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산업 견인할 의사과학자 양성하려면

의대생·전공의 누구나 연구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 생겨야
진료-연구 병행 가능한 대학병원 환경 조성도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1-30 06:04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코로나19 이후 기초의학과 생명공학에 대한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의료를 진료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학과 과학을 별개로 인식하게 되는 의료에 대한 국내 정의부터 제대로 개선하는 것이 출발선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의학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대생과 전공의 가운데 연구를 희망하는 누구나 연구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진료와 병행할 수 있는 대학병원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희철 이사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포럼을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한 이사장은 그동안 국내 의학연구가 시스템에 속하지 못한 채 일부 의사과학자 사명감으로 분투하며 명맥을 이어왔다고 진단했다.

원인으로는 왜곡된 의료 정의를 들었다. 그는 의료는 의학에 근거한 진료를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의학은 과학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에서도 일관되게 의료의 사전적 정의 속에 의학연구와 진료라는 두 개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의료는 의술로 병을 고치는 진료 부분만 강조된 개념으로 정의되면서 의사와 연구를 분리시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의사가 진료를 잘하면 되지 무슨 연구를 하냐는 의식이 만연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학을 과학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과학계와 의사를 진료만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의학연구는 자력으로 명맥을 이어왔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의사과학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 속 의학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구를 경험해볼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는 미래 의학연구를 위한 재원인 만큼, 교육과 수련과정에서 연구를 경험하게 해 의학연구 중요성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의사과학자 양성 시스템을 주관하는 NIGMS(National Institute of General Medical Sciences)의 경우 의학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부터 의대생, 전공의, 대학원생, 전문의 등 모든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의학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받은 의사가 향후 임상과 연구 어떤 것을 선택해도 조건 없이 지원한다. 연구에 대한 경험을 가진 의사가 많아진다면 실험실에서나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현장에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연구경험을 토대로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의학연구가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공의가 연구중심 수련을 받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대학병원에서 교육과 연구보다는 진료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 이사장은 "의료시스템 속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사명감만으로 수행하기 원하는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며 "의료계는 정부와 사회를 향해 대학병원 역할이 무엇인지, 또 의사과학자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목소리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적극적으로 사회를 설득해 대학병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공의 연구중심 수련과정 도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진료와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병원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그는 "최근 의사과학자 중요성이 대두되며 의대가 연구중심 교과과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전공의 수련 과정에 연구중심 과정을 추가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의료현실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이 의학연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전공의 수련과정 변화를 위해 의료계와 정부,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사회를 설득해 의료환경을 바꿔 지속가능한 의학연구 환경과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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