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거부 땐 불이익 제공"…다국적제약 한국법인 노사 갈등 점화

한국다케다 노조 "퇴직 거부한 A씨 업무 배제…임급 교섭도 일방 거부"
한국먼디파마, 퇴직 거부 직원 4명 휴업시키다 지노위 부당 판결 받기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2-02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들이 희망퇴직을 둘러싼 노사 갈등에 휩싸였다. 영업인력 감축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노조는 사측이 희망퇴직에 불응한 직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까지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2일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한국다케다제약은 2020년부터 희망퇴직에 불응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대기발령과 휴업 조치를 내렸다. 

앞서 한국다케다는 2020년 9월 인력 조정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지만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휴업 명령을 내렸다는 게 노조 측 설명. 

그 중 조합원 A씨를 포함, 5명의 영업직원은 신설된 내근 부서로 이동시킨 뒤 8개월 동안 잡무만 수행토록 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A씨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기존 영업업무로 전환됐으나 A씨만 직권 휴업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다 회사는 A씨를 다시 인사 부서 소속으로 배치했다. 여기서도 A씨에게는 아무런 직무를 주지 않는 형태로 업무 배제시켰다는 것. 이러한 업무 배제는 4개월간 지속됐다.

이후 회사는 지난해 9월 A씨에게 재차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으며, 현재도 대기발령을 유지 중이라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 측은 "이 과정에서 회사가 실수로 대기발령 연장 조치 통보를 A씨에게 제대로 하지 않아 그가 사무실에 다시 출근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사직 시키려는 이유로 2년에 가까운 기간 제대로 된 직무를 부여하지 않고 위법·부당한 방식으로 조합원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는 사측이 11차례에 걸친 임금 교섭에도 고의로 교섭을 피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도입 예정인 신 연봉제를 노조가 수용하는 조건 하에서만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사측이 되풀이 했다는 것.

그런데 신 연봉제는 전년도 대비 임금 상승 기준이 되는 기본 연봉과 업적 연봉 수준이 제한돼 오히려 근로기준법 상 평균임금은 낮아진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 평균임금은 퇴직금, 휴업수당 등의 산정 기준이 된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해당 연봉제도가 글로벌 본사의 지침으로서 회사 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측이 공개를 거부한다고 전했다.   

한국다케다제약지부 관계자는 "사측 교섭위원들은 교섭에 신중히 임하려는 의지가 없이 노동조합이 지치기를 기다리며 버티는 식"이라며 "강요 형태의 교섭에 노조는 절대 응할 수 없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조 탄압을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는 한국먼디파마 역시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휴업명령을 내리다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 판결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앞서 한국먼디파마는 2022년 7월 영업부서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퇴직에 응하지 않은 4명에게는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휴업 조치를 내렸다는 것.

결국 휴업 후 4개월이 지난 2022년 12월 노조와 한국먼디파마노조는 지노위에 부당휴업 구제신청을 하면서 부당 판결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오히려 한국먼디파마는 해당 조합원들에게 2월부터 1개월 간 휴업 조치 연장 통보를 마친 상황"이라면서 "조합원들에 대한 회사의 원직복직 결정이 있기 전까지 위법·부당한 휴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다케다는 이와 관련 현재까지 대기 발령 중인 직원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다케다 관계자는 "회사는 내부 공모 제도를 통해 관심 있는 직원이 공평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직무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모든 직원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내부 공모 제도에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노조와의 임금 협상과 조정에도 성실히 응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는 "회사는 성실하고 투명하게 직원 소통에 임해 왔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앞으로도 열린 자세로 조합과의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조정에도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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