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나쁜 '전이성 유방암'‥'버제니오', 강점 충분히 발휘

[비하인드 씬] 버제니오, 암세포 증식 관여 단백질 CDK 4&6 선택적으로 표적 및 억제
내분비요법 병용 임상에서 간 전이·높은 종양 등급 환자의 PFS 중앙값 연장 확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5-19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유방암' 자체로는 예후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2015-2019)은 93.6%로, 10년 상대 생존율(2010-2014)도 90% 정도다.

그런데 다른 장기로 전이된 유방암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전이성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2015-2019)은 전체 유방암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2.6% 수준이다.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지 못한 암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CDK 4&6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내분비요법과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CDK 4&6 억제제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인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CDK 4&6 억제제는 전이성 유방암은 생존기간, 무진행 생존기간 향상 뿐만 아니라 예후가 나쁜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제공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릴리의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는 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여러 강점을 입증했다.

◆ 버제니오 강점 1 : 혁신적인 작용 기전


유방암 치료는 1970년대 등장한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를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1990년대에 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시작으로 내분비요법 시대가 열렸다.

이후 2010년대에 비로소 전이성 유방암 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인 mTOR 억제제와 CDK 4&6 억제제가 개발됐다. 이 표적치료제들이 내분비요법과 함께 사용되면서 전이성 유방암 치료는 큰 발전을 이루게 됐다.

'버제니오'는 이 중 가장 최근에 허가된 CDK 4&6 억제제에 속한다. 버제니오는 세포 분열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 CDK(Cyclin Dependent Kinases;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 4&6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다.

암은 정상적인 세포 주기 조절을 벗어난 세포들이 계속적으로 세포 분열을 일으키면서 진행된다. 그런데 버제니오는 CDK 4&6를 억제해 세포 주기를 정지시키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유방암 세포의 노화와 사멸을 이끈다.

주요 임상시험에서 버제니오는 임상적 혜택을 보여줬다. 버제니오를 내분비요법과 병용 시, 내분비요법 단독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 및 전체 생존기간(OS)이 유의하게 연장됐고,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유효성이 확인됐다.

이를 기반으로 버제니오는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2019년 국내 허가됐고, 2020년 급여 등재됐다.

버제니오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써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과,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민환 교수는 "병기상 4기로 구분되는 전이성 유방암은 낮은 병기의 유방암에 비해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나쁘다. 이에 지속적 효과를 보이는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컸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이에 응답하듯 버제니오와 같은 CDK 4&6 억제제가 등장했고, 덕분에 전이성 유방암의 예후가 상당히 개선되는 등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 버제니오 강점 2 : PFS & OS 중앙값 개선 


버제니오의 대표적인 임상으로는 MONARCH-2 및 MONARCH-3 연구가 있다. 두 연구 모두 버제니오+내분비요법 병용요법으로, 내분비요법 단독요법과의 비교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MONARCH-2 연구는 내분비요법 후 암이 진행된 HR+/HER2- 유형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살펴봤다. 그 결과, 버제니오는 풀베스트란트 병용 시 폐경 상태와 관계없이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을 7.2개월 연장시켰다.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 16.4개월, 풀베스트란트 단독 9.3개월)

MONARCH-3 연구는 완치를 목적으로 한 수술적 절제 또는 방사선 요법을 시행할 수 없는 HR+/HER2- 국소 재발성, 그리고 전이성 유방암을 앓고 있는 폐경 후 여성 환자가 대상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을 살펴봤다.

그 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버제니오 병용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요법 14.76개월보다 약 2배 길었다.

MONARCH-2 연구에서는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 시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6.7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중앙값 37.3개월에 비해 9.4개월 연장됐다.

객관적 반응률(ORR) 또한 두 연구에서 모두 버제니오+내분비요법 병용 환자군이 내분비요법 단독 사용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 35.2%, 풀베스트란트 단독 16.1% / 버제니오+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49.7%,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37.0%)

버제니오의 이러한 효과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환자(한국, 일본, 대만)에서도 증명됐다.

MONARCH-2 임상의 하위 분석 연구 결과,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PFS)은 21.2개월, 풀베스트란트 단독 11.6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이 47.5%, 풀베스트란트 단독이 23.4%였다.

◆ 버제니오 강점 3 : 예후 조건 나쁜 환자 대상 효과 입증


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유방 이외의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다. 주로 뇌, 폐, 간, 뼈와 같은 인체 핵심 장기에서 전이가 발견되며, 재발은 초기 치료 이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의 약 5~10%가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집계된다.

전이성 유방암은 진행 병기상 4기에 해당한다. 이는 낮은 병기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짐을 의미한다.

유방암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종양 크기, 림프절 전이 범위, 종양의 조직학적 등급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그 중에서도 간 전이, 높은 종양 등급(Tumor grade), 짧은 재발 기간(Treatment free interval),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 뼈 이외 전이 환자의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전이성 유방암의 특성 때문에 생존율 개선은 오랜 갈증으로 남아 있었다.

이 맥락에서 버제니오는 진행성 유방암 중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환자군의 치료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었다. 임상 하위 분석 결과, 버제니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일관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연장 효과를 보였다.

◆ 버제니오 강점 4 : 치료를 넘어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내분비요법으로 질환이 관리되지 않을 경우, 흔히 항암 치료로 불리는 항암화학요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항암화학요법은 경우에 따라 전신에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합병증으로 골수 기능이 억제돼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림프구 등의 수가 감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겨운 과정에 놓이게 된다. 결국 이들의 삶의 질은 크게 낮아진다.

그런데 버제니오는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시 생존기간 중앙값 연장 뿐만 아니라 '항암화학요법의 시작 시기 지연 효과'도 보여줬다.

MONARCH-2 임상에서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 환자군의 항암화학요법까지 소요된 시간(TTC: Time to chemotherapy) 중앙값은 50.2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사용 환자군 중앙값 22.1개월에 비해 28.1개월 더 연장됐다.

김민환 교수는 "버제니오는 임상 연구에서 내분비요법과의 병용을 통해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최대 14개월까지 연장시켰다"며, "전체 생존기간의 연장도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무진행 생존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은 곧 항암화학요법을 시작하는 시기를 그만큼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치료 과정에서 오는 환자들의 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버제니오 강점 5 : 식사 관계없이 먹는 복약 편의성 

버제니오는 투약이 편리한 경구용 제제다. 매일 아침과 저녁 2회를 복용하는 방식인데, 식사 여부와 관계없다. 또한 별도의 휴약 기간 없이 28일 주기 동안 연속적인 복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복용 방법은 환자가 약물 복용 스케줄을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환 교수는 "버제니오는 치료 효과 외에도 투약 편의성이 높아 의료진과 환자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다"라며, "현재 전이성 유방암에는 버제니오와 같은 좋은 치료 옵션이 많이 개발돼 있다. 환자들이 부디 포기하지 않고 의료진과 상의 하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건강한 일상을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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