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환자도 '삶의 질'에 큰 관심‥'엘록테이트'로 레벨 업

[연중기획 희망뉴스] 반감기 연장 제제‥출혈 빈도 및 투여 빈도 감소
엘록테이트,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출혈 조절 및 관절 건강 개선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07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혈우병 치료가 거듭 발전하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반감기 연장 제제'는 출혈 빈도를 줄이는 동시에 투여 빈도를 줄임으로써,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여줬다.

대표적으로 기존 혈우병A 치료제 대비 반감기를 1.4~1.5배 연장시킨 사노피의 '엘록테이트(에프모록토코그알파)'가 있다.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엘록테이트는 주요 임상을 통해 예방요법 시 연간 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 연간 자발 출혈률(Spontaneous ABR), 연간 관절 자발 출혈률(Spontaneous Joint ABR) 등의 지표를 비롯해 환자의 관절 건강을 개선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예지 교수<사진>는 혈우병 치료 옵션이 다양해진 만큼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혈우병 치료 옵션의 폭이 넓어졌고, 끊임없이 치료제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혈우병 환자들도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치료에 임하길 바랍니다."

◆ 혈우병 치료 시 반감기 연장 제제의 혜택

'혈우병'은 혈액 내 지혈을 도와주는 특정 응고인자가 결핍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우병'은 전 세계에서 1만 명당 1명 비율로 발생하며 우리나라에는 약 2,500여명의 환자가 등록돼 있다. 

혈우병은 결핍된 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8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 A', 9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 B'로 불리며 이 둘은 X염색체 연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A형 혈우병이 약 70%, B형 혈우병이 약 20%를 차지한다.

혈우병 환자들은 아직까지 완치 방법이 없어, 평생 동안 부족한 응고인자를 혈액 내 주입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출혈이 있을 때마다 응고인자를 투여하는 '보충요법'과, 주기적 투여를 통해 혈중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시키는 '예방요법'이 그 예다.

이 가운데 '예방요법(prophylaxis)'은 중증 출혈을 감소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혈우병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혈우병은 비가역적인 관절 손상으로 이어지는 자발적이고 반복적인 출혈이 특징입니다. 중증일수록 질환 관리에 혈액응고인자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예방요법'이 권장되죠.

예방요법은 출혈 빈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절 질환의 진행을 늦춰 관절을 더 건강한 상태로 유지시키고, 근골격계 통증 완화, 정형외과 수술 필요성 절감, 병원 방문 빈도 및 입원 기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와 세계혈우연맹은 혈우병 환자에게 예방요법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중증 A형 또는 B형 혈우병 소아 환자의 경우 관절 질환이 발병하기 전인 3세 이전에 예방요법 시작을 권고한다.

국내는 혈우병 환자 약 2,500명 중 A형 혈우병이 69.6%(1,746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중 절반(49.8%)만이 예방요법을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예방요법 시행률이 높은 편이었다.

A형 혈우병을 야기하는 혈액응고인자 8인자의 평균 반감기는 약 8-12시간이다. 표준 반감기 제제로 예방요법을 시행하려면 최소 주 2-3회 또는 격일로 정맥 주사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빈번한 주사 횟수는 예방요법의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장애물 중 하나로 꼽히며, 성인 환자를 비롯해 청소년 환자에서도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의사들은 '삶의 질' 개선 면에서 '반감기 연장 제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혈우병 치료제는 사람의 혈장을 원재료로 한 혈장유래(plasma-derived) 제제부터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유전자재조합(recombinant) 제제까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무엇보다 유전자재조합 제제 중에서도 표준 반감기 제제로부터 '반감기 연장 제제'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반감기 연장 제제는 투여 빈도가 줄어들어도, 출혈에 대한 위험에 있어서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반감기 연장 제제는 2014년 미국에서 첫 등장했습니다. 혈액응고인자 8인자의 반감기를 연장한 치료제는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반감기가 약 1.5배 증가했으며,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반감기를 연장한 치료제는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반감기가 약 4~5배 길어요."

아직 국내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반감기 제제 사용률과 반감기 연장 제제 사용률에 대해 발표된 자료는 없다. 

하지만 2020년에 발표된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중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하는 비율이 28.4%를 기록했으며, 중증 B형 혈우병 환자의 57.5%가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중인 것으로 드러났다(2019년 3월 기준).

◆ '엘록테이트', 약물의 투여 횟수 줄여도 일상생활 영위

사노피의 '엘록테이트'는 혈액응고인자 8인자에 Fc단백을 융합함으로써 체내에서 리소좀에 의한 엘록테이트의 가수분해 과정을 지연시킨다. 이를 통해 혈액응고인자 8인자의 반감기를 연장한다.

이 과정에서 Fc 영역(fragment crystallizable region)은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인체에 축적물을 남기지 않는다.

엘록테이트와 같은 반감기 연장 제제로 예방요법을 시행하면 3~5일 간격으로 1회 50IU/kg 투여가 가능하다. 주사 횟수를 줄이는 동시에 빈번한 정맥 주사의 부담을 줄이고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표준 반감기 제제와 같은 횟수로 주사를 하면, 혈액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를 더 높게 증가시키는 등 환자가 더 활발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A군(6세, 남)이 중증 A형 혈우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은 생후 15개월 때였다.

아동병원에서 정맥주사를 투여한 자리에 심하게 멍이 들어 검사를 받다가 중증 A형 혈우병(8인자 활성도 0.1%)을 최초 진단받았다.

A군은 곧바로 표준 반감기 제제로 예방요법을 시행했으나, 생후 17개월경 항체(고역가)가 발생했고 출혈이 생기면 항체 치료제를 투여했다. 이 중에는 기억반응(amnestic response)이 발생해 중단한 치료제도 있었다.

고역가의 항체가 있고 출혈 경향이 심했던 A군은 생후 26개월부터 면역관용요법을 시행했다. 생후 46개월부터는 항체가 소실됐다.

A군은 이 때부터 엘록테이트를 투약하기 시작했다.

"A군은 면역관용요법을 시행하고 항체가 소실된 후 새로운 약물을 선택해야 했어요.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나 해당 약제의 반감기를 연장한 버전의 제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을 것 같았죠. 그래서 다른 제형이면서 반감기 연장 제제인 엘록테이트로 전환이 안전하고 편리할 것이라 생각됐습니다."

현재 A군은 3~4일 간격(1주일에 2회) 25IU/kg 투여로 예방요법을 시행 중이다. 예방요법 중에 멍이 드는 경우에는 1개월에 2회 정도 추가 주사를 하고 있다.

꾸준한 예방요법으로 A군은 표적 관절이나 보행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엘록테이트 주요 임상 중 ASPIRE 연구 중간 결과에서도, 엘록테이트 예방요법을 시행한 A형 혈우병 환자(n=47)에서 ASPIRE 연구 2년 차까지 관절상태의 지속적인 개선이 관찰됐다. 

A-LONG 연구 시작 시점에서 관절 건강이 가장 나빴던(mHJHS>34-37, mHJHS=modified Hemophilia Joint Health Score) 하위 25% 환자들에게서 가장 뚜렷한 관절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12세 이상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엘록테이트 3상 임상에 의하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중 엘록테이트 예방요법 시행군의 연간 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 중앙값은 개별 예방요법 시행군(n=117)에서 1.6, 주 1회 예방요법 시행군(n=23)에서 3.6으로 출혈 발생 시 투여군(n=23)의 33.6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12세 미만 소아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에서도  엘록테이트 예방요법 시행군의 연간 출혈률(ABR) 중앙값은 1.96이며, 연간 자발 출혈률 및 연간 관절 자발 출혈률은 모두 0.00으로 나타났다. 임상 시험 중 엘록테이트로 인한 저해제 및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엘록테이트로 전환한 환자들은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약물의 투여 횟수가 주 3회에서 주 2회로 줄어 훨씬 편리하다고 말합니다.

엘록테이트의 최종 반감기(Terminal half-life)는 성인 환자에서 19.7시간(50IU/kg 용량 기준)입니다. 일반적인 A형 혈우병의 예방요법은 주 3회 투여였으나, 엘록테이트는 3~5일 간격으로 1회 50IU/kg 투여로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혈우병 치료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이에 따라 혈우 환자의 평균 수명도 길어졌다.

이 맥락에서 반감기 연장 응고인자 제제는 빈번한 정맥주사의 부담을 감소시키고, 환자의 치료 지속 이행을 향상시킨다. 동시에 높은 응고인자 최저 수치 유지로 갑작스러운 출혈 가능성이 감소했고, 이를 통해 더 활동적인 생활패턴을 가질 수 있다.

"혈액응고인자를 주기적으로 투여하는 예방요법을 시행할 경우, 출혈과 더불어 만성적인 혈우병성 관절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감기 연장 제제로 예방요법을 시행한다면 출혈 빈도와 투여 빈도를 줄임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활동에 더 활발히 참여할 수 있죠. 예방요법을 통해 건강과 삶의 질을 모두 지켜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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