수는 "업무량·노동강도는 '일과 생활의 균형' 항목과도 상호 연계된 것으로 이해 가능하다"며 "두 항목은 특히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 등 대형병원에서의 부정적 평가가 관측되고 있다. 반면 지방의료원과 특수목적공공병원은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의료원·국립대병원 '긍정적'-사립대병원·민간중소병원 '부정적'

고려대 연구팀은 종합적인 만족도 측면에서 지방의료원과 국립대병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방의료원은 2009년 이후로 직장만족도 항목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와 노동여건 개선이 가장 분명하게 이뤄진 곳으로 파악됐다.

인력수준, 임금수준 등 아직 미흡한 지표들이 존재하나, 평가항목 대부분이 과반의 만족도를 기록할 만큼 다른 병원에 비해서는 직장여건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안종기 교수<사진>는 "지방의료원은 업무만족도에서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인다. 자긍심은 80% 후반, 자율성과 능력발휘는 70% 후반 등을 나타냈다"며 "이 때문에 이직고려는 2018년 6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엔 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은 직장만족도 항목 대다수가 상승세 추이를 나타냈다. 고용안정과 인사승진. 업무량·노동강도 항목 상승이 두드러졌다.

안종기 교수는 "대체로 국립대병원이 양호한 상황"이라며 "업무만족도 역시 계속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직고려는 2018년 70%에서 감소하기는 했으나, 지난해 63%까지 큰 변동 없이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달리 사립대병원과 민간중소병원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사립대병원은 고용안정과 인사승진을 제외하고 다른 항목은 대체로 정체 경향을 보였다.

안종기 교수는 "임금은 다른 병원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노동여건 등에 대한 부담이 과도하다고 인식함으로써 인력수준, 업무량 등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절대수준에서는 낮다고는 볼 수 없으나 직장분위기·조직문화, 안전보건에 대한 평가도 2009년 이후로 유사한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무만족도에서 자긍심을 비롯해 자율성, 능력발휘, 장래성 등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가 관측됐음에도, 이직고려율은 지난해에 70%를 초과했다"며 "감성적·정서적 만족도가 이직고려 비율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중소병원도 고용안정과 인사승진은 완만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다른 병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작은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 다른 직장만족도 항목은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안종기 교수는 "직장만족도와 마찬가지로 업무만족도에서도 다른 병원들과 달리 정체 혹은 하락하는 경향이 관측된다"며 "자긍심 수준도 다른 병원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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