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전문병원', 필수의료와 응급의료에 충분한 능력"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 개최한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 "중증 뇌혈관질환 치료에 있어 거점병원 역할 충분히 수행 가능"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05 06:03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전국에 4곳 뿐인 뇌혈관질환 전문병원들이 하나로 뭉쳤다.

지난해부터 명지성모병원, 대구굿모닝병원(대구), 에스포항병원(경북), 효성병원(청주)은 매년 한 자리에 모여 전문병원의 역할을 제고하고 고취하고자 '뇌혈관 전문병원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명지성모병원이 주축이 돼, 영등포구 본원에서 학술대회를 열었다.

올해 2차 학술대회에서는 뇌혈관 전문병원 소속 임상 과장들의 뇌동맥류 케이스 발표가 진행됐으며, 명지성모병원의 협력 병원인 일본 오타기념병원 오타 다이세이 이사장이 참석했다.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허준 의무원장<사진>은 "명지성모병원은 적절한 시기 내에 뇌혈관질환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를 통해 뇌혈관 전문 종합병원으로 지역 의료서비스의 주춧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학술대회는 허 의무원장에게 남다른 의무감을 갖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체계 구축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필수의료 대책, 응급의료 전달체계 등 현안에 있어 전문병원이 '키'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전문병원은 대형병원과 견줄 만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응급의료시스템의 한계 및 전문병원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역할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허 의무원장은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 및 활용에 대해 다각도로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4곳의 전문병원이 다양한 협력을 해 좋은 대안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올해 39주년 맞이한 명지성모병원

올해로 명지성모병원은 개원 39주년을 맞이했다. 39년 동안 병원이 성장하고, 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허 의무원장은 "환자의 믿음과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명지성모병원은 3주기 인증의료기관 및 4회 연속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과 도약을 이뤄냈다. 대형병원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뛰어난 의료진과 최신 의료 시설, 장비를 갖춤으로써 지역의 의료 수준을 주도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명지성모병원은 급성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 중증응급환자의 빠른 치료를 위해 24시간 상주하는 숙련된 의료진과 신속진료시스템(Fast Track)을 운영 중이다.

이 신속진료시스템을 토대로 진료부, 영상검사실, 진단검사실 등 선제적인 조치를 시행해 최적의 검사와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신경심리검사, 신경근전도, 수술 중 집중감시, 뇌파, 뇌혈류검사는 물론, 색전증검사(Emboli), 혈관운동반응성검사(VMR), 난원공개존증검사(PFO) 등 다양한 신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음파 활용 기립경사도 검사를 도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혈압, 맥박,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해 자율신경계 관련 기립성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 여부와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 변화까지 관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명지성모병원은 2005년 전문병원 시범기관으로 선정된 이래 2011년(1기), 2015년(2기), 2018년(3기), 2021년(4기) 등 연이어 4회 연속 전문병원 인증을 획득했다.

명지성모병원은 올해 5기 전문병원 지정 평가를 준비 중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유지함으로써 수도권 유일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사를 이어 나가겠다고.

허 의무원장은 현재 필수의료 대책 중 하나인 심뇌혈관질환법의 진행 상황을 세심하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뇌혈관질환법 개정안에는 중앙·권역·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3단계의 센터를 지정해 심뇌혈관질환 의료전달체계를 재구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명지성모병원이 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다면 지역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 '전문병원', 제대로 활용해야
 

허 의무원장은 최근 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대책이 성공하려면, '전문병원'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병원이라는 제도가 시행된지 12년이 지났다.

전문병원 제도는 대형병원의 쏠림 현상을 해결하고, 환자들이 대형병원과 같은 수준의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전문병원 중에서도 뇌혈관 전문병원은 뇌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수술과 시술이 모두 가능해야 한다. 환자의 예후를 위한 적절한 치료 시설도 마련해야 하므로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쉽다. 전문병원을 지정하는 엄격한 기준에 반해 범정부적인 홍보 및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허 의무원장은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진이나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음에도 전문병원의 활용성이 낮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허 의무원장은 최근 1~2년간 전문병원 및 중소병원의 활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실감했다.

허 의무원장은 "지난해 한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굉장히 안타까웠다. 이는 현 의료계의 어두운 현실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명지성모병원은 수도권에서 유일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 신경외과 전문의는 총 7명, 뇌혈관질환 시술 및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총 4명이나 상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당시 이송 연락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대책, 의료전달체계 등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허 의무원장은 반짝이는 수준의 대책은 필요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과 개선안들은 수십 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이다. 병·의원, 중소 및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의 연결 고리가 없으면 반복의 연속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동시에 그는 의료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할 수 있고,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무원장은 "상급·대형병원 위주의 제도를 개선하기보다 의료기관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전문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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