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생명 누가 살리나?" 기피과 된 '바이탈'과 '울상'

수련시스템 무너진 흉부외과, 경영 타격 소아청소년과, 의사상해 우는 응급의학과
출산율 저하, 의료진 번아웃, 의사 상해사건 등 관련과 기피 가속화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2-06-21 12:00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과를 '바이탈(Vital)'과 라고 한다.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이 해당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필수의료 관련 전공의 기피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

타겟형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바이탈과' 추락을 막을 수 없는 형국이다. 게다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미래 의사들 외면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흉부외과는 지난 2009년 수가 가산금 지원에도 전공의 지원율은 매우 낮으며, 정원의 50% 정도만 충당되고 있다. 2022년 지원자는 단 23명에 불과했다.

특히 전국 전공의 중 70%에 가까운 전공의는 서울 경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지역 의료공백과 붕괴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전체 흉부외과 수련병원 기준, 전공의 보유율은 53.1%이며, 1, 2, 3, 4년 차에 모두 전공의가 존재하는 전통적 수련시스템이 작동하는 수련병원은 전체의 7.4%인 5개 병원에 불과한 상태.

즉 흉부외과 전공의 수련 시스템은 중앙의 소수 병원을 제외하고는 이미 붕괴한 상태이며, 필수의료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

활동 전문의 1,161명의 37.5%, 436명이 10년 내 정년퇴직을 하게 되며, 현재 추세면 전문의 충원은 10년간 200명 내외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보다 200명 이상의 전문의가 10년 이내에 감소하여 전체 활동 전문의 수는 1,000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환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은 "현재 전공의 수급 부족에 이은 전문의 감소, 의료진 번아웃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반면에 의료 수요는 늘어나면서. 지역 의료 공백, 응급진료의 공백, 소아 심장질환, 질환 별 공백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소아 심장수술분야는 이미 붕괴된 상태로 판단됨. 이에 대하여 강력한 조치를 지속적 요구하고 있으나,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잘못된 법률 제정으로 폐해만 드러나고 있다. 또한, 현재 상황에 대한 국가적 조사, 용역 연구조차 시행하지 않고 있기에 현재 상황은 초유의 의료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말과 올해 초에 걸쳐 진행된 전공의 모집에서 흉부외과보다 더 기피과로 전락한 과가 있다. 바로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2019년 89.8% 확보했으나 매년 감소해 2022년에는 204명 중 57명 즉 정원의 27.9%만 확보했다.

이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전임의 감소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소아청소년의 전문진료를 책임질 세부·분과전문의의 감소가 예상된다.

이같은 이유는 출산율 감소, MZ세대 의사들이 어려운 치료를 기피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인구절벽에 도달해 출산율보다 사망률이 더 높은 상태로 2021년도에는 가임연령 여성 1명당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이 0.81로 감소한 초저출산 국가이다.

특히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0만 명 선이 무너지면서 2021년 출생 신생아 숫자는 26만 500명에 불과하며 2024년에는 예상 합계 출산율이 0.70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박양동 대한아동병협회장은 "우리나라가 최근 심각한 저출산 때문에 소아 인구가 급감하고, 기존에 주로 감염성 질환에 의존하던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코로나 상황 장기화로 감염병의 감소와 병원 방문 기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진료 전반에 걸쳐 진료량이 급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원가 진료량 감소로 인한 폐업 및 소아청소년과 진료과목을 포기하고 타 진료과목으로 변경하는 등 소아청소년과 1차 진료의 붕괴에 따른 2차 3차 의료 붕괴가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최근 용산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근무 중이던 응급의학과 의사가 환자의 보호자가 들고 온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응급의학과를 기피하는 기조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이후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 현장 폭력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지 오래고, 응급의료인에게 폭력은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렸다"며 "언어폭력, 성희롱과 같은 정신적 폭력까지 생각하면 하루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도 "진료 최일선에서 소신껏 진료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의사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진료가 되지 않을 것이다"며 "결국 응급의학과와 같은 필수의료 인력의 유입을 막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련을 중도 포기하거나 사직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신종감염병 사태로 근무가 어려웠던 응급실이 이젠 위협이 일상화된 현장이 된 것이다.

이에 타과에서도 응급실 위협에 따른 필수과 고사를 우려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의사 상해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젠 응급실에서 누가 진료를 보려 하겠는가? 열심히 진료해도 의도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럴 때마다 보호자가 병원에서 난동을 피우는 일이 생긴다면 의사들도 필수의료과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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