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최종 수가협상‥지난해와 다를 것인가, 반복될 것인가

2차 재정소위 전 가입자-공급자-공단 간담회, 서로 입장 공유하는 자리 마련
재정소위에서 협상 가능한 '밴드' 필요성 언급‥밤샘협상 탈피 가능할까
이미 공급자 의견 들었기 때문에 1차 제시된 밴드에서 큰 변동 가능성 없어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31 06:06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4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은 지난해와 다를 것인가, 아니면 반복될 것인가.

지난해 수가협상은 추가재정소요 값(밴딩)이 늦게 나오면서, 5월 31일에 시작된 최종 협상이 다음 날 6월 1일 아침에 이르러서야 종료됐다.

그래서 올해는 '깜깜이 협상'과 '밤샘협상'을 탈피하자는 하나의 목표가 설정됐다.

이를 위해 밴딩 결정 전 가입자-공급자-공단이 참여하는 간담회가 개최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새로운 수가협상 모형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0일 오후 2시, 가입자 단체와 공급자 단체가 만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약 1시간 30분 간의 만남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대한의사협회 김봉천 기획부회장은 "우리의 입장을 소명하고, 가입자 단체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는 처음이었다. 이러한 소통의 기회가 매년 발전한다면 한국 의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부회장도 "짧은 시간이지만 단체별, 각 유형별로 현장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가입자 쪽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고, 우리에게도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급자 단체는 가입자 단체 측에 의료체계 개선의 필요성과 저수가 정책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의료 수가가 OECD 평균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공급자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한 것은 밴딩의 확대다. 올해는 건강보험 재정이 24조 흑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밴딩의 상향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2023년의 경우 최저 임금 인상률(5%), 민간임금 협약 인상률(5.1%), 소비자물가 상승률(5.1%) 등 5%대의 사회적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공급자 단체는 최저 임금, 민간 임금, 소비자 물가 등이 모두 오른 상황에서 의료만 제자리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총 급여비 100조 시대에 밴딩은 재정 상태의 흑자, 적자 상황에 상관없이 2% 전후로 책정돼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밴딩은 ▲2016년 6,503억 원 ▲2017년 8,143억 원 ▲2018년 8,234억 원 ▲2019년 9,758억 원 ▲2020년에는 1조 478억 원이었다. 이후 2021년 9,416억 원으로 내려갔다가 2022년 1조 666억 원, 2023년 1조 848억 원으로 다시 높아졌다.

공급자 단체는 그간 밴딩은 2% 전후였고 이 수준으로 수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고 꼬집었다. 밴딩이라는 절대적 기준치를 미리 정하고, 이 한계선을 지켜야한다는 원칙이 고착화됐다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재정운영위 제2차 소위원회에서는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지난 30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된 2차 재정소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간담회에 대해 언급했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각 공급자 단체가 현재 겪고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을 공유했다. 올해 처음 열린 소통 간담회이기 때문에 공급자와 가입자 사이에 간극을 줄이는 데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소통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지는 '밴드'가 나와 봐야 안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2차 재정소위에서 환산지수와 관계된 기존 SGR 모형 이외에 1. SGR 개선 모형 2.GDP 증가율 모형 3. MEI 증가율 모형 4. GDP 인상률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으로 산출한 값을 1차 밴드를 정할 때 참고하도록 위원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2차 재정소위에서는 해당 자료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번 재정소위 위원 중 실제 수가협상 참여 경험이 있는 위원은 9명 중 3명 뿐이다. 나머지 6명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상세한 설명이 제공됐다는 전언이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과거엔 SGR 모형 하나만 갖고 논의를 했지만, 올해는 새로운 모형이 도입된다. 재정소위 2차 회의에서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에, 31일 2시부터 개최될 3차 재정소위에서 1차 밴드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 가지 공급자 단체들에게 희소식인 부분이 있다. 재정소위 위원들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협상이 가능한 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이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재정소위는 협상 불가능한 밴드를 줘 시간 끌기를 하지 말고, 협상 가능한 밴드를 제공해 밤샘협상을 탈피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공급자 단체에게 아쉬운 점도 있다.

과거엔 1차 밴드 공개 후 공급자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시된 2차, 3차 밴드가 소폭 상승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올해는 초기에 제시한 값에서 밴드가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급자 의견을 이미 들은 상황이므로 차수를 늘려도 작년만큼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재정위 위원들이 많이 교체됐기 때문에, 밴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위원들 중에는 언제 시작해도 밤샘협상이 되지 않겠냐는 회의론도 있었다. 밴드가 어떻게 정해질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각자 소속된 가입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31일 밴드가 정해질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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