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산부인과 감소 절벽‥임신·출산 인프라, 지역 불균형 심화

저출생 심화로 전문의·의원 수 감소‥필수 공공의료 측면에서 다양한 보상 체계 시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22 11:3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가 힘들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문의와 의원 수의 감소 절벽은 뚜렷했다.

이는 저출생 현상이 큰 영향을 줬다.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이 늘어나면서 임신·출산 인프라의 지역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이 6000여 곳 증가했지만 저출생 영향으로 산부인과는 200여 곳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최근 5년간 급격히 하락해 2021년도 모집에서는 지원율이 37.3%로 전년도 대비 반토막 났다. 2022년에는 27.5%로 30%선도 무너진 상태다.

이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은 곳은 읍·면 지역으로 임신·출산 인프라가 붕괴가 눈에 띄게 커졌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저출생시대 육아인프라 추이 분석 및 대응 방안(Ⅰ) : 임신·출산 관련 인프라 중심으로'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0년도에는 합계출산율이 0.84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분만을 받는 기관 수, 산부인과 전문의 수,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도 함께 감소했다.

거주지 내 분만 가능 산부인과를 보유한 지역은 전체 85.5%로 나타났으나,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읍/면지역의 경우 37.5%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주지 내 병원, 의원에 소아청소년과 보유 여부를 살펴본 결과 전체 94.7%가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읍/면지역의 경우 71.6%로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분만 가능 병원과 산부인과 전문의는 수도권에 매우 집중해 분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아청소년과도 이와 유사한 분포를 보이며, 서울, 경기, 세종 지역에 집중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임신·출산 인프라의 지역간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연구팀은 "가장 시급한 부분은 필수 공공의료 시설인 분만 가능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소아응급시설 확충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분만 및 진료량이 감소되면서 지속적으로 병원이 감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 인력 수급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임신·출산 인프라는 추가 출산 여부와 지역 정주에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필수 공공의료 측면에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 소아응급실 강화를 제안했다.

▲공공의료 기관에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소아응급실 설치 의무화 ▲의료취약지 및 필수 의료에 대한 수가 가산 지원 ▲분만관련 의료 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제 도입 ▲소아청소년과 전담전문의 제도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 중심으로 한 공중보건장학제도 확대 등이다.

연구팀은 "급격하게 감소하는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 인력 공급과 의료취약지 근무에 대한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 수가를 가산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분만 및 소아청소년과 취약 지역에 대한 수가 보정 등을 통해 의료취약지역 관련 전공의 자발적 배치를 유인해야 한다. 대한산부인과회에서 제안한 출생아 수 인구와 연동해 의료 수가를 보정하는 것도 방안이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고위험 임산부 증가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중재 아래 무과실에 한정해 분만관련 사고는 최대 3000만원(국가 70%, 분만의료기관 30% 부담)을 지급할 수 있다.

반면 대만과 일본은 과실여부와 관계없이 보상금이 지급된다.

연구팀은 "분만 사고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제도(보상에 대한 조례 제정과 기금 조성)를 구성해 대만과 일본처럼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법안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전공의 중심이 아닌 소아청소년과 전담 전문의 중심으로 시스템을 재편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 시스템에서는 소아청소년과의 세부 전문 진료를 받기 어려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청소년과학회는 소아청소년과 응급실에서 24시간 전문의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게 전환, 중증소아청소년환자의 입원 진료를 전담전문의 체계로 전환을 제시했다. 여기에 전담전문의 충원 및 보조인력 고용에 따른 재정 지원 등이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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