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10년 간 국민 인식 전환…"이젠 정책 개선 시점"

[기획 Day by day] 9월 13일 세계 패혈증의 날, 대한중환자의학회 곽상현 회장
골든타임 중요한 '패혈증' "중환자의학 발전해야 사망률 줄어든다"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1-09-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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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하셨습니다." 사망 환자들에 많이 내려지는 선고로 김영삼 전 대통령, 가수 신해철 씨,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인사들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미생물이 감염돼 나타나는 패혈증은 면역 반응으로 인해 고열과 심박 수 호흡이 증가하는 것으로 사망률이 30% 이상에 달한다.

패혈증은 치료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동안 이 질병의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인식 전환을 위해 '세계 패혈증의 날'이 제정된 지 딱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관련 학회 노력과 국민 관심에 '감염으로 인한 쇼크'라는 일반적 개념은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사망률은 높은 상황.

이에 대한중환자의학회 곽상현 회장(전남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사진)은 메디파나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환자의학이 발전해야 패혈증 사망률이 줄어든다"며 감염병 대응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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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패혈증의 날' 10주년…"패혈증, 골든타임 중요" 인식 자리잡혀

9월 13일은 '세계 패혈증의 날'로 2012년에 제정돼 올해 10년차에 접어들었다.

학회는 제정된 그해인 2012년부터 '세계 패혈증의 날'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고, 2017년 '우리나라 패혈증의 실태와 정책제언' 국정감사 자료를 만들어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곽 회장은 "학회는 국민에게 패혈증 심각성과 조기 치료 중요성을 알렸다. 그 결과, 10년 전과 달리 '패혈증도 뇌졸중과 심근경색처럼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것 같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학회는 패혈증 관련 객관적 데이터와 연구결과도 내놓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 응급실로 방문하는 패혈증 환자 특성과 문제점'을 연구했으며, 2019년부터 전국병원을 대상으로 '지역사회발생 패혈증과 병원발생 패혈증 환자들 특성'을 연구해 최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비수도권은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보다 병원 발생 패혈증이 약 5% 더 높다는 것을 밝혔으며, 그 병원에서 '묶음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지가 사망률과 큰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곽 회장은 "패혈증 관련 연구결과를 통해 정부에 정책 결정 당위성을 알렸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나라 패혈증 치료 표준화가 이뤄지고, 중환자실 질적 수준도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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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속도 빠른 패혈증, 중환자 전문의료인 적절한 시기 치료가 관건"

과거에는 위생에 대한 개념이 없어 치료를 진행하다 패혈증에 걸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20세기가 지나 손소독, 백신, 항생제, 응급 처치 등 의학이 진보했지만, 여전히 감염 사망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패혈증은 폐렴, 요로감염, 복막염, 뇌수막염, 봉와직염, 심내막염, 등 신체 모든 부위의 심각한 중증 감염이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병변의 진행속도가 갑자기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에서 판단하기 모호하다.

따라서 중환자 전문의료인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쇼크 및 다수 신체 기관 손상을 유발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환자의학 수준과 패혈증 사망률은 반비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곽 회장은 "패혈증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코로나19를 포함한 많은 감염 질환에서는 환자 사망률이 그 나라 의료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환자실 진료 수준과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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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 수가 체계 개선, 의료 인력 확보 등 정책 개선 산더미"

중환자실은 일반병실보다 고도의 환자 상태 감시장비, 생명 유지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중환자실 간호사, 약사, 영양사, 재활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생명을 구하고 중요한 장기들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중치료가 시행되는 곳이다.

곽 회장은 "아직도 응급실은 익숙하지만, 중환자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으며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죽는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고 이런 중환자실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학회 적극적 홍보와 더불어 중환자실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패혈증 관련해 대국민 인식전환은 이뤄졌지만, 중환자실 수가 체계 개선, 등급화, 의료 인력의 확보 및 배치 등 정책 개선점은 많다.

곽 회장은 "여전히 간호사 1명이 중환자 3~5명을 보는 경우가 있고, 전담 의사 수가 부족한 중환자실도 많다"며 "아직 준-중환자실(sub-ICU) 시스템이 없어, 원활한 중환자실 운영이 어렵고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가 계속된다면 의료진은 쉽게 지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꼬집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이같은 문제점을 학회가 공론화해 차후 정책 반영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곽 회장은 "코로나19, 패혈증뿐만 아니라 미래의 감염병 유행에서도 체계적 중환자치료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기에 학회에서는 정부와 소통 창고를 유지해 하나씩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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