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거창한 여러 약속보단 실속 있는 하나가 좋을지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2-06 11:1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1.31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발표됐지만, 여전히 의료계는 편치 않은 듯하다.

이번 대책은 사회 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의료계 고민과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응급, 심뇌혈관질환, 소아, 산모·신생아 등에 대한 진료체계 개편,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고위험·고난도 수술 보상 강화 등은 대표적 예다.

다만 이번 대책을 바라보는 의료계 시선은 곱지 않다.

대책이 충분하지 않아서,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서, 실현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아서,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 같아서 등 불신과 불안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정책은 항상 완벽할 수 없다. 한정된 재원에서 최대 효율을 얻어내야 하기에, 모든 이에게 충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 곳곳에는 복지부가 고심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단순히 대책만 놓고 본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여지는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대책이 그저 계획에 그칠 수도 있다' 또는 '끝에 가서는 핵심이 빠지고 구색 맞추기만 될 것이다' 같은 의구심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 대책에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로드맵이 비교적 부족했다.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재정 추계나 예산 언급은 없었고, 실현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나 시뮬레이션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이번 대책에서 제시된 각 과제별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반드시 필수의료 강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책 규모와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온갖 이해관계와 예산 문제, 법 개정 등까지 모두 고려하게 되면 결국 '산넘어 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

한때 유행했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구절처럼, 이번 1.31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부만이라도 분명하게 추진하겠다는 정부 의지다.

차라리 겉치레를 덜어내고, 어려운 부분은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함께 주력할 수 있는 부분에 힘을 쏟는 것이 의료계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에는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저 이번 대책이 시작만 창대하고 끝은 미약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되지 않기만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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