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유방암 환자, 전이 의심 없으면 겨드랑이 수술 안해도 생존율 차이 없어"

한양대병원 외과 차지환 교수팀, 유럽 종양 외과 저널에 논문 발표
차지환 교수 "고령 유방암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 임상적 근거 활용 가능"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12-06 14:58

70세 이상 고령 유방암 환자 가운데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표준 술기처럼 여겨지는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생존율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양대학교병원은 외과 차치환<사진> 교수팀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차 교수팀은 유럽 종양 외과 저널(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70세 이상 임상적으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유방암 환자에서 겨드랑이 수술이 생존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유방암이 진단된 상당수의 환자에서 유방 부위의 수술과 동시에 겨드랑이 림프절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는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미국 종양외과 연구자학회 'Z0011' 연구가 발표된 이후에는 겨드랑이 림프절에 1~2개의 암전이가 발견되더라도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지 않고 작은 절개창으로1~3개 정도의 림프절 조직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판별하는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술기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감시 림프절 생검술'도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상처 감염, 장액종이나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생검술을 위해서는 겨드랑이 부위에 추가적 절개가 필요하다.

차 교수팀은 한국유방암학회 등록사업위원회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70세 이상 유방암 수술 환자 3000여 명의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에 따른 생존율을 분석했다. 진단 당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708명 환자를 3:1 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비교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림프절 곽청술 및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한 531명의 생존율과 시행하지 않은 177명의 생존율 간에 통계적인 차이점이 없음을 밝혀냈다. 또한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유방암 환자의 5년 후 사망률도 3.3%로 매우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차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30% 정도가 70세 이상 고령의 유방암 환자이지만, 고령 환자에서 유방암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낮추는 임상 연구는 거의 없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 유방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선별적으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5년 생존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의 유방암 환자 중 일부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겨드랑이 수술 자체를 생략하는 '맞춤형 수술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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