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폭넓고 빠른 '선별' 역할 핵심…면역조직화학검사 강조된 이유"

면역조직화학검사, 검사 결과 도출 속도 빠르고, 급여권으로 환자 부담 경감…'스크리닝' 역할로서 가치 높아
검사-약제 접근성, '실과 바늘' 관계와 같아…약제로 인한 검사 활용↑ 동반진단에 주목

박선혜 기자 (your****@medi****.com)2022-05-20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항암치료가 현재 3세대 면역치료까지 발전하는 데에는 '바이오마커'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다. 

바이오마커는 특정 질병이나 암의 정상이나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거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서, 암 환자 특성에 기반해 항암요법 대상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검사가 바로 '면역조직화학검사(Immunohistochemistry 이하, IHC)'이다. 

최근에는 많은 임상시험들이 바이오마커와 동반해 이뤄지면서, 임상을 통해 승인된 항암제 중 검사법과 동반진단으로 허가 받아 약제 접근성을 넓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반적인 스크리닝이 가능한 면역조직화학검사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면역조직화학검사는 이미 국내외에서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돼 왔던 기준(old standard)이기도 하다.

메디파나뉴스는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암 진단에 있어 면역조직화학검사의 역할과 유용성, 그리고 타 검사법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Q. 암 진단과 관련한 검사법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사용돼왔던 면역조직화학(IHC) 검사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IHC 검사를 스크리닝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제가 건강보험 급여권에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검사와 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인정이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약제가 있기 때문에 스크리닝 검사가 필요해지는 것이고, 스크리닝이 필요할 때에는 '경제적이고 빠르게 검사 결과를 얻는다'는 측면에서 IHC 검사가 적절하다고 판단된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동반진단에서도 IHC 검사가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PD-L1검사이다. PD-L1은 면역항암제를 위한 바이오마커로써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동반진단검사 법이기도 하다. 

현재 PD-L1은 다양한 IHC 검사 플랫폼이 제시되고 있으며, 약제마다 IHC법이 다양해 검사자 입장에서는 고려할 사항이 많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IHC 검사가 사용되는 이유는 그만큼 사용이 쉽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IHC 검사가 보편적으로 쉽게 사용될 수 있는 이유를 들자면 조직 소모량이 최소라는 점과 검사 결과가 빠르게 나온다는 점이다. 

IHC검사는 파라핀으로 만든 조직블록에서 조직 절편 5µ(micron) 한 장만 확보되면 충분하다. 특정 종양의 경우에는 조직생검이 매우 어려워서 침을 통해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수집할 수 있는 조직량이 많지 않아 제한된 조직으로 다양한 검사를 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부분은 검사결과가 빠르게 나온다는 점이다. IHC는 PCR, 형광제자리부합법(FISH), NGS등 다른 검사와 비교해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병원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개 2-3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

Q. 환자 선별을 위한 스크리닝 검사로서 IHC 검사 역할이 커지고 있다. 스크리닝 검사는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

유병율이 높은 암은 이미 치료제 시장이 포화상태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신약이 좀더 희귀하거나, 유병율이 높은 암종일지라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특정군에 포커스해서 개발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발생빈도수가 낮은 희귀암(Rare cancer)이나, 암환자 인구수가 크지만 그 안에서 유전자변이에 따라 분류가 되는 암종에 대한 약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일반 검사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데, 대규모 환자군에서 특정 지점의 환자 한 두사람을 찾아내야 한다면, 환자 선별이 손쉽고, 빠르고 접근가능한 비용 수준에서 진행돼야 한다. 다만, 스크리닝으로 100% 확진을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려낸 후, 확진을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가이드라인에서도 스크리닝 검사 후, 확인된 사람에서 NGS 검사를 하도록 권고한다. 이 외에도 IHC검사 경우, NGS 검사없이 약제 치료를 위한 동반검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간편하다는 측면, 그리고 검사결과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검증이 되면서 ALK와 같이 과거에 FISH검사로 진행했던 검사들도 IHC검사로 차츰차츰 대체되고 있다. 

물론 모든 항암제에서 IHC 검사가 선행되는 스크리닝 검사법이 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IHC 검사는 조직 단백질 발현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약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일례로 K-RAS 유전자 중 G12C 항체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IHC검사로 확인할 수 없어 NGS 검사를 동반검사로 사용된다. 

다만, IHC 검사가 비교적 저렴하고 속도가 빠른만큼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라면 최대한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일부 병원에서는 NTRK 유전자를 IHC 검사로 확인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IHC 검사가 NGS 검사 수준으로 NTRK 유전자를 찾아내는지 일치율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외에도 폐암에서 BRAF 변이가 있는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 IHC 스크리닝 검사를 활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IHC 검사가 스크리닝 방법으로써의 유효성이 확립된다면, 조직을 적게 사용하면서 경제성이 있는 IHC 검사로 1차 스크리닝을 하고, NGS 검사와 같은 2차 확인 검사를 레퍼런스로 삼아 약제를 처방할 것이다. NGS 검사 결과 확인에 3~5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4기 폐암 환자가 당장 눈앞에 앉아 있는데, 검사 결과를 마냥 기다리자고 할 수는 없다.

Q. NGS 검사는 넓은 측정 범위나 높은 정밀도를 강조하는데, 이는 IHC와 겹치는 영역도 있을 것 같다. 일각에서는 NGS를 먼저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과거부터 많은 약제가 등장하면서 임상개발단계에서 같이 개발됐던 동반진단 방법이 IHC 외에도 다른 방법들이 많았다. 

그러나 회고해보면, 임상시험개발 이후 약이 시판된 후에도 IHC가 임상시험 단계에서 개발된 다른 진단 방법과 충분히 견줄 만한 것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봤다. 그 예가 ALK 동반진단과 ROS1 스크리닝이다. 앞서 설명한 NTRK 스크리닝 연구 사례도 그렇다.

NGS가 우리에게 주는 유용성은 과거에 한 두개의 단백질 발현이나 유전자변이를 보던 방법에서 볼 수 있는 정보의 스펙트럼을 늘렸다는 것이다. NGS는 질환에 대한 정보를 총체적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훨씬 더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고 예후에 대해서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NGS검사 사용비율은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들 병원은 임상시험 등을 통해 건강보험급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약물에 대한 접근성에 대한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항암제에 한해서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약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 임상시험이 됐든 건강보험급여가 됐든간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아지면 검사는 당연히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검사와 약제의 접근성은 '실과 바늘' 같은 관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전체적인 비용을 규모 차원에서 보자면, 면역항암제 경우 한 달에만 수백만 원의 약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 백여만원의 비용이지만 치료 확정을 위해 필요한 1회성 검사 비용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환자를 선별하는데 있어 검사는 적어도 손쉬워야 하고, 비싸지 않아야 한다. 

일례로 대장암 검진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오랜시간 동안 대표적인 대장암 검진방법으로 대변잠혈검사가 활용됐다. 굉장히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이다. 자궁경부암 역시, 자궁경보다는 세포진 검사가 더 저렴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크리닝 검사로 사용되는 것이다. 

스크리닝은 많은 사람에게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이어야 하고 쉬워야 한다는 이런 측면에서 IHC 검사 가치가 이해돼야 한다.

더불어 정확성이 수반된다는 전제하에 환자를 마주하는 임상의 입장 그리고 환자와 환자의 가족입장에서 본다면, 급한 환자에서는 빠른 진단과 치료 시작을 위해서라도 신속한 결과 도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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