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에 흑자 전환까지… "의학적 미개척 분야로 글로벌 도전장"

[MP기업포커스] ⑬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 플랫폼 적용한 'ABL301' 기술이전에 이어 면역항암제 논의 지속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할 예정"

김선 기자 (s**@medi****.com)2022-12-16 06:08

[메디파나뉴스 = 김선 기자]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및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이중항체 전문 기업이다.

2016년 2월 설립 이래 지속적인 R&D 투자와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를 개발했고, 현재 이를 활용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는 파이프라인의 초기 기술이전(Early License-out)으로, 사노피·콤패스 테라퓨틱스,·유한양행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도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위해 글로벌 빅파마들과 지속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강점은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인데, 플랫폼 기술은 타깃 항체의 변경을 통해 새로운 파이프라인 개발이 가능해 확장성이 넓다. 

보유하고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으로는 혈액뇌장벽(BBB) 투과율을 높인 그랩바디-B(Grabody-B),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 면역조절제 기반 그랩바디-I(Grabody-I)가 있다.
 
그랩바디-B는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BBB를 구성하는 뇌 내피세포 발현율이 높은 IGF1R에 결합하는 항체를 분자 셔틀로 활용해 약물의 뇌 전달율을 향상시켰다. 그랩바디-B가 표적하는 IGF1R은 분자 셔틀로 활용되는 또다른 타깃인 트렌스페린 수용체(TfR) 대비 뇌 발현율이 높아 치료제의 off-target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경쟁 BBB 셔틀 플랫폼 대비 보다 긴 반감기를 보여 약물이 뇌에서 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랩바디-T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세포가 발현된 종양미세환경 에서의 면역반응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그랩바디-T는 상단 모듈로 종양에서 많이 발현되는 항원을 타깃하고, 하단 모듈은 4-1BB를 표적해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4-1BB 단독항체는 4-1BB 활성에 따른 간 독성 문제가 보고된 반면, 그랩바디-T의 경우 종양미세환경에서만 4-1BB를 활성화시켜 안전성이 높다.
 
면역항암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I는 일부 면역세포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을 차단해 T세포의 종양 살상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기존 면역관문 억제제의 반응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상훈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CD3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의 CD3 플랫폼은 '1+1' 구조를 가진 그랩바디-T 플랫폼과는 달리 '2+1'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D3 결합이 강할수록 면역반응이 심해 독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2+1 구조를 통해 개선하기 위함이다"라면서 "에이비엘바이오는 CD3 플랫폼을 활용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한편 항암 효과를 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CD3 이중항체와 4-1BB 이중항체 병용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파키슨병,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 개발 배경은?  

그랩바디-B 플랫폼이 적용된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이 바로 ABL301이다. 

내부에서 알츠하이머 등을 표적하는 이중항체를 개발하고는 있으나 매우 초기 단계로 아직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 않다. 

현재는 앞서 그랩바디-B 플랫폼을 다른 퇴행성뇌질환 항체 개발 기업들의 단독항체에 접목해 BBB 투과율을 높이는 방식을 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 바이오가 두 번째 창업 회사다"며 "파멥신이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을 했었고, 그동안 항암제 개발을 중심으로 했었다. 갑자기 에이비엘에서 퇴행성뇌질환 선택했던 이유는 의학적 미개척 분야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뇌질환에 대해서는 한 번 새로운 비즈니스로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이유가 뇌질환 쪽의 시장이 크지만, 뇌질환 분야에서 약물전달이라는 빅파마에서도 해결이 안 된 부분이었다"며 "BBB라는 기술에 대해 동향 분석을 했고, 살펴 본 결과 연구된 바가 많지 않아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치매하면 아밀로이드 파킨슨 알파시누클레인 물질에 대한 가설들이 생겼는데, 이런 부분도 에이비엘바이오 전략과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이 중에서 파킨슨을 선택했고, 대신 BBB를 같이 하게 된 것이다"고 부연했다. 
◆ 전임상 단계에서 이룬 성공적 기술이전의 비결은? 

기술이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퇴행성뇌질환 및 면역항암 분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사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한 덕분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외 컨퍼런스와 학회 등에 참석하면서 비즈니스 미팅 등을 통해 빅파마들의 니즈를 이해하고, 글로벌에서의 경쟁 현황을 파악했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빅파마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데이터 자료를 만들어 경쟁사가 아닌 자사의 기술이 파트너사와 가장 효율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기술이전 협상 역시 하나의 기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복수의 기업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해 가능성을 높였다. 이러한 부분들이 기술이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이전 논의를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하면서 줌을 이용해 화상 미팅을 진행하거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바이오 USA 등 해외 행사에서 오프라인으로 만나기도 한다.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 기술이전 이후 자사의 BBB 셔틀 플랫폼을 다른 회사의 항체에 적용하는 방식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에 대한 문의도 많아지고 있어 관련 협상도 진행 중이다. 

기술이전과 관련해 다가오는 큰 행사로는 오는 1월에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있는데, 에이비엘바이오도 주최측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미 미팅 스케쥴이 여럿 잡혀 있어 바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좋은 소식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마지막 한마디는? 

2022년은 에이비엘바이오에게 매우 뜻깊은 한 해다. 

ABL3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 체결로 2022년을 시작해 재무적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16명에 불과하던 임직원도 이제는 100명에 달하는 인재들이 함께 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통해 한국의 작은 바이오 기업을 넘어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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