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문가' 줄어드는 현실… 고민 깊은 내분비학회

진료 외 시술 없어 비인기… 대학병원도 내분비의사 부족 체감
"혈당관리, 환자 수술·회복에도 영향… 병원급 내분비의사 채용 기준 마련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1-25 06:02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당뇨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내분비내과 분과전문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병원 취직도 조건이 좋지 않은 데다 개원도 당뇨 전문의로서 선배들과 경쟁해야 해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지속적인 지원율 하락에 이미 대학병원급에서도 내분비내과 전문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보험이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학회 고민을 공유했다.

김 보험이사에 따르면 한 때 30~40명에 육박하면 내분비내과 분과전문의 지원이 지난해 14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12명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내과 분과전문의는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내분비-대사, 신장, 혈액종양, 감염, 알레르기, 관절류마티스 등 9개 분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소화기나 신장 등은 지원이 많지만 내분비, 알레르기, 관절류마티스 등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소화기내과는 내시경, 신장내과는 투석 등 진료 외 시술이 있어 수익이 되는 구조지만, 내분비내과가 전문성을 갖는 당뇨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 당뇨 환자도 숫자가 많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젊은 의사 입장에서는 선배들과 경쟁하며 안정적으로 환자를 확보하는 궤도에 오른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김 보험이사는 "내분비내과는 상대적으로 병원 취직 페이가 약한 데다 승진 스트레스도 받아야 한다"며 "여기에 개원도 쉽지 않으니 젊은 의사들이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원이 줄어들면서 이미 대학병원에서도 내분비내과 의사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퀄리티 있는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사 수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그는 "내분비 의사 한 명이 나가거나 정년퇴임하면 충원이 돼야 하는데, 이미 충원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전문적인 당뇨 진료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분비학회는 대안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은 내분비내과 의사를 일정 수준 채용토록 하는 기준을 구상하고 있다. 내분비내과 개입이 필요한 '혈당 관리'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병원에 입원하는 당뇨 환자는 까다로운 상태인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혈당 관리를 위해 내분비내과 개입이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로 입원한 환자도 1000명 중 150명은 당뇨가 있는 상황에서, 혈당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수술 결과나 수술 후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분비내과 개입이 전반적 진료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보험이사는 "지금 수가 구조에서는 협진 컨설트가 난 환자에 대해서만 내분비내과 의사가 개입을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논의해 기준을 만드는 등 내분비내과 의사 개입을 통해 전반적 진료 질을 높이는 상황을 확대하면 입지가 강화되고, 지원율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