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연매출 1조원을 넘긴 '1조 클럽' 제약사들의 1분기 성적표가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실적 향상이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전체적인 실적도 상향했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연매출 1조원을 넘긴 '1조 클럽'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GC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보령 등이 포함됐다. 2023년까지는 8개 기업이었으나, 보령이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면서 9개로 늘어났다.
메디파나뉴스가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1조 클럽' 9개사에 대한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연결기준, 종근당 별도기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한미약품과 광동제약을 제외하고 모두 성장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는 감소한 기업이 더 많았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GC녹십자, 유한양행 등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 성장 폭이 다른 기업들의 감소 폭을 상회하면서 '1조 클럽' 전체 실적도 상향했다. 9개 기업의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3.6% 증가한 4조5348억원, 영업이익은 105.1% 증가한 7640억원, 순이익은 599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가장 높은 성장을 나타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7개사는 전년동기 대비 총 매출액은 3.8% 증가한 2조3946억원, 영업이익은 5.8% 감소한 1279억원, 순이익은 21.9% 증가한 1154억원으로 집계된다.
'1조 클럽' 9개사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동기 대비 37.1% 증가한 1조298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19.9% 증가한 4867억원, 순이익은 109.4% 증가한 3756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은 1~3공장 풀가동 및 4공장의 안정적인 램프업(가동 확대)으로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 수주 확대, 우호적 환율 효과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신제품의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 등이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CDMO 사업을 주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ESG 분야에 앞장서며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수주 경쟁력 확보하는 중이다. 이에 힘입어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는 생산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CDMO 업체를 선정할 때 ESG 경쟁력을 비교 평가해 관리하는 추세"라며 "CDMO 기업의 ESG 경영능력은 수주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위인 셀트리온의 성장세 역시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뿐만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향상됐다.
셀트리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4.2% 증가한 841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67.9% 증가한 1494억원, 순이익은 421.6% 증가한 1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실적 성장은 '램시마SC(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 '베그젤마(베바시주맙)' 등 후속 제품군이 전년동기 대비 62% 이상 성장한 점과, 과거 합병으로 발생한 무형자산의 상각 종료 등이 주요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컨센서스가 하회한 점으로 미뤄 아쉬운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유럽시장에서의 유플라이마, 스테키마의 빠른 시장 침투가 기대된다. 또한 기대보다는 더디지만 합병 이후 신규 시밀러 제품들의 성장 기반으로 원가율이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이 긍정적인 성장 모먼트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올 한 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룰 기반이 구축됐다"며 "하반기 고수익 신규 제품 출시와 더불어 신성장 동력의 중심이 될 신약 개발도 순항하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순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0.6% 증가한 4916억원, 영업이익은 1012.7% 증가한 64억원, 순이익은 7.4% 감소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오른 이유는 고마진인 유한화학 API 매출이 증가하고, 유한건강생활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의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전 사업부가 모두 전년대비 성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고마진의 해외사업부 매출 증가, 라즈클루즈(레이저티닙) 출시 국가 확대 및 리브리반트SC(아미반타맙) 병용요법 승인에 따른 매출 확대로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되며, MARIPOSA 최종 mOS 결과 발표 및 유한화학 API 추가 수주 등 다수의 긍정적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GC녹십자와 대웅제약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GC녹십자는 전년동기 적자였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인상된 혈액제제 약가 영향으로 국내 혈액제제 매출이 상승했고, 고마진 수출 품목인 '헌터라제'와 백신이 고성장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은 주력 3대 제품 중 '나보타(보툴리눔톡신)', '펙수클루(펙수프라잔)'의 매출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매출액과 이익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종근당과 보령은 매출액은 상승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자회사인 북경한미와 한미정밀화학의 부진으로 인해 연결기준 실적이 모두 약화됐으며, 광동제약 또한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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