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과 학회의 시너지‥'복막투석', 인지도 향상에 기여

복막투석, 환자의 예후 호전 및 삶의 질 개선 분명‥의료비용도 크게 절감
대한신장학회, 최선의 투석 방법 결정하는 운동 진행‥관련 수가 현실화도 중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25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시범사업과 학회가 상당한 시너지를 낸 사례다.

해당 시범사업을 통해 혈액투석에 가려져 있던 복막투석의 인지도가 올라갔고, 환자나 의사들도 이를 고려하는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연간 의료비용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 12월부터 시행돼 2022년 12월 종료 예정이었던 해당 시범사업은 3년 더 연장됐다. 보건복지부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 참여기관 3차 공모'를 공고했다. 사업기간은 오는 5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해당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한신장학회는 지난해 9월 토론회를 통해 '본사업 전환'과 '공동의사결정'에 대한 '교육상담료' 별도 수가 분리, 입원환자 적용 확대, 수가 현실화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어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성콩팥병은 9명 중 1명의 빈도로 매우 흔한 질병이다. 콩팥 기능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5기 말기 신부전증에 이르게 되면 신장 기능이 영구적으로 상실돼 혈액투석, 복막투석 혹은 신장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신장이식이지만, 신장 공여자를 찾는 것이 무척 어렵고 이식 후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환자들이 주로 하는 대체요법은 투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0% 이상이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없고, 정기적으로 의료진을 만나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3, 4회 병원에 방문해 4~5시간씩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복막투석은 복강 안에 관을 집어 넣어 뱃속에 투석액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복막을 반투과성막으로 삼아 투석액이 노폐물과 수분을 흡수하면 배 밖으로 배출된다.

복막투석은 가정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막투석은 혈액투석에 비해 신체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또 1~2개월에 한 번만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에 환자가 경제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혈액투석에 비해 시간, 교통비 등 비의료비용도 감소한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혈액투석이 더 많이 시행되는 이유는 건강보험 수가, 정보의 부족, 투석 방법 선택에 있어 충분하지 않은 논의 등이 가장 컸다.

투석은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삶의 질을 챙기되 의료기관 중심 치료에서 환자중심 치료로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장학회가 시범사업의 임상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복막투석은 사망률과 입원율 감소 등 환자의 예후가 호전됐고, 환자 삶의 질 개선이 분명했다. 직접 의료비용도 1인당 연간 565만 원이 절감되는 등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 효과도 뛰어났다.

복막투석에 대한 환자 만족도를 묻자 환자의 96.7%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복막투석에 대한 인지도 향상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여전히 환자들은 투석요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투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따라서 대한신장학회는 '다행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다 함께 행복한 투석방법 결정 공동의사결정 캠페인'은 만성콩팥병 환자가 의사와 함께 투석방법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환자의 가치관과 선호도를 종합해 최선의 투석방법을 결정하는 운동이다.

사전학습 교육책자와 동영상 교육자료를 환자에게 미리 제공하고, 5-10분가량 충분한 상담과 함께 표준화 교육자료와 자가 진단 도구를 활용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는 "만성콩팥병 5기 환자 중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적절한 투석 시작 시기를 놓쳐 응급 투석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용이 매년 최소 89억 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며 "투석 준비를 올바르게 잘 진행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공동의사결정 등의 해결 방안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말기신부전증 유병자는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신장학회는 2018년부터 체계적으로 표준화 교육자료 개발 및 국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교육수가 책정을 위한 정책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복막투석 재택의료 시범사업에도 이러한 노력이 반영돼 투석방법을 결정하지 못한 환자에게 공동의사결정을 시행할 경우 시범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공동의사결정 임상시험을 수주했다. 현재 전국 19개 종합병원이 참여하는 공동의사결정을 통해 환자의 임상적인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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