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리브라, 기존 치료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

비항체 환자 기존 요법 대비 ARB 68% 감소…삶의 질 개선에 기여
이달 비항체 환자 급여 적용 시작…까다로운 급여조건 완화 필요성 남아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05-17 06:04

JW중외제약 BIO전략사업부장 김경은 이사(오른쪽)와 개발본부 대외협력팀장 나현석 부장.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가 우여곡절 끝에 이달부터 비항체 환자까지 급여범위가 확대됐다. 기존 예방요법과 비교했을 때 탁월한 효능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급여조건이라는 한계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투여횟수 줄여 환자 삶의 질 개선 가능…안전성까지 확보

헴리브라는 JW중외제약이 일본 주가이제약으로부터 판권을 도입한 약물로, 지난 2019년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0년 8번 혈액응고인자(factor VIII, FVIII) 항체를 보유한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급여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3년여 만인 올해 5월부터 비항체 환자에게도 급여 처방이 가능해졌다.

JW중외제약 김경은 이사는 이러한 헴리브라에 대해 "기존 치료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A형 혈우병 환자의 경우 FVIII를 직접 체내에 투여하는 방법으로 치료해왔으나, 매주 2~3회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잦은 투여로 인해 환자들이 삶을 영위하는 데 불편함이 뒤따랐던 것.

반면 헴리브라는 주 1회에서 최대 4주에 1회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해 기존 요법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FVIII를 직접 투여하는 기존 요법과는 달리 FVIII의 역할을 대신하는 약제를 투여함으로써 항체 생성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안전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항체환자를 대상으로 한 HAVEN 1 임상에서는 기존 우회치료제 예방요법 대비 헴리브라 예방요법이 ABR(연간출혈률) 3.3회로 약 79%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고, 비항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HAVEN 3 임상에서는 FVIII 예방요법 대비 ABR 1.5회로 약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FVIII 활성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환자의 평상시 출혈을 예방한다는 목적에 있어서도 헴리브라는 혈중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FVIII 활성도가 약 19% 수준으로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HAVEN 1~4 임상을 장기간 확인한 결과 헴리브라를 투여받은 환자 중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한 주사부위 발현이었으며, 혈전사건(TE) 또는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에 대한 사건은 초기 HAVEN 1 임상 때 혈장유래 복합제제(aPCC)와의 병용으로 인한 부분으로 aPCC 병용에 대한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고지하고 있다.

◆급여 확대됐지만 여전히 한계…"적어도 아이들은 제한 없기를"

이처럼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급여조건으로 인해 헴리브라를 투여받을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 A형 혈우병 환자는 1746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2%인 1259명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로 분류된다. 중증 혈우병 환자는 FVIII 활성도가 1% 미만으로, 주1회 정도의 출혈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는 FVIII 인자에 대한 항체유무에 따라 항체환자와 비항체 환자로 구분되며, 국내 환자 중 항체 환자(고항체기준)는 약 27명으로 집계되고 있고, 비항체 환자는 93%에 해당하는 1171명으로 파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건강보험공단은 우선 항체 환자에 대해서만 헴리브라의 급여를 적용했던 것으로,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중 소수만이 헴리브라를 투여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이달부터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항체 환자에 대해서도 급여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JW중외제약 바이오전략사업부 헴리브라팀.

단, 여전히 까다로운 급여조건으로 인해 1000명이 넘는 비항체 환자 중 절반 가량만이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항체 환자의 경우 ▲중추신경계, 기도 및 폐출혈 등 입원을 동반한 중증출혈 병력이 확인된 환자로 ▲24주 이상 지속적으로 8인자 제제를 투여 중인 환자 중 최소 20 노출일 이상 달성하면서 추가적인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추가 조건으로는 ▲최근 24주간 진료기록에 확인된 출혈 건수가 6회 이상(만 12세 미만은 최근 24주간 출혈 건수 3회 이상)인 경우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현재 단순 엑스선 상 확인되고 진행성인 경우 ▲관절초음파 혹은 MRI 상 확인되고, 기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소견서 첨부) 소아의 만성 활액막염 세 가지다.

이를 충족하더라도 ▲1년 이상 혈우병 진료 실적이 있는 혈액종양 소아청소년과/혈액종양 내과 전문의 ▲5년 이상 혈우병 진료 실적이 있는 소아정소년과/내과 전문의가 처방해야만 한다. 타 혈우병 약제와는 달리 혈우병 진료 경험과 관계 없이 소아청소년과/혈액종양내과로 진료과의 제한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경은 이사는 "출혈 등으로 인해 이미 신체에 문제가 생긴 환자에게나 약제 투여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좀 더 일찍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추후 관절 손상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에서 신약에 대해 급여를 다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더 많은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면 좋겠다"면서 "적어도 아이들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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