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대학병원 조직 문화‥'MZ세대'에 맞춰 수평적 변화

권위나 지위 아닌, 수평적 호칭 '선생님' 사용‥병원 운영에 젊은 구성원 의견 반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2-03 06:0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다국적 제약사 업계에는 부장, 차장, 과장이란 호칭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름 뒤에 '님'을 붙이거나,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권위나 지위가 아닌, 수평적 호칭을 사용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벽을 허물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대학병원에서도 조직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친 MZ세대는 트렌드를 주도하고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주요 계층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 문화'를 버리고 '열린 문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최근 대학병원들은 상호 존중과, 협력하는 조직 문화를 위해 과감하게 국문 직함을 없애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9년 개원 25주년을 맞이해 전 구성원의 호칭을 '선생님'으로 단일화했다. 

그리고 모든 직종을 케어기버(Caregiver)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는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퇴원할 때까지 최상의 치료 성과를 만드는 삼성서울병원의 최고의 전문가를 뜻한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원에 있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모든 직원이 원팀(One team)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울산대병원도 3월부터 직원 호칭을 '선생님'으로 통일한다. 다만 업무 권한과 경계 구분을 위해 직책자 호칭은 유지한다.

이번 결정은 울산대병원 노사간 합의로 이뤄진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울산대병원 노사는 조직 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2022년 단체교섭을 통해 새 제도 도입을 합의했다.

연세의료원의 경우 병원 운영에 MZ세대 증가에 발맞춰 젊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다. 2030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컬쳐보드는 세브란스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연세의료원은 올해부터 국내 병원계 최초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한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3개 병동에서 1년 동안 시범사업이 진행되는데, 이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병원 조직 내 MZ세대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상사 중심의 조직 문화는 점차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 근무 방식조차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시대다.

더불어 MZ세대는 평가와 보상 시스템에 대해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MZ세대가 강조하는 유연한 소통과 상호 존중 문화가 병원 내에서도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 건강한 조직 문화는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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