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반드시"‥ `타그리소` 급여 놓고 간절한 목소리

환자와 의사 모두 급여 필요성 언급‥8월 급평위 재상정에 촉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7-07-31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쓸 수 있는 약이 있는데도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비싼 약값'때문이다.
 
조만간 급여가 된다는 소식만 1년이 넘게 들은 것 같지만, 정부와 논의중이라는 긴 줄다리기 싸움에 또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이야기이다. 의사들조차 급여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정말 타그리소의 보험적용 과정은 쉽지가 않다.
 
환자와 의사들은 이번 8월에라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다시 한번 재상정돼 약값에 대한 부담이라도 덜 수 있기를 소망했다.
 
타그리소는 1,2세대 EGFR TKI에 실패하고, 재조직검사에서 T790M이 나온 재발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폐암에 적용할 수 있는 1,2세대 EGFR 표적항암제는 매우 효과적인 약이나, 결국 약 10-12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내성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T790M 변이는 환자들의 약 50-60% 정도, 대략 연간 700-800명이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T790M 변이로 인한 내성 환자에게는 별도의 치료방법이 없었다. 기존 표적항암제를 지속 사용하거나, 세포독성항암제, 혹은 임상시험 참가 등이 대안이었다.
 
하지만 3세대 EGFR-TKI인 타그리소가 출시된 후에는 달라졌다. 폐암 내성 환자더라도 생존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사진>는 "T790M이 보고 된 것이 약 10년전이나, 이를 극복할 방법이 없었다. 그동안 이러한 내성이 발생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했다. 타그리소는 이러한 T790M을 극복해낸 혁신적인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이며, 기존약에 실패한 경우 과거와는 다르게 T790M 변이를 찾아내기 위한 '재조직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앞선 표적항암제보다 환자들이 느끼는 부작용도 적다.
 
홍민희 교수는 "표적항암제들은 과거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해서 구역/구토, 피로, 탈모, 및 골수억제 작용이 훨씬 적다. 표적항암제 내에서 비교한다면, 타그리소는 이전 1,2세대의 표적항암제와 유사한 피부 발진,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피부발진, 설사의 빈도 및 중증도가 기존 표적항암제보다 훨씬 더 적다. 아직 타그리소만의 특별한 부작용이라고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타그리소의 급여 여부다. 지난해 11월 6일 타그리소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급여 관문을 넘지 못했고, 심지어 지난 4월에는 아예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2016년 5월 19일 시판 허가를 받고 1여년 지난 지금, 아직도 타그리소 급여에 대한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의사들 역시 치료제가 비급여인 경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환자는 사용이 어렵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환자에게 타그리소의 가격을 설명하면, 재조직 검사 조차 거부하는 환자 및 보호자도 있다고.
 
타그리소가 급여를 놓고 실랑이를 하는 사이 가장 애가 타는 것은 환자들이었다.
 
로슈의 '타세바(엘로티닙)'를 복용하다가 내성이 생겨 1년정도 타그리소를 복용하고 있는 박복이 환자(53년생)는 1000만원이 넘는 약값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을 호소해왔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이 그렇듯, 비급여 약제를 복용해야하는 환자들은 '메디컬 푸어(Medical Poor, 의료빈곤·취약층)'에 대한 경계선에 서있다.
 
허가가 난 신약이 모두 출시되는 것도 아니고, 출시가 된다고 해도 그중 일부만이 급여가 되기 때문에 고비용의 신약을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경제적인 파산을 겪는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자식들에게 마냥 손을 벌릴 수 없어 집을 팔거나, 적금을 깨는 등의 선택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박복이 환자의 보호자 양팔홍(45년생)씨는 효과가 좋은 약에 대한 급여지연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씨는 "약이 효과가 없었다면 환자도 힘드니 복용을 포기하거나 다른 선택을 하겠지만, 타그리소는 효과가 있다. 암환자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현실에서 보험적용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은 잔인한 처사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8월에 열리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다.
 
타그리소는 전세계 최초의 3세대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로 개발됐기 때문에 국내에서 경제성평가가 면제되는 특례대상이다. 그럼에도 타그리소 치료 적용 환자군이 크다는 이유로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 신속승인 약제임에도 급여 등재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지만, 제약사는 현재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급평위 상정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환자들은 반드시 8월 급평위를 통해 타그리소가 급여등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움직여줘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타그리소가 출시된지 1년. 그동안 타그리소를 사용해 온 의사나 환자들은 긍정적이다. 약이 비급여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홍민희 교수는 "타그리소는 이제까지 사용해본 EGFR을 포함한 기타 표적항암제 중에서 가장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확실한 약으로 생각된다. 많은 환자들이 과거 복용하던 EGFR 억제제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다고 이야기하는데, 뇌전이 및 뇌수막전이에도 효과가 좋아 누워서 들어온 환자들이 걸어서 나가는 기적을 몇차례 경험한 바 있다. 빠른 급여로 많은 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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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2023.06.06 06:05:42

    교수님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합니다 타그리소의 급여가이루어져 경제적 어려움없이 치료받기를 간절히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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