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통 큰 지원책이 필요하다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2-09-08 06:00

지난달 초 정부는 올해 안에 총 5000억 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출자금 1000억 원과 국책은행 출자금 1000억 원, 민간 투자 3000억 원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국내 기업의 백신 및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향후 펀드 규모를 1조 원까지 확대, 국내 기업이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데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후기 임상 등을 지원하는 메가펀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러한 요구에 정부가 화답한 것이었다.

정부의 발표에 업계 분위기도 대체로 긍정적이기는 했다. 정부가 펀드 조성에 나선 만큼 의미 있는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이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실망한 기색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내세운 펀드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최소 20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도 고작 두 개 파이프라인의 임상3상 비용 수준에 불과하고, 향후 1조 원까지 확대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의 수는 많지 않다.

이전까지 업계에서 메가펀드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제시했던 규모가 5~10조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에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에 대한 업계의 아쉬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에서는 발목을 붙잡는 정책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보건복지부가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방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것을 꼽을 수 있다.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도 정작 이를 뒷받침할 제도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

이쯤 되니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지원하는 시늉만 할 뿐 실질적인 지원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데에는 분명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혁신신약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일궈내려면 분명 그에 따르는 투자가 분명히 필요하며, 그 투자를 개별 기업이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것 또한 현실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할 제약·바이오산업을 위해 정부가 통 큰 지원에 나서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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