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예산 변경에 어수선한 공공심야약국, 반전 카드 나올까

시범사업 두 달 지났는데 예산 변경, 변화 불가피… 성취감에서 아쉬움으로
'공공' 본질보다 '예산'만 부각… 내실있는 데이터, 홍보 방안 통해 대안 마련할 때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2-09-20 06:07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정부 지원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이 두 달을 넘어선 가운데 운영 예산 변경이라는 변수를 만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내년도 정부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업 예산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진 만큼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지원을 이어가기 위한 반전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정부 예산 확보로 약사사회가 고무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그동안 지자체별로 제각각 이뤄졌던 공공심야약국 지원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10여 년간 이어진 공공심야약국 운영 성과가 정부 지원 시범사업으로 귀결됐다는 성취감도 한 몫했다.

그러나 막상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준비 과정부터 시범사업 시작 이후에도 약사들이 느꼈던 고무적 반응이 나오기보다 여기 저기 균열만이 나타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는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에 대한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방안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예산 확보라는 성과를 확실한 결과로 이어지게 만드려면 단계적인 준비 과정부터 설득을 위한 근거 마련, 국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만들어야 했음에도 크게 드러난 부분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과정에서 약사 인건비 쟁점부터 지원금 지급 지연 논란, 운영 예산 변경 등 공공심야약국이라는 본질보다 예산과 관련된 이슈들만 부각이 됐다. 

특히 기재부 등 정부 부처 간 예산 배정 협의 과정에서 약국 지원금과 홍보비 예산이 변경되면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예산 재분배와 추가 약국 모집 등 변화가 예고된 부분은 공공심야약국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씁쓸한 조치로 비춰지고 있다. 

당초 상대적으로 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비도심형 약국에 대해 도심형보다 250만원을 더 지원하기로 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부분도 있지만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예산 지원 철회가 결정되며 사명감에 참여한 약사들에게 예산 문제로 사기가 꺾이는 상황도 나타났다. 

물론 재조정된 예산을 통해 추가로 약국을 모집해 나머지 3개월 간의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약국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결과로 귀결되는 모습이지만 약사사회가 기대했던 시범사업의 모습은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됐을까. 공공심야약국은 지난 10여 년간 국민들의 취약시간대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많지 않은 지원금을 받으며 봉사와 희생을 통해 끌고온 사업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참여했던 약사들의 노하우와 제각각 흩어져있기는 하지만 수많은 국민들이 심야시간에 약국을 찾았던 데이터들이 남아있지만 기대가 컸던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어느 것 하나 활용되지는 않았다.

시범사업이 두 달이 넘게 진행되며 쌓인 데이터나, 그동안의 운영 사례 등도 크게 부각되지 못한 채 예산 문제만 언급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 대한약사회가 대외적으로 내세운 것이 '공공심야약국 사진공모전'에 그친다는 점도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이 가진 중요성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약사회가 추가 예산이나 공공심야약국 제도화를 위해 열심히 국회를 설득하고 있지만 심야시간에 약국이 문을 열어도 괜찮겠다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약사회가 올해 말 시작될 예정인 화상투약기 실증특례를 앞두고 대안으로 공공심야약국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만큼 진행 중인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을 통해 의약품 접근성 확대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남은 기간 공공심야약국이 필요하다는 선언적인 구호가 아닌 국민들이 공공심야약국을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반전 카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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