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제 '럭스터나'‥한 번 투여로 '효과'

[알.쓸.신.약] 근본 원인 해결하는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영구적 시력 상실 위험 낮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12-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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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시각'을 담당하는 우리 몸의 '눈(eye)'. 이 눈에서 중요한 기관은 '망막(retina)'이다.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는 망막에 위치한 시세포들에 의해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이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비로소 세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망막이 손상되거나 기능을 잃게 된다면 어떨까? 

망막의 구조와 기능을 담당하는 시세포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양한 시각 장애가 나타난다. 이러한 희귀 난치성 질환을 '유전성 망막 질환(Inherited Retinal Dystrophy, IRD)'이라고 한다.

망막 세포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시력과 시야에 이상이 생길 뿐만 아니라, 실명에까지 이르러 시기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시각 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간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안경 등 시력교정 장치의 도움을 받아도 효과가 미미하며, 해가 진 저녁이나 밝기가 어두운 실내에서는 주변 도움 없이는 혼자서 움직일 수 없다. 

특히 주위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작은 창처럼 좁아져, 영원히 앞을 볼 수 없다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심리적 고통도 상당하다. 

아쉽게도 이 유전성 망막 질환에는 치료 옵션이 없어, 증상 악화와 실명 시기를 지연시키는 보존적인 치료만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는 이제 옛말이다. 2021년 9월, 첫 유전성 망막 질환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보레티진네파보벡)'가 국내 허가를 받자 처음으로 희망이 생겼다. 

럭스터나는 유전성 망막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처음이자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단 한 번의 투여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의 시기능을 개선시켜 주목받고 있다.

럭스터나는 망막 세포가 충분히 살아있는 단계에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에서는 유전성 망막 질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짚어 보고, 시기능을 개선하고 영구적 시력 상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노바티스의 '럭스터나'에 대해 알아본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 이하 알.쓸.신.약]은 치료제에 대해 '환자의 시각'에서 질문을 만들고, 제약사 관계자나 관련 의사에게 답변을 듣는 코너입니다. 답변 내용은 최대한 쉽게 해설하기 위해 일부 각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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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PE65 유전자 변이'로 나타난 '유전성 망막 질환'
 

'유전성 망막 질환'은 유전자의 변이로 시각 손실이 발생하는 여러 가지 희귀질환을 뜻한다.  

 

유전자 이상으로 시각 정보를 신경 신호로 변환하는 망막 내 세포(막대 세포, 원뿔 세포, 망막색소상피세포) 등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 혹은 시야에 이상이 생긴다. 또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갔을 때 어두운 조도에 적응하는 암순응 능력과 색상을 구분하는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원인 유전자는 270개 이상이며, 이상 유전자의 종류에 따라 증상 발생 시작 연령과 증상이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이 중에서도 'RPE65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RPE65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각종 시각 장애가 나타난다. RPE65 단백질은 시각 정보를 신경 신호로 변환하는 과정인 시각 회로(Visual Cycle)에 필수적인 유전자다.

 

RPE65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대표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는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과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 LCA)' 등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에 분포하는 시각 세포와 망막색소상피세포가 변성되는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 질환이다. 주로 어두운 곳에서 시력이 감소하는 야맹증이 나타나고, 주변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현재 국내 RP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RP 환자는 전체 국내 인구의 약 0.011%(약 9,000명 중 1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RPE65 변이에 해당되는 RP 환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는 출생시 혹은 출생 직후에 선천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드문 유전성 망막 질환 중 하나이다. 출생 시 혹은 출생 직후부터 시작된 심한 시력 소실 혹은 실명, 눈 떨림, 방황 주시, 느리고 완만한 동공반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전체 LCA 환자의 약 40~50%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있으며, 한 연구에서는 LCA 환자 179명 중 약 6.1%의 환자가 RPE65 변이를 가진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RPE65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들은 출생 직후 또는 유소년기부터 시력 소실 등 증상이 발현된다. 그리고 절반 이상이 청소년기에 법적 실명 상태에 이르고, 대부분 영구적인 실명 단계로 이어진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밤눈이 어두워지는 '야맹증'과 주변 시야가 터널처럼 좁아져 가운데만 보이는 '터널시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어렸을 때부터 눈이 심하게 떨리는 '안구진탕'과 '사시', '약시' 등이 나타난다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유전성 망막 질환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어 환자들이 여러 차례의 오진을 겪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약 5~7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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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전성 망막 질환'의 원인이 밝혀져 있나요? '유전성'이라는 말이 붙어 있으니, 유전자 변이가 원인인가요?

변석호 교수(세브란스병원 안과) = 맞습니다. 유전성 망막 질환(Inherited Retinal Dystrophy)은 망막 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각종 시각 장애를 야기하는 질환을 총칭합니다.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눈에 들어온 빛을 신경 신호로 바꾸는 시각 회로(visual cycle)를 작동시켜요. 그래서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시각 회로 과정에 관여하는 망막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시력과 시야가 저하되고 시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유전자는 매우 다양한데,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270개 이상입니다.

Q. 원인 유전자가 다양하다면, 유전성 망막 질환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네요.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 질환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변석호 교수 = 유전성 망막 질환은 다양한 원인 유전자만큼 20여 가지의 질환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RPE65 유전자' 돌연변이를 대표로 말할 수 있겠네요. RPE65 유전자는 시각 회로 작동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RPE65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망막 세포가 파괴되면서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과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 등의 유전성 망막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 질환 중 하나로, 명암을 구분하는 세포인 막대 세포와 색을 구분하는 세포인 원뿔 세포가 점차적으로 파괴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는 선천적으로 시세포인 막대 세포와 원뿔 세포에 손상이 발생해 선천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유전성 망막 질환 중 하나입니다. 

Q. 유전성 망막 질환을 알 수 있는 '주요 증상'이 있을까요?

변석호 교수 = 유전성 망막 질환이 나타나면 시력을 잃고 시야 결손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명암과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망가지거나 상실됩니다. 이 때문에 빛에 대한 감각 이상, 색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밤눈이 어두워지는 '야맹증'이 흔히 나타나며, 시야의 바깥 부분이 점점 좁아져 가운데만 보이는 '터널시야(Tunnel vision)'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 시야가 좁아지다가 중심 시야마저 잃게 되면 완전히 실명하게 됩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사시, 약시 눈 떨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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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전성 망막 질환은 결국 시력을 잃게 되나요? 환자 및 보호자들이 겪는 신체적, 심리적 고충이 상당할 것 같아요. 

변석호 교수 = 유전성 망막 질환은 원인 유전자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진행 속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유전성 망막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실명 단계에 이르는 환자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RPE65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의 경우 소아, 청소년기부터 증상이 나타나 시력이 저하되기 시작합니다. 

안경 등으로 교정을 하더라도 정상 시력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법적 실명 단계에 머물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완전 실명까지 진행되죠. 그래서 소아, 청소년 환자들은 학교 생활과 일상생활을 하는데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성인이 돼서도 직장 등의 사회경제적 활동에까지 지장을 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이 환자들은 해가 진 저녁이나 밤에 혼자 외출하지 못하고, 실내에서도 조명이 어두우면 앞을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주변 사물이나 사람에 부딪혀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도 항상 존재합니다. 

이처럼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은 극심한 우울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Q. 국내에도 이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가 많이 존재하나요?

변석호 교수 = 유전성 망막 질환의 정확한 국내 유병률은 밝혀진 바 없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유전성 망막 질환의 환자는 9,67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4,000~5,000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 환자는 9,000명당 1명(전체 국내 인구의 약 0.011%)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역시 해외에서는 10만 명당 2~3명의 비율로 보고되는 매우 희귀한 질환입니다.

Q. 유전성 망막 질환이 빨리 진단된다면 좋을텐데요. 진단 방법은 무엇인가요?

변석호 교수 = 우선 현재 나타나고 있는 증상에 따라 검안경 검사, 색각 검사, 광간섭단층촬영, 형광안저조영술, 망막전위도 검사 등으로 망막 질환 여부를 확인합니다. 

망막의 막대 세포와 원뿔 세포 기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망막전위도 검사는 망막색소변성증이나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진단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망막 질환이 확인되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원인 유전자가 무엇인지 찾아내야 합니다. 

최근 여러 유전자 부위를 한 번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이 발전해 있습니다. 덕분에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빠르게 특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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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 치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희망, '럭스터나'
 

'럭스터나'는 이중대립유전자성(biallelic) RPE65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제'다. RPE65 돌연변이로 인해 시력을 손실했으며, 충분한 생존 망막 세포를 가지고 있는 성인 및 소아의 치료에 사용된다. 

 

그리고 럭스터나는 '유전자 치료제(Gene Therapy)'다. 환자의 유전체 구성에 변화를 줘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단 1번의 투여만으로 질환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해 완치 수준의 치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럭스터나는 변이된 RPE65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상적인 유전자를 복제해 AAV2(Adeno associated viral vector serotype2) 벡터에 삽입한 뒤, 망막색소상피세포(RPE)에 투여함으로써 RPE65 단백질을 정상적으로 발현시키고 시각 회로를 복구시키는 의도로 작용한다.

 

럭스터나는 이중대립형질 RPE65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3세 이상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Study 301'에서 유의한 시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참여군은 ▲스펙트럼 영역 빛간섭단층촬영(S-OCT)에서 망막세포가 충분히 살아 있는 환자 ▲양안의 최대교정시력이 0.33(20/60) 이하이거나, 시야가 20도 미만인 환자 ▲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MLMT, Multi-Luminance Mobility Test)를 수행할 수 있는 환자였다.  

 

럭스터나는 각 눈에 0.3mL을 망막색소상피세포에 주사한다. '망막 하 주사(Subretinal Injection)' 방법으로 1회씩 투여한다. 이 약은 각 눈에 최소한 6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투여하는 것이 권고된다. 

 

임상시험에서도 럭스터나 치료군은 기저 검사 후 90일 이내에 첫 번째 눈에 약을 투여했다. 두 번째 눈에는 첫 번째 주사 후 6~8 일 이내에 럭스터나를 투여했다.  

 

그 결과, 럭스터나를 투여받은 치료군(Intervention)은 치료 1년 시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시기능 개선을 보여줬다.  

 

MLMT는 일상적인 보행 환경을 재현해 다양한 조도에서 여러 가지 높이의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능력을 점수로 환산해, 시기능(Functional Vision) 변화를 평가하는 검사다. 

 

1년 시점에서 MLMT 검사 평균 점수를 평가한 결과, 럭스터나를 1년간 먼저 투여 받은 치료군의 점수 변화는 1.8점으로, 대조군(Control)의 점수 변화인 0.2점 대비 1.6점 높았다. 

 

럭스터나 투여 30일차에 치료군에서 나타난 MLMT 점수 향상은 1년 시점까지 유지됐다. 

 

또한 1년 시점에서 촛불 1개 밝기인 1럭스(Lux) 조도 환경에서 럭스터나 치료군의 65%(n=13/20)가 MLMT를 통과하며 MLMT 점수의 최대 향상치를 보고한 반면, 대조군은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했다.

 

2차 평가변수에서도 럭스터나를 투여받은 치료군은 치료 1년 시점에 FST(Full-field Sensitivity Threshold) 검사와 단안 MLMT 점수 변화, 그리고 시야(VF)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 

 

백색광을 이용해 각기 다른 조도 수준에서 피검사자의 빛 민감도를 측정한 FST 검사에서 럭스터나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2.11 log10(cd.s/m2)의 차이를 보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여줬다.

 

아울러 1년 시점에 럭스터나 치료군에서 럭스터나를 첫 번째로 투여 받은 눈을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평균 MLMT 점수 차이가 1.7점이었다. 양쪽 눈과 마찬가지로 단안 측정에서도 럭스터나를 투여받은 치료군의 MLMT 점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럭스터나 치료로 개선된 시기능은 투여 4년 시점에서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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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전성 망막 질환에 '럭스터나'를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단 한 번 투여하는 치료제라고 하는데, 어떤 기전인가요?

변석호 교수 = 럭스터나는 유전성 망막 질환의 원인 유전자 중 하나인 'RPE65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합니다. 

럭스터나는 RPE65 돌연변이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상 유전자를 복제한 뒤, 망막 아래에 있는 망막색소상피세포에 주사합니다. 

망막세포 안으로 들어간 정상 RPE65 유전자 복제본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대체해 RPE65 단백질을 생성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시각회로가 회복되면서 시기능이 개선됩니다.

Q. 임상 연구에서도 확실한 효과가 입증이 된 것인가요?

변석호 교수 = 럭스터나는 이중대립형질 RPE65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습니다. 

3상 임상시험에서 31명의 환자 중 21명의 환자에게 럭스터나를 투여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료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Multi-Luminance Mobility Test, MLMT)'를 실시했죠.

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는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의 시기능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각기 다른 밝기 아래에서 실제 환경과 비슷하게 여러가지 높이의 장애물로 이뤄진 코스를 통과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임상시험 결과, 럭스터나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시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치료 전후 럭스터나 치료군의 MLMT 검사 평균 점수 변화는 1.8점(SD=1.1)으로, 럭스터나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의 0.2점(SD=1.0)보다 1.6점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럭스터나 치료 전에는 모든 환자들이 가장 어두운 밝기이자 촛불 1개 밝기인 1럭스(Lux) 환경에서 코스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럭스터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절반이 넘는 65%(n=13/20)가 치료 1년 시점에 동일한 1럭스 밝기에서 정상적으로 코스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럭스터나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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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상시험에서 처음 럭스터나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의 환자도 1년 후에 럭스터나를 투여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땠어요?

변석호 교수 = 처음에 럭스터나 치료를 받지 않았던 대조군의 환자(n=10)도 1년 후에 럭스터나를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치료 전후의 시기능 개선 정도를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대조군의 MLMT 점수도 치료 1년 시점에 2.1(SD=1.6)로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시기능 개선 효과가 3년 시점까지 이어져 MLMT 점수가 2.4(SD=1.5)로 더욱 높아졌습니다. 

Q. 한 번 투약하는 약인데, 저는 그 효과가 얼마나 가는지도 궁금해요. 영구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데이터가 있나요?

변석호 교수 = 럭스터나는 단 한 번의 투여만으로 유전성 망막 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 시기능을 개선하고 영구적 시력 상실 위험을 낮춥니다. 

현재 럭스터나의 효과는 임상시험에서 4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해 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Q. 모든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가 럭스터나를 사용할 수 있나요? 치료 조건이 궁금합니다.

변석호 교수 = 안타깝게도 모든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에게 럭스터나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럭스터나는 'RPE65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망막 세포가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살아 있어야 럭스터나 투여가 가능합니다.

Q. 치료 방법이 없었던 유전정 망막 질환에 유전자 치료제가 생긴 셈이잖아요. 럭스터나가 국내에서 허가된 후, 실제 진료 현장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변석호 교수 = 치료 방법이 전무했던 상황 속에서 처음 럭스터나 개발 소식을 접했을 때, '유전성 망막 질환에도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사실상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점차 실명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손놓고 두고 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럭스터나의 국내 허가로 이러한 환자들에게 치료의 가능성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만큼,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유전자 검사를 받아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정착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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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치료제가 있으니 '유전성 망막 질환'의 조기 진단이 중요할 것 같아요. 

변석호 교수 = 유전성 망막 질환의 치료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빨리 진단을 받고, 정확한 원인 유전자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유전자 검사 기술과 정책적 지원이 마련돼 있지만 유전성 망막 질환 자체에 대한 관심, 인지도가 낮습니다. 

질환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망막 세포가 충분히 살아 있어야 럭스터나 치료가 가능합니다. 환자들은 유전성 망막 질환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망막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기를 바랍니다. 

의료진 역시 환자가 의심 소견을 보인다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빠른 진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유전성 망막 질환 특성상 출생 직후나 소아기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의 관심과 관찰 또한 중요합니다.

Q.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나 가족,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변석호 교수 = 흔히 희망이 없는 상태를 '눈 앞이 깜깜하다'라고 표현하죠. 그만큼 하루 아침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상황입니다.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공포입니다. 

어릴 때부터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평생 동안 실명으로 진행하는 공포에 살아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전성 망막 질환의 치료가 얼마나 시급한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처음으로 등장했죠. 덕분에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게다가 유전성 망막 질환 연구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우선 환자들이 원인 유전자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 과정을 거쳐야, 현재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치료제의 대상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는 개별 환자들의 다양한 유전자에 맞춰 각각 개발돼야 하므로, 아직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기에는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여러 유전자 중 환자 비중이 높은 유전자 이상이 우선적으로 치료제 개발 대상이 될 수밖에 없겠죠. 이 또한 인종별, 지역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들에서는 어떠한 유전자 이상이 빈도가 높고 중요한지 파악하는 과정도 요구됩니다.

하지만 미리 걱정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소아의 경우 사시, 야맹증과 같은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망막 전문의나 소아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세요.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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