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구독경제"...일회용 '팁(Tip)'이 피부미용기기 社 성장 이끈다

피부미용기기 핸드피스 끝에 끼우는 각설탕 크기의 소모용 '팁' 
국내 제조사 누적 장비 판매 대수 쌓이며 수익성 높은 팁 매출도 확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1-04 06:0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넷플릭스나 아마존, 유튜브, 쿠팡 등. 이들은 월정액 방식의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른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모델의 대표 기업들이다.  

구독경제와 성격은 좀 다르지만 이 같은 매출 구조를 만든 국산 의료기기 회사들이 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 회사인 제이시스메디칼, 원텍, 루트로닉 등이다. 각설탕 크기만한 소모용 팁(Tip)을 통해서다. 

팁은 피부과 의사들이 환자 얼굴에 미용 시술을 할 때 쓰는 핸드피스 끝에 달린 일회용 도구로, 비침습 형태와 많게는 49개의 촘촘한 바늘로 구성돼 있다.    

이 작디 작은 소모품은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사들의 매출 구성에 있어 최근 효자 품목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사들의 소모품 매출 비중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RF(고주파) 의료기기 올리지오 주력으로 판매 중인 원텍은 자사 쇼핑몰 원텍몰 내에서 올리지오 팁에 대한 최근 주문량 폭증을 겪고 있다. 

올리지오는 지난 2020년 6월에 원텍이 출시한 미용의료기기로, 피부에 고주파를 조사해 발생된 열로 조직을 자극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여기서 올리지오 핸드피스의 끝 부분에 '팁'을 끼운다. 이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환자 얼굴 피부 상태에 맞춰 비침습적 형태로 고주파를 조사한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인 만큼 환자 한 명당 한 개 이상의 팁이 소모되는 상황.     

원텍은 올리지오 출시 당시 이 소모용 팁을 프로모션으로 제공했었다. 하지만 올리지오 판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이 소묘용 팁을 지난 2021년 유료로 전환했다.

그러자 지난 2021년 원텍 전체 매출의 6%에 그치던 팁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원텍 전체 매출의 21%로까지 확대됐다. 

제이시스메디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상황. 제이시스메디칼은 RF, HIUF(초음파), 레이저 등 피부미용 의료기기 라인업을 갖춘 업체로 RF와 HIFU 판매 비중은 각각 46%, 26%이다.

그 중 주력 의료기기는 RF 포텐자인데 이 제품도 올리지오와 마찬가지의 방식이다. 핸드피스 끝에 소모용 팁을 끼우고 환자 얼굴에 직접 갖다댄다.

다만 포텐자의 경우 비침습 핸드피스 전용 팁과 침습 전용 팁으로 구성돼 있어 올리지오 보다 소모품 구성이 더 다양하다. 

특히 촘촘한 바늘로 구성된 침습 팁의 경우 니들(바늘) 갯수에 따라 16Tip에서 많게는 49Tip까지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그런 만큼 제이시스메디칼의 제품 전체 매출 중 소모품 매출 비중은 원텍보다 더 크다.
(왼쪽 위 순서대료) 원텍 올리지오 팁, 제이시스메디칼 포텐자 팁, 루트로닉 지니어스 팁. 

2022년 3분기 제이시스메디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트리지나 팁 등 소모품 매출액은 약 34억 원으로 전체 비중의 40%를 차지한다. 

이 회사의 디바이스 매출 비중이 57%인 것과 비교하면, 매출 구성은 사실상 양분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이에 DS투자증권 안주원 연구원도 최근 제이시스메디칼의 실적 증가를 예상하면서 "소모품 판매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피부미용 장비 업종 내에서 차별화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피부미용 레이저기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루트로닉도 자사 의료기기 지니어스 팁을 통해 소모품 매출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니어스는 루트로닉의 첫 미국 제조 제품으로 2019년부터 판매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도 25~49개 정도 솟아나 있는 니들RF 팁를 통해 피부표면에 고주파를 발생시킨다.

루트로닉의 전체 매출 비중 중 소모용 팁의 매출 비중은 약 5.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의 해외 판매 증가는 곧 팁의 '구독경제'를 통한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한 번 특정 회사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경우 다시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바꾸기 전까지는 그 특정 소모용 팁만 구매해 써야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모용 팁의 경우 각 회사 제품간 호환이 되지 않으므로 계속 해당 회사의 팁을 구매해야 한다"면서 "뛰어난 제품력으로 지난해 각 제품들의 글로벌 수출이 늘어났던 것 만큼, 소모용 팁의 글로벌 수출액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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