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과 치료 신약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3-20 05:58

"보험 지원을 통해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닌, 조금 더 넓게 접근해 진정으로 한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난해 연말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 최신 지견을 듣고자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에서 소아·청소년의 급여 확대를 '사회안전망' 강화 측면으로 바라보자고 강조했다. 

사실 장 교수의 말처럼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 환자는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게 현실이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대다수가 소아기에 발생한다. 특히 청소년기가 되면서 얼굴, 목, 손 등 눈에 띄는 곳에 병변이 많이 생긴다. 

이로 인해 청소년 환자는 수면의 질, 학업, 교우 관계 스트레스가 극심해 삶의 질이 낮다는 연구도 쌓이고 있다.

그럼에도 소아·청소년의 아토피 치료는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다. 성인과 다르게 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소아는 성인처럼 기존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을 오래 사용할 수도 없다.

문제는 소아·청소년에게 있어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학업성적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소아 아토피 환자의 70%는 수면부족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소아·청소년 환자의 50% 이상은 불행하거나 우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며 "대인 관계 및 학업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환자들은 일상을 빼앗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환자의 고통으로 끝나는 게 아닌 환자 보호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에 따르면, 일반 자녀의 어머니는 스트레스, 우울, 자살충동이 크지 않았지만, 아토피피부염 유병 자녀 어머니는 스트레스, 우울, 자살 충동을 느끼는 비율이 크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장 교수도 메디파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짚었다. 

"아토피 신약 급여 적용이 청소년으로 확대된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 청소년 환자들의 가정이 좀 더 안정적이게 되고, 부모들이 각자의 역할을 최대한 수행할 수 있게 돼 사회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 가정의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사노피 '듀피젠트'에 이어 JAK 억제제 애브비 '린버크'와 화이자 '시빈코'도 소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서 급여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만 예정돼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상반기 중으로 급여 등재를 점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개발된 줄도 모르고,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장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와 피부과 전문의에게 적절하게 치료 받을 권리가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는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이러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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