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수가협상단 "올해는 늘어난 밴드로 논의 시작해야"

매년 지적하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해소하지 않으면 의료전달체계 왜곡 심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24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병원협회는 2024 수가협상은 반드시 밴드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번 1조 안팎의 밴딩을 갖고 논의를 하다보니 매년 치열한 수가협상 과정을 겪어야 했다.

그러므로 대한병원협회는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인 상황에서, 이를 밴딩 규모에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병원협회의 수가협상 대표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바라는 점 몇 가지를 밝혔다.

먼저 그는 'SGR 모형 개선'은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꼽았다.

송 부회장은 "여러 가지 제도 개선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 SGR 모형에서 극적인 변화는 없다. 어렵겠지만 합리적인 모형 도출은 계속 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올해 협상에 병원계와 의료계의 힘든 상황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의료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인건비 상승, 물가 상승, 의료전달체계의 변화 등이 어려움으로 제시된 상태.

송 부회장은 "의료 재료비, 의약품 등 비용 증가가 상당하다. 이번 협상에서는 물가 인상을 반영한 수가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밴딩'이다. 수가협상은 한정된 밴딩 내에서 공급자 단체들이 나눠 갖는 형식이다.

따라서 밴딩 규모가 커야 유형별로 갖는 전체 수가 상승분이 커진다. 반대로 밴드의 총량 자체가 늘어나지 않으면 분배가 적절하게 될 수 없다.

그동안 수가협상 시 추가재정 소요분으로 ▲2016년 6,503억 원 ▲2017년 8,143억 원 ▲2018년 8,234억 원 ▲2019년 9,758억 원 ▲2020년에는 1조 478억 원이었다. 이후 2021년 9,416억 원으로 내려갔다가 2022년 1조 666억 원, 2023년 1조 848억으로 다시 높아졌다.

송 부회장은 "밴드가 1조 안팎으로 결정되는 현황이 계속되고 있다. 밴드 규모에 고령화, 의료 기술의 발달, 의료 비용 증가를 포함시켜야 한다. 진료비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체 인상이 고정돼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이 어느 정도 흑자 수준 유지하고 있으므로, 밴드 규모를 늘리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송 부회장은 "병원계와 의료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밴드 수준을 작년 대비 인상된 상태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그가 우려하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도 이번에 언급됐다. 환산지수 역전이 단순히 급여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 체계를 왜곡시키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환산지수란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당 단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수가 결정 체계에서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환산지수는 매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의 곱으로 정해진다.

의원 종별가산 적용 환산지수는 2014년부터 병원급을 추월했고, 2016년에는 종합병원을 넘어섰다. 2021년에는 상급종합병원 수가까지 역전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공급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가가 보장된 의원급으로 기관 유형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 입장에서도 수가가 높지 않은 상급종합병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송 부회장은 "심평원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한 결과, 병원급 의사 수의 증가는 미미하지만, 의원급은 상당히 큰 폭으로 의사 수가 증가하고 있었다. 기관 수 자체도 의원급이 늘어나고 병원급이 감소하고 있다. 수가 역전 현상은 시급하게 개선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을 해소하지 않으면 의료전달체계는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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