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중심 벗어나 전인적 치료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인터뷰] 오진용 J&J MedTech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2-07-15 06:07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의료기기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수술, 정형외과, 심혈관질환 전인적 치료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사업부문은 지난 3월 기존 Johnson & Johnson Medical Devices에서 Johnson & Johnson MedTech로 사명을 변경하며 이같이 공표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활동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시점에 의료기기산업협회 전문기자단은 오진용 J&J MedTech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사진>을 만나 향후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들어봤다. 
Q: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은 최근 '디지털 기반 혁신 의료기업 비전' 발표했다. 기업의 장점과 타 회사들과 협력은?

A: 한국존슨앤드존스메디칼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의료 산업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많지는 않다. 

이런 노하우를 과학 기술 발전에 접목해 헬스케어 산업에 환자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부문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 부분은 디지털 방면 인재를 확보해 자체적 개발도 진행하지만 필요 시에는 기존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에 강점이 있는 회사들과 협력을 하기도 한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해왔다. R&D 예산의 절반은 내부에서 소화하며, 절반은 오픈 이노베이션 쪽으로 배분을 하고 있다.

Q: 한국존슨앤드존슨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A: 첫번째는 한국존슨앤드존슨은 다양한 사업분야를 하고 있기에 임상 경험이나 의료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 

130년 된 회사지만, 알렉스 고르스키 前CEO는 "우리는 130년 된 스타트업이다"는 말을 항상 했다. 그런 마인드로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다양한 질환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두번째는 의료기기(MedTech)와 제약·바이오(Bio-Pharma)쪽을 동시에 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계속 찾아갈 것이고, 이노베이션 쪽에서도 융복합적 기회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얀센이라는 훌륭한 제약·바이오 부문 사업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타 업체에 비해 장점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

Q: 한국존슨앤드존슨 산하 사업부가 나눠져 있다. J&J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합쳐져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은?

A: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MedTech, 얀센, 컨슈머헬스라는 세 개의 섹터(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컨슈머헬스는 분사가 예정되어 있고, MedTech과 얀센이라는 두 사업부가 남게 된다. 

두 개 사업부 사이에는 굉장히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각각의 마켓 레벨에서는 본인은 MedTech쪽을 담당하고 있고, 동료 중에는 얀센을 담당하는 사장이 있다. 

규제나 혁신적 제품에 대해 가치를 좀 더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에서는 얀센 담당자와 함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R&D 단에서도 바이오 기술과 의료기기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뭐가 있을지 실제로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인재 육성 부분이다. 세계에 훌륭한 의료기기 회사나 제약사들은 많지만 두 개의 사업부에서 글로벌 리딩 포지션을 확보한 회사는 존슨앤드존슨 뿐이다. 

Q: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있는가? 또한 주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는지?

A: 협업을 위해 관심있게 보고 있는 회사는 굉장히 많다. 기업들을 일일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사업 분야나 앞으로 방향 및 포트폴리오 전략과 부합하는 회사와는 어느 곳이든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 시장은 시장 그 자체로도 매력이 있지만, 혁신 부분에 있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새로운 협력 무대를 만들어 보면 의미 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

투자 부문에서는 지난 5월 대한외과학회와 전문 의료인력 양성 및 술기교육 향상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2017년도부터 서울시, 서울바이오허브와 협력해 '서울이노베이션 퀵파이어챌린지(Seoul QuickFire Challenge)'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면 좀 더 큰 그림으로 투자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토탈 솔루션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나 솔루션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A: 일례로 현재 존슨앤드존슨 MedTech에는 부정맥 치료 플랫폼을 제공하는 바이오센스 웹스터(Biosense Webster) 사업부가 있다. 부정맥 질환의 경우 일본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시행하는 시술적 치료의 비율 (penetration) 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1~2% 정도인데, 일본은 10% 가까이 된다. 

양국의 인구차를 고려해도 질병 분포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사실 한국의 부정맥 환자 중 상당수가 시술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휴이노'라는 국내 회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부정맥 진단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병원 관계자, 고객과 노하우가 있는 것이고, 이런 부분들을 국내의 우수한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면 환자 진단율을 더욱 높이면서 조기에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휴이노가 가진 AI 솔루션과 한국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을 통해 (질환에) 반복적인 패턴이 있는지 볼 수 있게 된다면 환자 치료의 전, 후 과정까지도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물론 자체적인 솔루션도 개발하겠지만, 필요한 부분은 협업을 통해 채워 나갈 계획이다.

Q: 최근 발표한 제품 중 자랑할만한 것은?

A: 최근 발표한 제품 중 Visible Patient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의료진들은 수술 준비 과정에서 사람마다 다른 장기 모양이나 형태, 어느 부위에 병변이 있는 지 등을 고려해 사전에 종합적으로 수술을 계획한다. 

Visible Patient는 이런 과정을 3D 이미지를 통해 사전에 구현하고, 수술 준비 과정을 좀 더 편리하고 계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 이를 통해 준비 시간이 단축되면 환자는 좀더 빠르게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의료진 또한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Q: 산업계 쪽에서는 디지털로의 전환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이러한 신기술이 환자들에게 실질적 혜택으로 다가가려면 허가나 규제, 급여 문제의 해결도 중요한데, 국내 규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A: 우리나라는 저명한 의료진들도 계시고, 임상연구 또한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게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제약·바이오, 의료 부문에서 대한민국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더 이상 보건의료산업을 공공재로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비용이 아닌,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발전시키고 국내 시장을 키워야 할 산업으로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최근 심평원에서도 디지털치료기기 건강보험등재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혁신성이 입증된 의료기기나 신약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더 인정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부분은 저희도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를 산업으로써 바라보면, 가격이나 규제정책 측면에서 그 동안 산업계와 정부 사이 간극이 앞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그로 인한 잠재적 성장은 무궁무진하리라 생각된다. 

Q: 어떤 규제를 어떤 방법으로 완화해야 하는가?

A: 예를 들면 제품 중에 초음파 절삭기라는 것이 있다. 초음파 절삭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이 모든 제품의 성능이 동일하지는 않다. 어떤 제품은 임상적으로 더 우수하고 훌륭한 제품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부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제품이 하나의 제품군으로 묶이기 때문에 동일한 보험가가 적용된다. 이러한 점에서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의료기기와 제약의 가장 큰 차이를 살펴 보면, 신약의 경우 임상 등의 긴 과정을 거쳐 제품이 출시된다. 반면 의료기기는 실제 마켓에서 상용화가 되어야 의료진이 사용해 보고, 그러면서 임상이 축적될 수 있다.
 
제품 허가단계에서는 임상을 많이 축적하면 제품의 유효성 등은 더 많이 검증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혁신기술의 도입과 산업의 발전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런 절차가 최선의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선진입-후평가를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혁신기술의 도입을 앞당기고 혁신성이 인정되는 제품에는 수가를 유연하게 적용하되, 차후 임상 데이터를 보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현 제도에서는 혁신성 평가 부분에서 임상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이것 역시 단순 임상이 아니고 매우 까다롭다. 제품 안전성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혁신 제품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법에서 유연성을 부여한다면 보다 혁신적 기술을 가진 제품들이 활발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자연히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Q: 디지털 전환이라고 하면 AI나 로봇을 뗄 수 없을 것 같은데. 최근 구글과 함께 로봇 수술 제품을 개발한 협업이 어디까지 진척됐는지 궁금하다.

A: 본사 차원에서 발표된 내용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구글과 합작으로 '버브 서지컬(Verb Surgical)'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그 회사를 통해 로봇 수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2020년 해당 회사를 100% 자회사로 인수했고, 로봇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로봇수술 분야에서 존슨앤드존슨이 후발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환자 중심적이고 의료진이 실제 사용할 때 더욱 편리한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Q: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말은?

A: 회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대한민국에 우수한 인재가 많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는 워낙 내수시장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인재들이 대외지향적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저희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인재 육성에도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의료, 바이오 산업에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J&J는 대부분의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60여개국에서 환자들을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통해 한국의 보건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향후에도 한국정부 및 기관 그리고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면에서도 적극적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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