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중함‥류마티스관절염에서 'JAK 억제제'의 의미

[연중기획 희망뉴스] '린버크', '임상적 관해' 넘어 '통증 및 신체 기능 개선'에 새 기준 제시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2-03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의 치료 목표는 '관해(Remission)'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 달성'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 20년간 의학적 발전에 힘입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목표에 도달하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관해를 달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실제 치료 과정에서 호소하는 주요 증상은 '통증'이었다. 치료를 꾸준히 받더라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통증, 피로감을 호소했다.

생물학적 제제 등록 사업(Korean College of Rheumatology Biologics & Targeted therapy Registry, KOBIO)' 분석에 따르면, 기존 항류마티스 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어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52.6%였다. 치료 1년 차에 불편한 통증(10점 만점 중 4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 비율은 21.5%였다.

아울러 통제 가능한 질병 수준에 도달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82%가 지속적으로 중증도 내지 중증의 통증 수준을 보고했다. 

그런데 애브비의 JAK 억제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이전과는 다른 긍정적인 평가가 들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린버크는 '임상적 관해 도달률'과 더불어 '통증 개선'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만큼 높은 의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 일상부터 사회적·경제적 손실까지 영향 주는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흡연, 비만, 잇몸이나 폐 점막에 발생한 감염 등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전 세계적으로 성인 인구의 약 0.8%에게 이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유병률은 약 0.5-1%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는 2020년 기준, 12만 4천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조조강직이 30분-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은 큰 관절보다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 주로 나타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지만, 폐나 혈관 등 전신을 침범할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증상 발생 후 2년 이내에 약 60-70%에서 골미란(골손상)이 발생한다. 관절은 비가역적인 특성으로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우며, 질환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10년 경과 동안 환자의 약 50%에서 일상생활에 장애를 갖게 된다. 또한 심혈관질환 및 호흡기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이 없고 염증 활성도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관해(Remission)'에 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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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연아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항류마티스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관해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정상인과 유사한 건강 상태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관절 손상을 억제하고 예방해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핵심입니다."

질환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저하되면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코호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중등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45%, 중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답했다. 23%가 질환으로 인해 정년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가장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는 연령층인 40-50대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가능한 빠르게 치료해 근로 능력을 회복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적 손실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류마티스관절염, 'Treat-to-Target' 

류마티스관절염은 질병 활성도 상태나 예후에 따라 1차 요법부터 메토트렉세이트(MTX)를 근간으로 하는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한다. 

"MTX는 장기간 축적된 임상경험과 연구 데이터를 통해 관절 손상을 억제하고,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돼 있습니다. 이러한 1차 요법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의 다양한 최신 요법들이 2차 요법으로 처방되고 있어요."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는 질환의 병태 생리에 작용하는 염증 표적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기전이다. 보다 신속하게 염증을 억제하고 기존의 약제에 불응하거나 불량한 예후 인자를 갖는 중증 환자의 치료 성적과 장기 예후를 크게 개선시켰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해 도달'을 치료 목표로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게 된다. 만약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적극적으로 약제를 교체하는 'Treat-to-Target(목표 지향적 치료)' 전략을 따르고 있다. 

"미국와 유럽 류마티스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 3개월 이후 상태가 개선되지 않거나 6개월 이후 관해에 도달하지 못하면, 생물학적 제제 또는 JAK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요구하고 있어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가 꾸준히 발전됐다고 할지라도 '치료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21년 10월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KOBIO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 및 경구 표적치료제로 치료한 국내 환자들에서 치료 첫 해에 관해 상태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DAS28-CRP<2.6 기준 56.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DAS28-CRP보다 통증 지표를 더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CDAI, SDAI, Boolean 지표 기준 관해 도달률은 10.4%, 12.7%, 12.9%로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DAI, SDAI와 함께, Boolean 지표는 환자의 통증 지표를 더욱 잘 반영하며, 보다 엄격한 목표로 관해 달성이 어려운 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객관적인 염증 지표는 개선됐더라도 통증 등 환자가 주관적으로 평가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환자의 질환 및 증상 개선, 통증 해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환자가 겪는 통증을 개선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점도 임상 현장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 '일상 회복',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 의미있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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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51세)는 관절 통증과 열감, 부종, 조조강직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온 케이스다. 

3년 전, A씨는 외부 병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자마자 항류마티스약제 치료에 돌입했다. MTX와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 병용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됐고, 2021년 9월부터는 스테로이드를 2.5mg으로 감량하게 됐다. 

하지만 점차 손가락이 붓기 시작했고, 좌측 무릎에도 물이 차 경희대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사진 참고)

"A씨는 MTX 등 항류마티스약제를 이용한 1차 치료에도 질병 활성도 개선 정도가 저조하고,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일주일마다 복용하는 MTX를 4알 이상 복용하면 심한 위장장애가 있다고 해 충분한 용량의 MTX를 사용하기도 어려웠죠. 따라서 MTX와 병용하지 않아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빠른 증상 개선을 보일 수 있는 린버크 사용을 고려하게 됐습니다."

A씨는 즉각적인 호전을 보였다. 이에 MTX는 점차 감량하게 됐고, 린버크 투여 3개월 경과 뒤에는 린버크를 제외한 모든 약제를 중단할 수 있었다. 현재 A씨는 린버크 단독 복용으로도 정상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비교적 새로운 치료제를 시작한 것에 대해, A씨는 처음에 약간의 의구심과 두려움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약 복용을 한 뒤에는 하루 한번 복용하는 알약이라 편리하다고 평가했고, 사용한 지 일주일 뒤부터 신속하게 통증이나 부종 등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치료제를 처방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을 때 의사로서 크게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교수는 아직 많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기존 치료에도 통증 개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꼬집었다. 

한 연구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어려움을 '조조강직으로 인해 오전에 활동하기 위해서는 2시간 이상 소요된다', '씻기, 청소하기, 머리 빗기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조차 피곤하고 힘들다', '극심한 통증으로 잠에서 깨곤 한다', '발목, 발가락 등에 불이 붙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등을 꼽기도 했다. 

유럽 10개국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96명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연구 결과에서도 환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1위를 '통증'으로 뽑았고 그 다음 2위를 관절 기능 장애, 3위를 피로감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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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완치 개념이 아닌, 계속해서 관리해야만 하는 질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을 생물학적 제제와 같은 주사제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주사 바늘에 대한 두려움 뿐 아니라 주사 치료를 위해 자주 병원을 찾아야 하는 과정 또한 번거려워하는 경우도 있죠. 아울러 치료 여정이 길다보니 도중에 여러 가지 사정 상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어요. 이럴 경우 류마티스관절염 재활성화가 반복돼 관절 손상이 진행될 위험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치료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린버크'를 비롯, 1일 1회만 복용하면 되는 JAK 억제 기전의 경구제가 임상 현장에 도입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JAK 억제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 사용되면서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약제 선택에 대한 선호 요인에 대한 연구'에도 경구제 복용이 가장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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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버크는 2020년 11월부터 국내에서 류마티스관절염에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린버크는 하나 이상의 항류마티스제제(DMARDs)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의 중등증에서 중증의 활동성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를 목적으로 '단독요법'은 물론 MTX를 포함한 다른 항류마티스 제제와의 '병용'이 가능하다. 

"새로운 약제인 린버크의 도입으로 더욱 다양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임상 연구에서 린버크+MTX군은 아달리무맙+MTX군 대비 12, 26, 48주차에서 다양한 기준의 관해 도달률에서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고, ACR50 달성률과 Pain, HAQ-DI 변화에서 더 우월한 결과를 입증했어요. 즉, 린버크는 관해 달성과 빠른 통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로써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환자의 일상 회복이 가능한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고 병원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절망적인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몸에서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정상인과 가깝게 생활할 수 있도록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신속한 효과는 물론 사용 편의성까지 개선된 치료제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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