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건보공단 직원의 46억 횡령‥ "대대적인 쇄신 필요"

국정감사에서도 건보공단 직원 횡령 관련 이슈 거듭 지적
건보공단, 지난해 7년 연속 청렴도 1등급이라며 자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24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약 46억 원(추정)을 횡령했다는 사실에 온 국민이 들끓고 있다.

공단은 지난 22일 오전 업무점검 과정 중 본부 재정관리실에서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3급 팀장 최 모 직원이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 보류됐던 진료비용 약 46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 씨는 지난주 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피의자는 공금을 횡령하고자 채권자의 계좌 정보를 조작해 진료비용이 본인 계좌로 입금되도록 6개월 간 계획적으로 처리했다. 입금 시점은 2022년 4월~7월 1억, 9월 16일 3억, 9월 21일 42억으로 최 씨는 3차례 분기마다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요양급여 비용을 전산상 지급됐다고 허위 표시한 뒤 개인 계좌로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결재하면 상사인 실장까지 자동 결재되는 '위임전결 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인지 즉시 원주경찰서에 해당 직원을 형사 고발했고, 계좌동결을 조치했다. 아울러 최대한의 원금회수를 위해 예금채권 가압류 조치 등 채권 보전 방안을 진행 중에 있다.

공단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현금지급 관련 업무 전체에 대해 신속히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현금지급을 수행하는 부서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업무 전반에 대한 교차점검 프로세스 누락 여부를 점검하고, 고위험 리스크 관련 부서에 대해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가 이뤄지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직원은 국민이 매달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는 준공직자다. 이 때문에 기관에서는 도덕성을 매우 크게 요구한다.

그리고 최근엔 공공기관의 윤리성과 청렴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자그마치 46억 원이나 되는 횡령 사건이 발생하자,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단 직원의 횡령은 국정감사에서도 주기적으로 나오는 지적 사항이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2008~2011년 건보공단 임직원 8명이 총 5억1,000만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횡령 사유는 보험료 과오납 환급금 횡령, 경매배당금, 만성신부전 요양비 공금 횡령, 보험료 횡령 등 다양했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공단이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자와 견책·감봉 된 경징계자 총 142명에게 지급한 성과급이 3억3,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징계 직원 중 절반 가량인 69명은 공금횡령, 금품수수, 성희롱 등으로 파면·해임된 중징계자들이지만 공단은 이들에게도 1억1,6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건보공단의 징계제도에는 '중앙징계위원회'와 '보통징계위원회'가 있다.

이 중 중앙징계위원회는 ▲본부, 연구원, 인재개발원 직원 및 지역본부와 지사의 3급 이상 직원이 관련된 건, ▲2개 이상의 지역본부, 관할 지역본부를 달리하는 2개 이상의 지사 또는 지역본부와 관할 지역본부를 달리하는 지사에 소속된 직원들이 관련된 건, ▲재심청구건, ▲그 밖에 이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건에 의해 열릴 수 있다.

보통징계위원회는 해당 지역본부 및 관할지사의 4급 이하 직원이 관련되면 열린다.

징계 종류에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강봉, 견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 처리가 된다. 파면된 직원은 신분 박탈 및 5년 간 임용이 불가하다.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해임 처리된다. 해임된 직원은 신분 박탈 및 3년 간 임용이 불가하다.

또한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횡령이 적발되면 징계처분 외에도 '징계부가금'을 별도로 부과하도록 돼 있다.

알리오에 공시된 건보공단의 징계처분 결과에 의하면, 2017년 5월 금품수수로 인해 파면 1건, 2017년 9월에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해임 2건이 보고됐다.

이후 2018년 8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 2018년 12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 2019년 3월 개인정보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 2019년 4월 개인정보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고발), 2019년 6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파면 1건과 금품수수으로 인한 파면 1건(고발), 2019년 8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 2020년에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해임이 1월 1건, 4월 4건이 발생했다.

2021년 1월에는 금품수수로 인한 파면이 2건, 2021년 6월 금품수수로 인한 해임 1건, 2021년 7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임 1건, 2021년 9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파면 1건, 2021년 11월 개인정보의무위반으로 인한 파면 1건이 보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가 꾸준히 상위권이다.

실제로 공단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계속 종합 청렴도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공단은 공직유관단체 최초 종합 청렴도에서 7년 연속 최상위를 달성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공단은 이와 같은 청렴도 유지 비결에 대해 고위직의 솔선수범을 유도하는 등 청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임직원 윤리·행동강령 점검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반부패 및 청렴도 의식을 크게 강화시킬 수 있었다고 자찬했다.

하지만 이번 거액의 횡령 사건은 그동안 공단이 쌓아올린 성과에 실금이 가게 만들었다. 국민의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에서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민낯을 보여준 셈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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